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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다음 두 본을 중심으로 교정하여 옮긴다.
FRIEDRICH NIETZSCHE, 1888
Dithyrambede Dionysos
Traduit de l'allemand par Henri Albert, traductionrévisée par Jean Lacoste
éd. Bouquins, Robert Laffont, Oeuvres **,Paris,1993
http://archives.skafka.net/alice69/doc/dythdionysos.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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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 = Zerreiße das schaf in deinem herzen!
-표제/저자사항
네 가슴속의 양을 찢어라 = Zerreiße das schaf in deinem herzen!
/ 지은이: 프리드리히 니체 ; 옮긴이: 김재혁
Nietzsche, Friedrich, Wilhelm[1844-1900] 김재혁[1959-]
-발행사항
서울 : 민음사, 2019
-형태사항
221 p. : 삽화, 초상 ; 21 cm
-총서사항
(세계시인선 ; 36)
-주기사항
원저자명: Friedrich Wilhelm Nietzsche
시 선정과 번역은 《Die schönsten Gedichte von Friedrich Nietzsche》, Diogenes (2000)과 《Gedichte》, Reclam (1964), 《Gedichte》, Reclam (2010)의 판본을 사용함
작가 연보 수록
독일어 원작을 한국어로 번역 ; 한독대역본임
-표준번호/부호
ISBN 978-89-374-7500-9(세트)
ISBN 978-89-374-7536-8 04800: \12000
-분류기호
한국십진분류법-> 851 듀이십진분류법-> 831.8
-주제명
독일 문학[獨逸文學] 독일 시[獨逸詩]
시평
*원래는 한 번에 디오니소스 찬가를 다 옮길 생각이었는데, 독일어원본, 한국어번역, 불어번역을 비교하여 읽다 보니, 그렇게 빠르게 할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오래지 않아서 깨달았다. 그래서 한 두 작품씩 여유가 날 때마다 옮겨와볼 생각이다. 주의할 점은 나는 독일어를 전혀 할 줄 모르고, 사전을 찾아보고서야 겨우 뜻을 파악할 수준인데, 당연히 모든 번역의 기준점은 독일어 원본이어야 한다. 때문에 번역이 충돌할 경우 독일어 원본을 따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이해를 위해서 불역본을 중심으로 교정하였다. 니체(1844~1900)와 달리, 키츠(1795~1821)는 시인이란 카멜레온의 시인이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소극적 수용능력을 제일 능력으로 내세웠다. 카멜레온의 시인 같은 비평가란, 어떤 작품도 자기 색깔과 다르다고 배제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비평가일 것이다. 여기서 이 이해가 비판까지도 포함하게 될 때, 이 개념은 꽤 오묘해진다. 배제와 배타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그 작품의 결을 체험하는 비판이란 무엇인가? 이 용례들은 이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이 개념을 알게 된 것은 황종연 선생이 『비루한 것의 카니발』서문에서 이 개념을 언급하기 때문이었다. 그때부터도 이 개념의 순응성에 무언가 불편한 감각을 지녔었는데, 니체의 이 시 「바보만이! 시인만이!」를 읽으면서 그 불편함의 정체를 밝힐 수 있었다. 그만큼 내가 달라졌는지. 니체는 바보의 시인을 말한다. 세상에서 바보가 되어서, 사람들 마음에 있는 교조적인 어린양을 찢어발기는 것이 예술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여기서 어린양이 단순히 인민들 일반의식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적인 나아가 정태적 종교의 상식들을 말하는 것이란 바이다. 내가 참조한 번역자 김재혁은 이러한 의도를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어휘를 택하고 있다. 하여튼 그렇게 하려면, 나무의 표면에 안착하여 같은 색으로 변모하는 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반대로 바보의 시인은 뜨거운 심장을 가진 자의 책무를 잊지 않고, 독수리처럼 자기 심연들<abîmes>에로 하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기억을 추억하는<souvenir> 그 일이다. 그 목표가 되는 것이 ‘어린양’이다. 겨냥을 향한 낙하는 그렇게 아래로의 ‘깊이’를 동적으로 생성(devenir)하는데, 사실은 “파괴”(니체,「최후의 의지」) 아래의 그 심층까지 직관하는 것이 시인의 욕망이어야 할 것이다. 이는 「동천」 에서 드러나는 둥근 달을 비껴가며 상승하려는 서정주(1915~2000)의 욕망과는 또 얼마나 다른가.
본문
FOU SEULEMENT! POETE SEULEMENT !
*바보만이! 시인만이!
