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학년때부터 정시한다고 까불다 망했습니다.
고3은 재수생에 비해 공부시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재수생은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씻는 시간 정도를 제하면 모두 자유시간입니다. 그런데 고3은 1학기까지 수업을 들어야 하잖아요.
고2때부터 착실히 수능을 준비해왔었더라면 괜찮았겠지만, 저는 수학시간에 '미분계수가 왜 기울기에요?' 따위를 물어보던 멍청이였습니다. 미분 첫수업이라면 모르겠는데, 학기 다 끝나갈때 저런 질문을.. 고3 4월쯤이 되어서야 미분 개념 인강을 끝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나 대학 갈 생각 없었나 싶습니다.
2. 하나만 팠다가 망했습니다. 특히 정시.
수시만 파는 것도 정시만 파는 것도 위험하긴 마찬가집니다. 근데 정시만 파는 게 더 위험하더라구요.
뭐 내신은 7점대인데 모의고사는 누백 97이라던가, 2학년 생기부가 공란이라던가 하면 정시만 파는 게 더 낫긴 하겠죠. 그런데 내신도 어중간하고, 생기부도 막 챙긴 건 아니더라도 챙길 건 또 챙긴 케이스. 제가 딱 이랬습니다. 내신도 중간, 생기부도 나름 괜찮았는데, 3학년 때 아무것도 안 챙기고 정시 몰빵하느라 생기부가 홀쭉해졌어요. 수시철이 되자 후회했습니다. '학종 한장만 넣어보면 안 될까요?' 라는 말에, 담임 선생님께서는 '어차피 떨어질건데, 차라리 논술을 하나 더 넣지?' 라고 하셨습니다. 수능 끝나고 더 후회했습니다.
3. 모의고사 잘 봤다고 나태해졌다가 큰일났습니다
저는 고3 6모를 고등학교에서 본 모의고사 중 제일 잘 봤습니다. 모든 과목이 1등급 안팎이었어요. 1등급 최상위권 백분위 나온 과목도 있었구요. 정확한 성적은 쪽팔리니까 말 안 할게요. '국어는 원래 잘 나와줬고, 영어는 절대평가니까 탐구랑 수학만 대비하면 되겠다' 는 생각에 탐구/수학만 공부했습니다. 이 마저도 6모를 잘 봐 버리니까 제대로 안 하게 되더라구요.
그 결과 9모에서 정확히 한 등급씩 떨어졌구요, 뭔가 잘못되어간다는 생각에 발등에 불이 떨어졌죠. 때는 늦었습니다. 수능에서는 누백 77정도가 나와버립니다.
제가 재수하는 이유의 90% 이상이 이것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심하고, 자만해서 열심히 안 하다가 피 본거죠.
4. 6모 잘 나왔다고 최저 빡센 논술만 넣었습니다.
수능 보고 다 안 갔습니다. 최저 못 맞췄는데 가서 뭐합니까.
제일 큰 4가지 정도만 써봤습니다. 와닿는 분들은 적절히 걸러들어서 유용한 것만 챙겨가시면 되구요, 별로 안 와닿으신 분들은 그냥 거르셔도 됩니다. 더 궁금하신 게 혹시라도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벌써 4월이네요. 벚꽃도 피고, 싱숭생숭해질 계절입니다. 우리 그날까지 열심히 해서, 꼭 내년엔 웃으며 봄을 맞읍시다. 화이팅.
*공적인 페이지에서 부적절한 어휘가 일부 있었기에 수정하였습니다. 원본은 구글 닥스에 업로드하였으니 댓글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