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齊宣王이問曰 湯이放桀하시고 武王이伐紂라하니 有諸잇가 孟子對曰 於傳에 有之하니이다 曰 臣弑其君이可乎잇가 曰 賊仁者를 謂之賊이오 賊義者를 謂之殘이오 殘賊之人을 謂之一夫니 聞誅一夫紂矣오 未聞弑君也케이다
제선왕이문왈 탕이방걸하시고 무왕이벌주라하니 유제잇가 맹자대왈 어전에 유지하니이다 왈 신시기군이가호잇가 왈 적인자를 위지적이오 적의자를 위지잔이오 잔적지인을 위지일부니 문주일부주의오 미문시군야케이다
(주석)
제나라의 선왕이 물었다. "탕임금이 걸을 몰아내고 무왕이 주를 정벌했다고 하는데,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전해 내려오는 글에 그러합니다."
"신하가 제 임금을 죽여도 좋습니까?"
"어진 사람을 해치는 자를 적이라고 하고, 의로운 사람을 해치는 자를 잔이라고 하며, 잔적을 일삼는 자를 일부라고 합니다. 그러기에, 무왕이 일부 주를 죽였다는 말은 들었지마는, 임금을 죽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9. 孟子見齊宣王曰 爲巨室則必使工師로 求大木하시리니 工師得大木則王이喜하야 以爲能勝其任也라하시고 匠人이斲而小之則王이怒하야 以爲不勝其任矣라하시리니 夫人이幼而學之는 壯而欲行之니 王曰 姑舍女의所學하고 而從我라하시면 則何如하니잇고 今有璞玉於此하면 雖萬鎰이라도 必使玉人彫琢之하시리니 至於治國家하야는 則曰 姑舍女의所學하고 而從我라하시면 則何以異於敎玉人彫琢玉哉잇고
맹자견제선왕왈 위거실즉필사공사로 구대목하시리니 공사득대목즉왕이희하야 이위능승기임야라하시고 장인이착이소지즉왕이노하야 이위불승기임의라하시리니 부인이유이학지는 장이욕행지니 왕왈 고사녀의소학하고 이종아라하시면 즉하여하니잇고 금유박옥어차하면 수만일이라도 필사옥인조탁지하시리니 지어치국가하야는 즉왈 고사녀의소학하고 이종아라하시면 즉하이이어교옥인조탁옥재잇고
(주석) ▶ 착(斲) : 깍다, 깍아내다, 베다, 새기다. ▶ 박(璞) : 옥돌, 마른 쥐, 본바탕, 진실, 아직 다듬지 않은 옥돌.
맹자가 제나라의 선왕에게 말하였다.
"큰 집을 지으시려면 먼저 목수의 우두머리 되는 사람을 시켜서 큰 나무를 구해 오게 하실 것입니다. 목수의 우두머리 되는 사람이 큰 나무를 얻어 오면 왕께서는 기뻐하시고, 그 나무가 제 구실을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목수들이 그 나무를 깎아서 너무 작게 만들면 왕께서는 화를 내시고 그 나무가 제 구실을 해내지 못한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어려서 배워 가지고 장년이 되어 그 배운 것을 실천하려는데 왕께서 '잠사 네가 배운 것을 그만두고 나를 따르라'고 하신다면 어떠하겠습니까? 지금, 여기에 다듬지 않은 옥이 있다고 합시다. 비록, 이 옥이 만 일의 값이 된다고 하더라도 왕께서는 반드시 이것을 옥 다듬는 사람에게 갈도록 할 것입니다. 그런데, 나라를 다스리는 데 이르러서만 '잠시 네가 배운 것을 버려 두고 내 생각대로 하여라'라고 말씀하신다면, 이것은 옥 다듬는 사람에게 옥 다듬는 법을 가르치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10. 齊人이 伐燕勝之어늘 宣王이問曰 或謂寡人勿取하며 或謂寡人取之라하니 以萬乘之國으로 伐萬乘之國호대 五旬而擧之하니 人力으로不至於此니 不取하면 必有天殃이니 取之何如하니잇고 孟子對曰 取之而燕民이 悅則取之하소서 古之人이 有行之者하니 武王이是也니이다 取之而燕民이 不悅則勿取하소서 古之人이 有行之者하니 文王이是也니이다 以萬乘之國으로 伐萬乘之國이어늘 簞食壺漿으로 以迎王師는 豈有他哉리오 避水火也니 如水益深하며 如火益熱이면 亦運而已矣니이다.
제인이 벌연승지어늘 선왕이문왈 혹위과인물취하며 혹위과인취지라하니 이만승지국으로 벌만승지국호대 오순이거지하니 인력으로불지어차니 불취하면 필유천앙이니 취지하여하니잇고 맹자대왈 취지이연민이 열즉취지하소서 고지인이 유행지자하니 무왕이시야니이다 취지이연민이 불열즉물취하소서 고지인이 유행지자하니 문왕이시야니이다 이만승지국으로 벌만승지국이어늘 단식호장으로 이영왕사는 기유타재리오 피수화야니 여수익심하며 여화익열이면 역운이이의니이다.