Dans l'air clarifié,
quand déjà la consolation de la rosée
descend sur la terre,
invisible, sans qu'on l'entende,
car la rosée consolatrice porte
des chaussures fines, comme tous les doux consolateurs --
songes-tu alors, songes-tu, cœur chaud,
combien tu avais soif jadis
soif de larmes divines, de gouttes de rosée,
altéré et fatigué, combien tu avais soif,
puisque, dans l'herbe, sur des sentes jaunies,
les rayons du soleil couchant, méchamment,
au travers des arbres noirs, couraient autour de toi,
des rayons ardents et malicieux.
*희미하게 밝아오는 대기 속
이슬의 *위로가 벌써
땅으로 졸졸 떨어질 때,
보이지 않게, 들리지 않게.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위로자인 양
이슬은 고요한 신발을 신고 있다―
*추억하는가<gedenkst, songes>, 그대 뜨거운 심장이여,그대는
얼마나 지난날 목말라 했던지
*지난날 하늘의 눈물과 간절한 물방울을
햇볕에 그을리고 피곤한 모습으로
*얼마나 애타게 목말라 *했던지.
*어찌하여, 누렇게 물든 풀길에
심술궂은 저녁 햇살의 눈길이
검은 나무들 사이로 뛰어와 그대를 에워쌌는지,
눈부신 태양의 타는 눈길이,음흉한 눈길이.
" Le prétendant dela vérité ? Toi ? -- ainsi se moquaient-ils --
Non ! Poète seulement !
une bête rusée, sauvage, rampante,
qui doit mentir,
qui doit mentir sciemment, volontairement,
envieuse de butin,
masquée de couleurs,
masque pour elle-même,
butin pour elle-même,
cela -- le prétendant de la vérité ?...
Non ! Fou seulement ! Poèteseulement !
parlant en images coloriées,
criant sous un masque multicolore de fou,
errant sur des mensongers ponts de paroles,
sur des arcs-en-ciel mensongers,
parmi de faux ciels
errant, planant çà et là, --
fou seulement ! poète seulement !
“진리의 *구혼자<Le prétendant>인가, 그대는?” 그렇게 그들은 놀렸다.
“아니다! *시인만이!
간교하고 약탈을 일삼는 잠행성 짐승이다,
거짓말을 해야 하는
알면서 고의로 속여야 하는
먹이를 노리는 한 마리 짐승이다.
온갖 색깔로 위장하고
스스로 가면이 되기도 하고,
스스로 먹잇감이 되기도 하는,
짐승, 그대가 진리의 *구혼자인가?……
*아니다, 바보만이! 시인만이!
*각양각색 이야기하면서,
바보의 가면을 쓰고 마구 지껄이면서,
거짓말의 다리를 타고 오르면서,
거짓말의 무지개 위,
가짜 하늘들 사이를 거닐면서,
기어 다니면서 —
바보만이! 시인만이!
Cela -- le prétendantde la vérité ?...
ni silencieux, ni rigide, lisse et froid,
changé en image,
en statue divine,
ni placé devant les temples,
gardien de seuil d'un Dieu :
non ! ennemi de tous ces monuments de la vertu,
plus familier de tous les déserts que de l'entrée des temples,
plein de chatteries téméraires,
sautant par toutes les fenêtres,
vlan ! dans tous les hasards,
reniflant d'envie et de désirs !
Ah ! toi qui cours dans les forêts vierges,
parmi les fauves bigarrés,
bien portant, colorié et beau comme le péché,
avec les lèvres lascives,
divinement moqueur, divinement infernal, divinement sanguinaire,
que tu cours, sauvage, rampeur, menteur...
그대가-—진리의 *구혼자인가?
조용히, 가만히, 매끄럽게,차갑게,
*이미지로 바뀌지 않고,
신의 기둥이 되지 않고,
신전 앞에 세워진,
신의 문지기도 아니다.
그렇다! 그러한 미덕의 입상을 증오하며,
사원보다는 *거친 들판에서 더 안락을 느끼며,
고양이와 같은 방종으로 가득 차,
모든 창문으로 뛰어들며,
획! 모든 우연 속으로,
모든 원초의 숲 냄새를 맡으며,
원초의 숲속에서
얼룩덜룩한 맹수들 사이에서
*죄악<péché>처럼 굳건하고, 다채롭고, 멋지게,뛰어다니며,
탐욕스런 입술을 하고,
*축복받아 조롱하며, 축복받아 지옥 같고,축복받아 피를 탐하며,
빼앗고,잠행하며, 속이며 뛰어다녔다
Ou bien, semblable à l'aiglequi regarde longtemps,
longtemps, le regard fixé dans les abîmes,
dans ses abîmes...
