칡하면 먼저 벌써 36여년전 군복무시절이 생각이 난다.
초임장교시절 처음 부임한 곳이 강원도 원통지나 서화에 있는 포병부대였다.
사격지휘소(FDC)는 지은 지 오래된 벙커로 이 칡이 외부를 뒤떺여 있어 천연위장이 되어 있었다.
해마다 6월이 되면 그때 맡았던 향긋한 칡내음이 지금도 생각이 난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돌이켜보면 다시 가고 싶은 추억의 시절이다.
칡은 콩과 칡속에 딸린 낙엽이 지는 덩굴성 활엽목본으로서 길이는 10m에 달하고 모든 덩굴에 황갈색의 거친 털이 덮여 있다.
잎은 3출겹잎으로 어긋나며 긴 잎자루를 가지고 있다. 작은 잎은 길이와 폭이 모두 15㎝나 되는데, 특히 꼭대기에 있는 작은 잎은 더 크다. 한편,
잎 뒷면에는 흰 털이 빽빽하게 나와 있다. 늦여름이 되면, 잎겨드랑이에 홍자색의 아름다운 나비꽃이 길이 15㎝ 정도의 총상꽃차례를 이루면서 달린다.
이 때, 각각의 나비꽃은 2㎝ 정도이며, 특히 기판은 색깔이 밝다. 꽃이 진 뒤에는 길이 수 센티미터의 갈색 털이 달린 길쭉한 꼬투리가 된다.
덩이뿌리는 두툼하며, 잎은 어긋나고 긴 자루가 있으며 3출겹잎이다.
맨 끝에 있는 작은 잎의 자루는 비교적 길고 잎몸은 마름모꼴의 원형이며 간혹 물결과 같은 모양의 얕은 열편이 3개 있다.
길이는 8~19 cm이며 너비는 6.5~18cm이다.
앞쪽의 끝은 갑자기 뾰족해지고 기부는 둥그스름하며 양쪽의 면에 백색의 아주 잘고 보드라운 털이 덮여 있는데 뒷면은 다소 촘촘하다.
곁에 나 있는 작은 잎은 비교적 작은 타원형 모양이거나 마름모꼴의 타원형 모양이며 간혹 물결과 같은 모양의 얕은 갈래가 2~3개가 있다.
전 세계에 약 35종이 분포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종이 자생하고 있으며, 각 처의 산기슭 양지에 자라고 있으며 잎은 3장의 작은 잎으로 된 겹잎이다.
작은 잎은 넓은 난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얕게 2~3갈래로 갈라진다.
꽃은 늦여름에 피며, 잎겨드랑이에 홍자색의 아름다운 나비꽃이 길이 15㎝ 정도의 총상꽃차례를 이루면서 달린다.
이 때, 각각의 나비꽃은 2㎝ 정도이며, 특히 기판은 색깔이 밝다.
열매는 협과에 선형이며 갈색의 뻣뻣한 털이 빽빽하게 붙어 있다. 길이는 4~9센티미터이다. 개화기는 8월이고 결실기는 9~10월이다.
갈등이란 한자 용어는 일이나 인간관계가 까다롭게 뒤얽혀 풀기 어려운 상태를 말하는 데 한자를 풀어보면 칡 갈(葛)자에 등나무 등(藤)자의 합성어다.
이 두 식물이 한곳에서 만나면 칡나무는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서로 먼저 감아 올라가려하기 때문에 일이 뒤얽히게 된다는 뜻이 된다.
칡은 주로 뿌리를 사용하는 데 뿌리는 굵고 살이 쪘으며 녹말이 많이 들어 있다.
녹말을 뽑아내어 국수나 떡을 만들어 먹고 줄기에서 섬유질을 뽑아내어 청올치라 하여 갈포(葛布)의 원료로도 쓴다.
어린 순으로 나물을 해 먹기도 하고 쌀과 섞어 칡밥을 지어서도 먹는다.
뿌리에서 즙을 짜서도 먹고 잎을 말려 차로 만들기도 하며 어린순을 꺾어 말려서 ‘갈용’이라 하여 몸의 원기를 돋우는 약으로 쓰기도 한다.
갈용에는 식물 성장을 촉진하는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서 사람의 양기를 세게 하는 데에도 큰 효험이 있다고 한다.
어린 순을 항아리에 흑설탕과 버무려 넣고 1년 동안 숙성시키면 맛있는 음료가 된다.
이 음료는 변비, 고혈압, 당뇨병 등에 효과가 뛰어나고 어린이들의 성장 발육에 큰 효과가 높다고 한다.
칡뿌리는 감기, 머리 아픈 데, 땀이 잘 나지 않고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나는 데, 당뇨병, 설사, 이질 등에 약으로 쓴다. 칡꽃은 열을 내리고 가래를 잘 나오게 하며 술독을 푸는 데 쓴다. 또 대장염이나 악성 종양에 쓰기도 한다.
줄기의 섬유는 밧줄을 만드는데 사용되며 갈포지 제조 원료로도 쓰이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칡뿌리의 약성에 대해 이렇게 적혀 있다.
“성질은 평하고 서늘하다고도 한다. 맛이 달며 독이 없다. 풍한으로 머리가 아픈 것을 낫게 하며 땀이 나게 하여 표(表)를 풀어 주고 땀구멍을 열어 주며 술독을 푼다. 번갈을 멈추며 입맛을 좋게 하고 소화를 잘되게 하며 가슴에 열을 없애고 소장을 잘 통하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것을 낫게 한다.
족양명경에 들어가는 약이다 족양명경에 들어가서 진액이 생기게 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허해서 나는 갈증은 칡뿌리가 아니면 멈출 수 없다.
