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계 박람회 유치의 꿈을 키워가고 있는 여수의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및 통일그룹의 행보들이 부풀려 더해지며 투기 바람까지 낳고 있다.
여수는 세계 박람회 예정 부지로 지정된 수정동, 공화동, 덕충동 일대와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 레저타운이 들어서는 화양면 일부지역만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최근 부풀려진 소문에 편승한 ‘땅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여수 지역에 부는 ‘땅바람’의 근원과 실체를 살펴보았다.
여수에 부는 땅바람의 근원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세계 박람회 유치를 전제로 하고 있다. 지금의 여수는 여수반도를 중심으로 동, 서, 남안 땅이 들썩이고 있다.
남안은 해양 엑스포 예정지를 중심으로 웅천지구에 대규모 고급 아파트 단지가 추진 중이고 서안은 순천만 일대 통일그룹의 리조트 예정지와 이건희 회장이 매입한 땅이 있다. 동쪽 광양만에는 기존의 여수산업단지와 광양제철과 율촌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세계 박람회의 여수 유치를 국가 이익차원에서 반드시 유치가 되어야만 하는 명제를 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및 그리고 재계까지 가세해 유치활동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 시절부터 추진돼 온 2010년 세계 박람회 유치는 중국 상하이에 밀려 고배를 마셨다. 박람회 개최 여부는 오는 12월에 있을 제14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여기에 재계 1, 2위 그룹 총수의 행보는 더욱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며 사실보다 더욱 부풀려진 상태다.
현대차그룹 여수 내 부동산이 많다고(?)
정몽구 회장이 여수 엑스포 유치위원회 고문으로 유치활동에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정 회장의 행보가 현대차그룹이 여수에 많은 부동산을 가지고 있기에 비롯된 것이며 박람회가 개최되면 현대차가 특히 율촌산단 내 용지를 집중 개발할 것이라는 소문으로 와전되고 있다.
본지 취재결과 현대차그룹은 여수일대에 소유한 부동산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1994년 율촌산단 130만평 부지에 자동차 생산 공장단지를 건립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대차는 전라남도와 대행개발계획을 수립했다. 물론 땅은 전남도 소유였다.
그러나 IMF 외환위기와 현대그룹의 ‘왕자의 난’등 일련의 사태가 발생하며 현대차 그룹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현대차 공장 건립은 진척되지 못했다. 결국 현대차는 2005년 개발을 포기했다.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로는 철강계열사인 현대 하이스코가 율촌산단 내 부지 24만평 규모의 냉연강판 생산공장을 완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을 뿐이다.
여기에 현대차그룹과는 무관한 현대건설 계열 현대스틸산업이 율촌산단 내 부지 10만평 규모의 생산공장 건설을 올 하반기 착공하는 것도 소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청 단지조성과 관계자는 “율촌산단은 엄연히 전남도 소유라는 점이 알려져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삼성 회장이 땅 샀는데 뭔가 있겠지(?)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지난 2004년 여수 소라면 일대 땅 2만5,000평의 땅을 매입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 일대의 땅값은 이 전후로 3배 이상 호가가 급등했다.
삼성 회장이 땅을 산 이유는 분명히 커다란 개발 호재가 맞물려 있음이 분명하다는 억측 속에 인근 땅의 구매와 관련한 문의가 전국으로부터 쇄도하고 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이 전하는 말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12월과 2005년 2월 여수시 소라면 사곡리 궁항마을‘모개도’라는 무인도 땅을 자신의 명의로 등기했다. 이 회장이 상당수 필지의 땅에 대한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은 2004년 상반기였다.
이 회장이 사들인 땅은 당초 삼성 연수원이나 리조트로 개발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그러나 연수원·리조트 부지로는 너무 좁고 연수원이라면 굳이 개인 명의로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들어 ‘개인 별장’외에는 용도가 없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통일그룹 화양면 일대 레저타운 호재
경제자유구역청과 통일그룹 산하 시행사인 ㈜일상이 순천만 일대 여수 화양면에 대규모 해양·레저타운을 조성하고 있다는 점은 여수의 호재가 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302만평 규모로 조성되는 화양 해양·레저타운에는 18홀 규모의 해변 골프장과 별장형 콘도, 펜션 등이 들어서며 2015년까지 1조5000억 원을 들여 5개 테마지구로 나눠 개발하는 사업이다.
고종완 RE멤버스 대표는 “화양레저타운은 국내 해양·레저타운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건설되고 있으며 사업이 완공되면 동북아시아 해양관광의 허브 기능을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내다봤다.
여수 땅값 전망 엇갈려
여수 땅값 전망에 대해선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최적의 휴양지로서의 조건과 세계 박람회 개최가 여수로 확정된다면 기본 인프라 구축이 완비되고 공원시설이 확충되는 등 주변 환경이 급변해 투자가치가 커질 것이라는 데에는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
그러나 여수에는 여수산단과 율촌산업단지의 종사원을 위한 주거·상업 지역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인구 유입 요인이 없다. 2001년 여수 인구는 32만여명에 달했지만 현재 30만여명으로 줄었고 지금도 인구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악재다. 따라서 장기적인 안목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