-- oh ! comme il plane en cercle,
descendant toujours plus bas,
au fond de l'abîme toujours plus profond ! --
혹은 참으로 오랫동안 뚫어지게
심연들<Abgrund, abîmes>을 *응시하는 독수리처럼
자신의 심연들을 들여다보는 독수리……
— 오 그는 원을 그리며 나른다,
점점 더 아래로 내려가며,
계속 더 깊은 심연의 바닥을 향해! ―
Puis,
soudain,
d'un trait droit,
les ailes ramenées,
fondant sur des agneaux,
d'un vol subit, affamé,
pris d'appétit pour ces agneaux,
détestant toutes les âmes d'agneaux,
haineux de tout ce qui a le regard
vertueux, l'oeil de la brebis, la laine frisée,
de tout ce qui est stupide et bienveillant comme l'agneau.
그다음,
갑자기,
곧장 날개를 펼쳐,
단숨에 어린양들을 덮친다,
잽싸게 내려와, 굶주림에 불타 어린양들을 탐하는데,
*모든 어린양의 영혼을 증오하면서,
*덕스러워 보이는 모든 것에 앙심을 품는다
*암양<brebis>의 젖에,보드라운 양털에,
어린양처럼 어리석고 자애로운 모든 것에.
Tels sont,
semblables à l'aigle et la panthère,
les désirs du poète,
tels sont tes désirs, entre mille masques,
toi qui es fou, toi qui es poète...
그러므로
그대 시인의 동경은 독수리 같고,표범 같고,
그대의 동경은
수천의 탈을 쓰고 있다,
그대 바보만이! 그대 시인만이!……
Toi qui vis l'homme,
tel Dieu, comme un agneau --,
Déchirer Dieu dans l'homme,
comme l'agneau dans l'homme,
rire en le déchirant --
그대는 사람들을 바라본다,
어린양 같은 신을 바라다본다
사람들 가슴속의 신을,
사람들 가슴속의 *어린양을 *찢어발긴다,
*찢어발기며 웃는다 —
Ceci, ceci est ta félicité,
La félicité d'un aigle et d'une panthère,
la félicité d'un poète et d'un fou ! "...
그것,그것이 그대의 *지복(Seligkeit, félicité)이다,
표범의 지복이요 독수리의 지복이다,
시인과 바보의 지복이다!”……
Dans l'air clarifié,
quand déjà le croissant de la lune
glisse ses rayons verts,
envieusement, parmi la pourpre du couchant :
-- ennemi du jour,
glissant à chaque pas, furtivement,
devant les bosquets de roses,
jusqu'à ce qu'ils s'effondrent
pâles dans la nuit :
ainsi suis-je tombé moi-même jadis
de ma folie de vérité,
de mes désirs du jour,
fatigué du jour, malade de lumière,
-- je suis tombé plus bas, vers le couchant et l'ombre :
par une vérité
brûlé et assoiffé
-- t'en souviens-tu, t'en souviens-tu, coeur chaud,
comme alors tu avais soif ? --
Que je sois banni
de toute vérité !
Fou seulement ! Poète seulement !
*희미하게 밝아오는 대기 속,
낫 모양의 달이
진홍빛 노을 사이를 푸른빛으로,
시기하며 서서히 홀러갈 때 :
―낮에 적개심을 품고,
발자국마다 소리를 죽여
장미 그물침대 곁을 살그머니 지나,
완전히 떨어질 때, 밤을 향해 창백하게 떨어질 때 :
나도 언젠가 함께 떨어졌다,
나의 진리의 광기로부터,
나의 낮의 동경으로부터,
낮에 지치고,빛에 병들어,
아래로, 저녁을 향해,그림자를 향해 떨어졌다,
하나의 진리로
애타게 목이 탔다
— 그대는 아직도 추억하는가<gedenkst,souviens>뜨거운 심장이여,
그때 그대가 목말라하던 것을?
내가 모든 진리로부터
추방당한 일을!
바보만이! 시인만이!...
첫댓글 독일 철학자들에게는 "시인" 옹호의 취향이 있다. 하지만 니체에 정통한 하이데거가, 니체의 시풍, 니체의 시인과는 거의 반대라고 할 수 있는 횔던린을 찬양하여 하이데거의 시인으로 삼은 것은, 하이데거와 니체 사이의 사상적 괴리를 입증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일전에 게시한 횔덜린의 파트모스와 비교해보라. 김재혁은 횔덜린이 니체의 영웅이었다는데?// 나로서는 거듭 읽어볼수록 충격적으로 이채로운 시론이다. 햐. .
선생님의 카멜레온 비유 진의를 그래도 니체와 더불어 이해하자면 비평가는 기호 표면에 밀착한 카멜레온과는 반대로, 그 기호를 포획하기 위해 세계에서 적절한 자리를 찾아 '전치'를 '반복'해서라도 자기를 창조하는, 우애심있는 탐험가 같은 것으로서 카멜레온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