(주석) ▶ 단(簞) : 대광주리. ▶ 장(漿) : 미음, 음료, 풀, 풀을 먹다, 마실 것.
제나라 사람들이 연나라를 쳐서 이겼다. 선왕이 물었다.
"어떤 사람은 나에게 연나라를 치지 말라 하고 어떤 사람은 빼앗아 버리라고 합니다. 만승의 큰 나라가 만 승의 나라를 쳐서 50일 만에 대승했으니, 사람의 힘으로는 이토록은 되지 않았을 것이므로, 빼앗아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하늘이 내리는 재앙이 생길 것입니다. 빼앗아 버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빼앗아서 연나라 백성들이 기뻐한다면 빼앗으십시오. 옛사람 가운데는 그렇게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무왕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빼앗아서 연나라 백성아 기뻐하지 않는다면 빼앗지 마십시오. 옛 사람 가운데는 그렇게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문왕이 그러했습니다. 만 승의 나라로 같은 만 승의 나라를 치는 데, 연나라 백성들이 대그릇에 담은 밥과 항아리에 담은 마실 것을 가지고 왕의 군대를 환영한 것은 어찌 다른 까닭이 있었겠습니까? 물불의 재난과도 같은 사나운 정치를 피하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물이 더욱 깊어지고 불리 더욱 성화를 부리듯이 된다면 백성의 마음은 역시 다른 나라로 옮겨가 버릴 따름입니다."
11. 齊人이伐燕取之한대 諸侯將謀求燕이러니 宣王이曰 諸侯多謀伐寡人者하니 何以待之잇고 孟子對曰 臣은聞七十里로 爲政於天下者는 湯이是也니 未聞以千里로 畏人者也케이다 書에曰 湯이一征을 自葛로始하대 天下信之하야 東面而征에 西夷怨하며 南面而征에 北狄이怨하야 曰 奚爲後我오하야 民이望之호대 若大旱之望雲霓也하야 歸市者不止하며 耕者不變이어늘 誅其君而弔其民하신대 若時雨降이라 民이大悅하니 書에曰 徯我后하다소니 后來하시니 其蘇라하니이다 今에燕虐其民이어늘 王이往而征之하시니 民이以爲將拯己於水火之中也라하야 簞食壺漿으로 以迎王師어늘 若殺其父兄하며 係累其子弟하며 毁其宗廟하며 遷其重器하면 如之何其可也리오 天下固畏齊之彊也니 今又倍地而不行仁政이면 是는動天下之兵也니이다 王速出令하사 反其旄倪하시며 止其重器하시고 謀於燕衆하야 置君而後에 去之則猶可及止也리이다.
제인이벌연취지한대 제후장모구연이러니 선왕이왈 제후다모벌과인자하니 하이대지잇고 맹자대왈 신은문칠십리로 위정어천하자는 탕이시야니 미문이천리로 외인자야케이다 서에왈 탕이일정을 자갈로시하대 천하신지하야 동면이정에 서이원하며 남면이정에 북적이원하야 왈 해위후아오하야 민이망지호대 약대한지망운예야하야 귀시자불지하며 경자불변이어늘 주기군이조기민하신대 약시우강이라 민이대열하니 서에왈 혜아후하다소니 후래하시니 기소라하니이다 금에연학기민이어늘 왕이왕이정지하시니 민이이위장증기어수화지중야라하야 단식호장으로 이영왕사어늘 약살기부형하며 계루기자제하며 훼기종묘하며 천기중기하면 여지하기가야리오 천하고외제지강야니 금우배지이불행인정이면 시는동천하지병야니이다 왕속출령하사 반기모예하시며 지기중기하시고 모어연중하야 치군이후에 거지즉유가급지야리이다
(주석) ▶ 혜(徯) : 샛길, 좁은 길, 기다리다, 위태하다, 위태롭다. ▶ 모(旄):깃대장식, 깃털을 가진 소, 앞은 높고 뒤는 낮은 언덕을 하는 모양.
제나라가 연나라를 쳐서 그것을 빼앗았다. 제후들은 연나라를 구해 주려고 꾀하였다. 제나라의 선왕이 물었다.
