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 주권의 시대
농부의 손에 토종 종자가 없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세계적 종자 부국으로 자리잡았다 그들이 지난 200여 년간 전 세계를 상대로 부지런히 토종 종자를 채집한 결과이다. 종자가 다국적 기업의 손아귀에 있다는 것은 전 지구적인 재앙. 토종 종자를 지키는 것은 종자로 인해 농업이 다국적 기업에 종속되는 것을 막고, 식량 주권을 지키는 길. 토종 종자가 끊기면 우리는 종자를 사야 한다. 다국적 종자 기업은 전 세계적으로 표준화된 극소수의 종자만을 강요함으로써 종의 다양성 유지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 결국 씨앗을 지배하는 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는 시점이 오는 것이다.
담합에 의한 종자 획일화가 문제
미국의 거대 종자 회사인 몬산토가 농민에게 종자를 팔고 그들이 재배하고 나면 카길 곡물회사가 이를 전량 수매한다. 몬산토와 카길의 합작으로 기업이 원하는 종자만 재배하여 결국 농업이 기업에 종속되는 구조로 고착된다.
괴산의 경우도 대부분의 농가가 농협에서 지원과 수매를 약속한 ‘대학찰옥수수’만을 재배하고 종전에 하던 옥수수 종자 채종을 포기함으로써 괴산 지역에서는 다른 옥수수 토종 종자를 찾기 힘들다. ‘대학찰옥수수’는 대학이 기업과 결탁하여 종자의 다양성을 없애고 획일화시킨 사례다.
4대 종자 기업
세계 종자 시장의 1/4을 차지하는 몬산토는 바로 사카린과 고엽제를 만들던 화학회사로, 전쟁이 끝난 뒤엔 화학무기 만들던 기술로 농약과 제초제를 만들고 1960년대 이후에는 종자 회사를 합병하면서 화학 기업과 유전자 조작기술 그리고 농업 종자 기술을 총합한 다국적 농업 기업으로 성장한다. 세계 GM종자들 중 87%가 몬산토의 유전공학 기술로 만들어진다.
세계 4대 종자 및 농화학 기업인 몬산토, 듀퐁, 시젠타, 바이엘은 종자와 농약과 제초제 등을 세트로 판매하고 있다.
농부권과 식량 주권을 박탈당하다
몬산토 라운드업 콩 종자를 사려면 몬산토 특허권을 침해하지 않겠다고 서약해야 한다. “이 특허에 의해 농민은 1회 재배만 허가하고, 수확한 종자는 재파종을 불허”함으로써 결국 농민은 매해 종자를 새로 구입해야 한다. 1985년부터 식물체 전체가 특허 대상이 된 때문이다.
이는 수천 년 동안 종자 개량에 힘써온 농민의 권리 즉 농부권을 빼앗는 것이고 동시에 인류 공동의 자산인 종자를 특정 기업이 지배하겠다는 처사이기도 하다. 농부는 종자 회사로부터 씨앗을 사야 하고, 수천 년의 농부권은 30년도 안 된 기업의 종자 지배에 권리를 넘겨야 했다.
전 세계로 옮겨 가는 GMO 종자
전 세계 최대 곡물 메이저인 카길과 납품 계약을 맺으려면 이들이 요구하는 특정 종자를 재배해야 한다. 카길은 몬산토 종자를, ADM은 시젠타 종자를, 콘아그라 식품 가공 업체는 듀퐁의 종자를 요구한다. 이들 기업은 판매하고 싶은 것만 보급․ 유통하기 때문에 소수 품종만 재배되고 단일 종으로 바뀔 수밖에 없어 토종 자원은 결국 괴멸되게 마련이다.
그들이 요구하는 단일 종자를 재배하려면 패키지로 농약을 구입할 수밖에 없고, 그 와중에 농약에 내성을 가진 병해충이 발생하면 다른 농작물도 초토화된다. 나중에는 다른 종자를 심고 싶어도 속수무책. 종자 시장에서 다른 토종 종자는 모두 사라지고 오로지 단일 종자만 남는 것이다.
최근 몬산토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의 종자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GMO 벼를 개발중이다. GMO 종자는 최근 미국․ 브라질을 필두로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매년 10% 이상 공급율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GMO 종자가 확산되다
국립환경과학원 보도 자료에 의하면, 사료 공장과 운송로, 운송로 주변 텃밭, 축사 주변 등 26곳에서 GMO 종자 유출이 확인되었다. 이 사실은 대부분의 사료를 미국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 미국 사료 종자들이 대부분 몬산토와 같은 GMO 곡물 종자를 사용한다는 점을 말해준다. 결국 한국에서도 자연교잡으로 인한 GMO의 확산이 증폭될 전망이다. 또한 GMO 사료의 DNA는 축산분뇨를 통해 생태계나 농경지에 전파되어 개발도상국, 특히 아시아 국가에 막대한 폐해를 가져올 것으로 예견되나 이에 대한 구제 조치는 전무한 상황이다.
세계를 흔드는 종자 기업의 임원은 누구?
WTO(세계무역기구)는 종자 시장 개방을 적극 요구한다. 물론 미국 정부 뒤에 숨은 강력한 종자 회사 몬산토 출신이 미국 정계․법조계를 모두 장악했기 때문이다.
(도날드 럼스펠트 미국방장관은 몬산토 자회사의 대표였고,
미키켄티 미무역대표부 대표는 몬산토 이사회장이었다.
존 애쉬크로프트 미법무장관은 몬산토의 최대 기부금 수혜자,
클라렌스 토마스 미대법관은 몬산토의 수석 변호사였고,
윌리엄 릴켈샤우스 미환경보호청장은 몬산토의 이사였다.)
몬산토는 미국 정책을 조정하고 동시에 정치권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이 S510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앞으로 본인이 조용히 농사를 짓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시기가 올 것이다. 기업은 윤리나 도덕, 국가를 초월해 오로지 이윤을 추구할 따름이기 때문이다.
한국에도 농부권이 없다!
용어 참고
GMO :
유전자조작(변형,재조합)생물체(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의 약자로써, 유전자 재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특정 생물체의 유용한 유전자(DNA)를 다른 생물체에 이식하여 특정한 목적에 맞게 맞도록 만든 생물체.
BT(Bacillus thuringenesis)균 :
Bacillus thuringiensis(BT)라는 세균의 살충성 독소단백질의 유전자를 옥수수 등에 이입하면, 잎이나 꽃가루에 들어 있는 독소에 의해 해충이 죽기 때문에 농약 사용을 줄일 목적으로 북미주를 중심으로 내충성 유전자재조합 옥수수가 재배되고 있다.
S510(Food Safety Modernization Act of 2010)법안 :
텃밭 형식의 농업으로 생산한 농산물을 식품 안전을 핑계로 이웃과 나누어 먹거나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미국의 속셈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