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자금 동원력이 있는 국제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매입한다는 의미에서 원자재 투자에 나서고 있다. 투자의 대상이 되는 대표적 원자재는 금, 농산물, 원유이다. 특히 금은 금융 위기 이후 일반인들뿐만 아니라 몇몇 중앙 은행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주요 화폐 환율에 대한 불안과 함께 인플레이션 시대에 투자하기에 안전한 원자재가 금이기 때문이다.
금 시세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인지 여부는 중국에 달려 있다. 먼저 중국은 국내에서 금 구매에 대한 자유화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 세계에서 저축에 가장 많이 관심을 보이는 중국인들은 금을 구매하는 것을 통해서 저축을 할 국면이다. 중국 정부도 이것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의 중앙 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은 전통적으로 보유 화폐 가치의 10%를 금으로 채워왔다. 그러나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2조 달러를 넘어서게 됨에 따라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떨어졌다. 2010년 3월 말 중국 인민은행이 보유한 금은 무게로 따지면 1천54t으로서, 외환보유고의 1.5%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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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스위스 메탈로골드 회사가 만든 1kg짜리 금괴 판매 행사가 열렸다.
ⓒAP연합 |
미국 달러화의 불안정성에 우려를 나타내는 중국 인민은행은 금을 보유함으로써 달러 가치의 하락 위험을 줄이려고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금 구매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국제 금값에 변동을 주지 않고 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중국 정부 앞에 가로놓인 문제가 있다. 먼저, 세계 금광의 연 생산 가치가 1천100억 달러라는 점이다. 둘째, 기존에 채광된 금의 총 가치는 6조 달러이다.
따라서 중국과 같은 금 보유국은 쉽게 세계 금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어, 금값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인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2009년 중국 투자자들은 73t의 금을 구매했다. 현재 시세로 26억 달러 가치이다. 여기서 실제로 73t의 금은 대단한 양은 아니다. 왜냐하면 중국 투자자들이 그 두 배가 넘는 1백47t을 2010년 1/4분기에 사들였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일반 개인 투자자들에게 금과 은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 당국이 투기적인 중국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대안으로서 금에 대한 투자를 권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금이 미국 달러나 기타 외환보다도 더 보편적인 투자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증시가 부진을 보일 경우, 투자 방향이 금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폭스콘 인터내셔널(Foxconn International Holdings) 같은 중국 내 외국 회사에 근무하는 중국 노동자들에 대한 최근 일련의 대폭적인 임금 인상은 중국의 구매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촉발하게 된다. 실제로 폭스콘 인터내셔널은 30만명의 중국 직원들에게 임금을 30% 인상했다. 현재 중국 개인이 외환을 구매하는 것은 금지된 상태이고, 중국의 투자자들은 미국 달러와 유로화마저도 불신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인플레이션은 금값의 급격한 상승을 촉발하게 된다.
한편, 세계 20대 금 보유 국가 또는 기관을 정리한 표에서 두 가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 미국과 중국의 금 보유량이 여덟 배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볼 때, 2009년 현재 미국은 14조 달러였고, 중국은 4조9천억 달러였다. 양국의 차이는 세 배이지만, 금융 자산뿐만 아니라 금 보유량에서도 미국은 아직 절대 우위에 있다. 더구나 중국의 금 보유량은 세계 2위인 독일의 3분의 1 수준이다.
둘째, 눈에 띄는 것은 금융 강국인 영국의 금 보유량이 다른 서구 국가 수준에 훨씬 못 미쳐 17위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이런 사실은 2009년 1월 영국 정부가 문서를 공개하면서 밝혀졌는데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재무장관으로 있던 1999년에서 2002년 사이에 영국은 보유한 금의 절반에 해당되는 3백95t을 처분했다. 문제는 당시 이 금을 팔아서 조성한 금액이 35억 달러였는데, 만일 10년 뒤인 지난해에 팔았다면 1백5억 달러를 받았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국, 금 보유 국가 20위 안에 못 들어
결과적으로 당시 브라운 재무장관은 국제 금 시세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국고에 70억 달러에 이르는 손해를 입힌 것이다. 이 금액은 아이슬란드가 ‘IMF’로부터 받은 구제 금융 액수 21억 달러보다 세 배 이상 많은 막대한 규모이다. 우리나라는 외환 보유 세계 4위라고 하지만 금 보유 국가 20위 안에는 들어 있지 않다.
머니 모닝 2010년 8월17일자는 향후 금값의 추이에 대해 2012년 6월에 온스당 2천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과 함께, 또 다른 시나리오로 2012년 6월 이전에 금값이 1978년에서 1980년 사이에 오른 것처럼 뛸 경우, 온스당 4천 달러까지 오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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