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정신은 과거가 아닙니다 현재진행형입니다!
[인권칼럼] 4.19는 박제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근육’을 단련할 시간
이삭빛 시인(본명 이미영 문학박사/문학평론가)
민주주의는 결승선이 있는 경주가 아니다. 그것은 매일 닦지 않으면 녹슬어버리는 정교한 기계와 같다. 1960년 4월, 이 땅을 뒤흔든 함성은 단순히 독재자를 끌어내린 사건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천부인권을 유린하려는 권력에 맞선 '주권자의 자각'이었다. 66년이 흐른 지금, 4.19 정신은 다시금 우리 사회의 서늘한 거울로 다가온다.
1. 고인 물은 반드시 썩는다
민주주의를 ‘자전거’에 비유해 본다. 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으면 바로 쓰러진다. 4.19 혁명은 멈춰 선 채 부패해가던 대한민국이라는 자전거를 다시 달리게 만든 동력이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진영 갈등과 정치적 무관심은 자전거의 페달을 멈추게 하는 저항이다. 민주주의는 한 번의 성취로 영원히 보장되지 않는다. 끊임없는 감시와 참여라는 페달링이 멈추는 순간, 인권과 자유는 여지없이 비틀거린다.
2. 법치라는 탈을 쓴 권위주의
최근 국제적 민주주의 지표는 경고등을 켜고 있다.
2024’에 따르면, 한국은 ‘민주화 퇴행’ 국가 중 하나로 언급되었다. 과거의 권위주의가 총칼을 앞세운 가시적 폭력이었다면, 현대의 위협은 교묘하다. 가짜 뉴스를 이용한 여론 왜곡, 법적 절차를 악용한 반대 세력 탄압, 인권을 뒷전으로 미루는 효율성 강조가 그 예다.
디지털 감시 체제의 강화와 혐오 표현의 확산은 4.19가 지키려 했던 ‘개인의 기본적 권리’를 소리 없이 잠식한다.
3. 영원한 감시의 의무
"자유의 나무는 애국자와 독재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 — 토머스 제퍼슨(Thomas Jefferson)
이 말은 민주주의의 가혹한 본질을 꿰뚫는다. 4.19 당시 김주열 열사의 죽음이 민주주의의 밑거름이 되었듯, 권력은 늘 시민의 희생과 감시 위에서만 겸손해진다. 인권은 국가가 시혜적으로 베푸는 선물이 아니다. 그것은 권력이 선을 넘지 못하도록 시민들이 그어놓은 최후의 보루다.
4. 4.19는 오늘 우리의 태도다
4.19 정신은 낡은 훈장이 아니다. 그것은 부당한 권력에 맞서는 ‘민주주의의 근육’이다. 근육을 쓰지 않으면 퇴화하듯, 인권과 정의를 향한 감각도 예민하게 유지해야 한다. 과거의 승리에 취해 오늘날의 불의를 방관하는 것은 4.19 정신을 모독하는 행위다.
역사의 출처는 교과서가 아니라 오늘을 사는 시민의 행동이다. 4.19는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지켜내야 할 인권의 높이이자 민주주의의 품격이다. 우리가 깨어 있는 한 4.19는 영원히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