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제목의 책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차가운 세상 속에서 칭찬하는 분위기가 좋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때로는 과하거나 불필요한 칭찬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급기야 칭찬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고 참기 힘든 가벼움이 나타나곤 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왜곡입니다. 칭찬받을 일도 아닌데 칭찬을 받으면 ‘정말 칭찬받을 일이었나’라 착각하는 때도 있죠. 칭찬의 장점은 건강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칭찬보다 중요한 게 있습니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스스로를 돕는 겁니다. 자신이든, 자기 일이든 존재와 일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가 들려줬던 말이 생각납니다. 성적이 너무 안 나와 실망하고 있을 때 친구가 말했습니다. “그냥 그 점수가 너의 바닥이라고 받아들여. 그래야 올라가지.” 칭찬은 분명 아니었지만 마음을 다잡게 했습니다. 칭찬보다 중요한 건 사실을 받아들이게 하는 용기입니다. “그 정도여도 괜찮아”라며 어깨를 두드려 주는 게 때로는 칭찬보다 훌륭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