| 축하의 글 | ‘각자무치角者無齒’라고 했으나, 사실은 선망의 대상
/ 노대홍(강남구민회관 논어·사기반 강사
성인 공자께서 일찍이 “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라는
명언을 남기셨습니다. “여행을 통해 견문 이 넓어짐을 아는 자는 여행이 좋아서 선뜻 나서는 자만 못 하고,
여행이 좋아서 선뜻 나서는 자도 여행의 진미를 깨달아 즐기는 자만 못 하다”라 는 의미로 해석해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단순 관광이나 휴양을 목적 으로 국내외 여행을 다녀옵니다. 그러나 강남구민회관에서
《논어》와《사 기》를 공부하는 동지들은 해마다 현장답사를 위한 학술 여행을 다녀옵니 다.
‘공맹孔孟의 유적’ ‘사마천의 자취’ ‘함곡관의 계명구도鷄鳴狗盜’ ‘홍문의 연회’ ‘오월동주吳越同舟’ 등 현장
을 다녀올 때마다 김수철 동지께서 답사 후기의 기행문을 올려 주시는데, 제가 착안하지 못한 심층적인
부분까지 보완해 주셨습니다. 사실 예리한 통찰력과 전문적인 식견에 매번 놀라고 감탄했음을 비로소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각자무치角者無齒’라는 고사성어가 있는데, ‘뿔이 강한 짐승은 날카로 운 이가 없다’는 뜻이니, 사람도 완
벽하게 다 갖춘 이가 없고 장단점이 있 음을 비유한 것이겠지요. 우리는 지위, 명예, 재물, 건강, 인간관계
를 성 공의 척도로 삼고 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하여 전력투구해 왔습니다. 그러 나 대부분 성취하지 못한
채 아쉬워하며 삶을 마감하지요. 극소수의 인재 들만 이 만고의 진리를 뛰어넘어 목표에 도달함으로써
선망의 대상이 되 고 있는데, 오늘 이 책의 저자이신 김수철 동지가 바로 그런 분입니다. 1940년대 초반
출생세대는 지난한 격동의 중심에 서 있었습니다. 일제 강점기와 6.25사변, 공산 진영과의 극심한 대립,
4·19혁명과 5·16혁 명, 보릿고개의 굶주림, 새마을운동을 통한 산업사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정보화 사회
를 지나 4차 산업 시대에 이르기까지 영욕의 세월을 겪으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며 살아왔습니다.
당시 청소년 대부분은 초등학교 만 겨우 졸업하고 산업전선에 투신하여 호구지책을 감당하던 시대였으
므로, 중·고등학교 진학조차도 천운의 특혜였지요. 교복 착용만으로도 부러움을 사던 시대에 김수철 동지
는 대구의 명문 경북중, 경북사대부고 를 졸업하고, 서울대를 졸업한 수재였으니, 선망의 첫 번째 대상이
었습 니다. ROTC 군사훈련을 받고 장교로 임관하여 문무겸전 리더십을 발휘했 으니, 선망의 두 번째 대상
이었습니다. 대기업에 입사하여 조국 근대화의 주역으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였 고, 경영자로 은퇴하기
까지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을 만드는 데 일조했 으니, 선망의 세 번째 대상이었습니다.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 셋만 있어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하는 데, 간담상조하는 벗에 둘러싸여
지내왔으니, 선망의 네 번째 대상이었습 니다. 특히 제 강의를 수학한 친구들과 ‘금우회金友會’를 만들고,
우정의 단 합과 만학의 즐거움을 나누니 어찌 대단하다 하지 않겠습니까. 경제적 뒷받침 속에 적도에서
남북빙하까지 세계를 종횡무진 여행하 였고, 발길이 닿는 곳마다 섬세하고 유려한 기행문을 남겼으니,
선망의 다섯 번째 대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잔병치레하지 않고 건강을 유지해 왔으니, 선망의 여섯 번
째 대상이었습니다. 후배님들이 기행문의 옥고를 모아 팔순기념으로 봉정하셨기에 더욱 값지고 아름다
우며, 저 또한 동문수학하는 영광을 누렸으니 감사한 일입 니다.
선망과 흠모의 정을 담아 경하의 글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