술로 인해서 생긴 병이나 갈증에 쓰면 아주 좋으며, 온학(溫木西)과 소갈(逍曷)을 치료한다.”
칡뿌리의 약리작용에 대해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라는 책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온열중추를 자극한 집토끼에게 뿌리 가루를 15g/kg 먹이면 뚜렷한 열내림작용이 있으면서도 다른 특별한 변화는 없다. 뿌리를 우린 액, 달인 약, 알코올 추출액도 이러한 작용이 있으나 물 추출액에서 세다. 열내림 작용은 합성 열내림 약보다 늦게 나타나지만 오래 지속된다. 또한 같은 작용량의 16배를 써도 열내림작용에서 큰 변화가 없으며 심장, 혈압, 호흡에는 부작용이 없다. 정상 집토끼에서는 혈당량을 늘리고 간장 글리코겐 양을 늘리지만 근육 글리코겐 양에서는 뚜렷한 변화가 없다. 굶긴 집토끼에서는 간에서뿐만 아니라 근육에서도 글리코겐 양이 많아진다.
뿌리의 이소플라본 화합물은 신경작용이 있다. 특히 이 작용은 다이드제인이라는 성분에서 세게 나타난다. 나이드제인은 편두통, 고혈압, 협심증 등의 여러 가지 대사부전증에 써 본 결과 심장의 혈관을 확장하여 70~80%의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가 있었다. 그리하여 다이트제인은 고혈압, 편두통, 협심증에 쓴다. 뿌리에는 다이드제인의 진경작용에 길함하는 물질이 있다. 즉 활평근 장기를 세게 수축시키는 물질이 있다. 잎과 꽃에 있는 로비닌은 오줌 내리기 작용, 특히 핏속의 잔여 질소량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총 플라보노이드는 혈압을 낮추고 뇌혈관 및 관상동맥의 피 흐름량을 높인다.
그리고 심근의 산소 소비량을 낮추고 핏속 산소 공급량을 높인다.”
칡은 가을이나 봄에 뿌리를 캐서 물로 씻어 그늘에 말렸다가 잘게 썰어서 쓴다.
칡은 70%쯤이 물로 피어 있으나 그 밖에 당분, 섬유질, 단백질, 철분, 인, 비타민 등이 골고루 들어 있고 다이드제인, 다이드진 등 열을 내리고 머리 아픈 것을 낫게 하고 혈압을 낮추는 성분들이 들어 있다.
칡은 생명력이 몹시 질긴 식물이다. 굵고 질긴 뿌리가 땅속을 깊이 파고드는 데, 여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서는 캐낼 수가 없다.
요즈음에는 포크레인을 동원하거나 특별히 만든 도구를 써서 칡뿌리를 뽑아 올린다.
칡은 땅속에서 물을 빨아들여 굵은 몸통 속에 저장한다. 그래서 사람의 몸 속에서도 설사를 멎게 하는 작용을 한다. 땀으로 물기를 내보내고 열을 내려 열병으로 인한 병을 낫게 하는 것이다. 칡은 이것 한 가지만으로도 당뇨병, 부종, 설사, 황달, 술독, 고혈압, 두통, 협심증 등에 좋은 효험을 볼 때가 많다.
칡을 갖가지 질병에 이용하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당뇨병 칡뿌리 120g에 물 반 되(900ml)를 붓고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약한 불로 달여서 하루 세 번에 나누어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상당한 효험이 있다.
■ 부종 칡뿌리 200g에 물 1되를 붇고 물이 3분의 1이 되도록 달여서 하루 3번 밥먹은 뒤에 마신다.
3~5일 계속하면 효과가 있다.
■ 고혈압, 협심증 가을에 칡뿌리를 캐서 잘게 썰어 그늘에서 말려서 하루 100g에 물 반 되를 붓고 절반이 되게 달여서 그 물을 조금씩 수시로 마신다. 오래 복용하면 심장이 튼튼해지고 혈압이 안정된다.
■ 알코올 중독 칡뿌리를 날것으로 생즙을 내서 한번에 한잔씩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마신다. 5일쯤 복용하면 술독이 깨끗하게 풀린다.
■ 황달 칡뿌리를 잘게 썰어 말린 것 80~120g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 불면증 칡을 날것으로 즙을 내어 한잔씩 잠자기 전에 마신다.
■ 구토, 구역질 칡뿌리를 즙을 내어 한번에 한잔씩 마시거나 칡뿌리 200g에 물 반 되를 붓고 1/3로 줄어들 때까지 달여서 하루 세 번 밥먹기 전에 먹는다.
칡뿌리는 성질이 차가우므로 몸이 찬 사람, 곧 소음이나 태음체질인 사람이 오래 복용하면 좋지 않다. 칡은 소양체질인 사람, 몸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식품이자 보약이다.(글/ 한국토종약초연구소 회장 최진규에서 옮겨옴)
한편 칡꽃을 갈화라고 하는 데 한방에선 최고의 간질환약제로 쓰인다.
꽃송이를 따다가 말려서 감초를 넣고 그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다려서 먹거나 꽃송이와 설탕을 같은 무게로 버무려서 용기에 넣고 100일쯤 두면 진한액이 나오는데, 이것을 칡꽃효소라 한다.
이 효소를 액만 모아서 다른 용기에 100일쯤 두었다가 7배 정도의 물에 타서 마시는 데, 아주 향기롭고 맛도 좋다.
칡꽃효소가 간질환엔 최고의 명약으로, 특히 알콜성 간질환엔 이것이 진짜 최고의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