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장원에 별이 지다
별하나가 마지막 빛을 발하며 오장원으로 떨어진 후,제갈공명은 철군 명을 남기고 숨을 거두니 234년 8월이었다. 공명의 죽음을 <십팔사략>은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전한다.
제갈량의 병이 위독한 때 붉은 꼬리를 단 별 하나가 영중 오장원으로 떨어지니 얼마 뒤 제갈량이 죽었다.
촉군은 암암리에 철군준비를 서둘렀다. 오장원의 원주민이 이를 사마의에게 알렸다.
'제갈량이 이미 죽고, 촉군은 떠날 준비로 여념이 없습니다.'
오장원의 침묵에 불안해하던 사마의의 표정이 비로서 밝아졌다.
'공격하라'
오래 웅크리고 있던 위군이 공격의 북소리를 울렸다. 공명이 죽었다는 소식에 사기도 드높게 고함을 지르며 오장원을 향해 말을 몰았다. 철군명을 받은데다 사령관의 죽음으로 기가 꺽인 촉군은 전의를 상실한 상태였다.
이 때 지휘권을 받은 강유(姜維)가 양의에게 명했다.
'승상께서 살아계실 때는 성문을 잠그고 나오지않던 무리이니 겁먹을 것 없다. 깃발을 돌려세우고 사마의를 공격하는 체하라!'
양의가 깃발을 돌려세우니 촉군이 일시에 함성을 질렀다. 사방에서 북소리가 요란했고, 선봉부대가 사마의를 겨냥해 진격했다.
'제갈량이 죽었다는 건 함정이었구나. 퇴각하라!'
사마의는 즉시 군사를 돌려 황황히 달아났다. 그 사이 촉군은 유유히 한중으로 철군했다.
사제갈주생중달(死諸葛走生仲達) 즉 죽은 제갈량이 산 사마의를 물리쳤다는 말이 여기에서 생겨났다...439 - 44쪽
재상, 박운규, 2005년, 이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