"제후들 가운데서 나를 치려는 자가 많은데 어떤 대책을 세워야 하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제가 듣건대 사방 70리 땅을 가지고서 천하를 다스렸다는 말은 들었습니다. 탕임금이 그분입니다. 천리의 땅을 가지고 남을 두려워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서경』에서는 이르기를, '탕임금의 최초의 정벌은 갈나라로부터 시작되었다'라고 했습니다. 천하가 모두 탕임금을 믿었습니다. 그가 동쪽으로부터 정벌하면 서쪽의 오랑캐가 원망하였고, 남쪽으로부터 정복하면 북쪽의 오랑캐가 원망하여 '왜 우리를 뒤로 미루는가!'라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의 소망이 마치 가뭄에 구름이 일어 비가 내리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습니다. 탕임금이 쳐들어가도 시장으로 장사하러 가는 사람은 그대로 그치지 않았고, 밭갈이하는 사람은 그대로 밭갈이를 했습니다. 그 나라의 임금을 죽여서 그 백성을 위로해 준 것이니, 마치 때맞추어 비가 내려서 백성들이 크게 기뻐하는 것과 같았습니다. 『서경』에서는 이르기를, '우리 임금님 오시기 기다리는데, 임금님이 오시어 우리들은 살아났네!'라고 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연나라의 임금은 몹쓸 정치를 하여 백성들이 괴로워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 왕께서 가서 정벌하시자 그 곳 백성들은 자기들을 물불 같은 재난 속에서 구해 줄 것이라 생각하여, 대그릇에 담은 밥과 항아리에 담은 마실 것을 가지고 왕의 군대를 환영하였던 것입니다. 만약, 그들의 부형을 죽이고, 그들의 자제들을 묶어가고, 종묘를 헐고, 그들의 보물을 빼앗아 간다면 어찌 그것을 옳다고 하겠습니까? 천하의 제후들은 참으로 전부터 제나라의 강대함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지금 또 연나라까지 합쳐서 땅이 곱절이나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인정을 행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온 천하의 군대를 움직이게 하는 것입니다. 왕께서는 빨리 명령을 내리시어 포로로 잡은 그들의 노약자들을 돌려보내시고, 보물을 전과 같이 제자리에 갖다 두고, 연나라의 대중과 상의해서 임금을 세워 놓은 뒤에 군사를 철수하신다면, 오히려 제후들의 공격을 미연에 막을 수가 있을 것입니다.
12. 鄒與魯鬨이러니 穆公이問曰 吾有司死者 三十三人이로대 而民은 莫之死也하니 誅之則不可勝誅오 不誅則疾視其長上之死而不求하니 如之何則可也잇고 孟子對曰 凶年饑歲에 君之民이老弱은 轉乎溝壑하고 壯者는 散而之四方者 幾千人矣오 而君之倉廩이實하며 府庫充이어늘 有司莫以告하니 是는上慢而殘下也니 曾子曰 戒之戒之하라 出乎爾者 反乎爾者也라하시니 夫民이今而後에 得反之也로소니 君無尤焉하소서 君行仁政하시면 斯民이 親其上하야 死其長矣리이다.
추여로홍이러니 목공이문왈 오유사사자 삼십삼인이로대 이민은 막지사야하니 주지즉불가승주오 불주즉질시기장상지사이불구하니 여지하즉가야잇고 맹자대왈 흉년기세에 군지민이노약은 전호구학하고 장자는 산이지사방자 기천인의오 이군지창름이실하며 부고충이어늘 유사막이고하니 시는상만이잔하야니 증자왈 계지계지하라 출호이자 반호이자야라하시니 부민이금이후에 득반지야로소니 군무우언하소서 군행인정하시면 사민이 친기상하야 사기장의리이다
(주석) ▶ 홍(鬨) : 사우다, 투쟁하다, 함성, 함성을 지르다, 떠들다.
▶ 름(廩) : 곳집, 쌀광, 갈무리 하다,
추나라가 노나라와 전쟁을 일으켰다. 목공이 말하였다.
"전쟁에서 우리 편의 상관이 33명이나 죽었는데도 백성들은 누구 하나 상관을 위해서 죽은 자가 없습니다. 이 괘씸한 자들을 죽이자니 이루 다 죽일 수 없고, 그렇다고 내버려 두자니 상과의 죽음을 보고서도 구원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였다.
"흉년이나 기근이 든 해에 임금의 백성들 중에서 노약자는 구렁텅이에 굴러떨어져 죽고, 젊은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가 버리는 자가 몇 천명인지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임금의 양곡 창고 속에는 곡식이 가득차고, 보물 창고에는 보물이 찼습니다. 그러나, 상관들은 이것을 꺼내어 백성을 구하자고 간청하지도 아니하였으니, 이것이야말로 웃사람이 게을러서 아랫사람을 죽이는 것입니다. 증자는 말하기를, '경계하고 경계하여라. 너한테서 나온 것은 너한테로 돌아가느니라'고 하였습니다. 백성들은 이제부터 자기네가 당한 것을 되돌려 주게 되었으니, 임금님께서는 그들을 탓하지 마십시오. 임금님께서 어진 정치를 행하시면 그 때엔 백성들도 웃사람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죽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