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능 없는 인간이 예술에 빠지는 것처럼 끔찍한 것은 없다. p. 131-32
* 사랑 때문에 죽는 사람은 생각만큼 없어요. 다 소설가들이 지어내는 이야기죠. p. 273
* 인간의 역사를 알고 싶었던 임금은 한 현자를 시켜 오백 권의 책을 가져오게 했다. 나라 일로 바빴던 왕은 책들을 간단히 요약해 오라고 했다. 이십 년 뒤, 현자가 돌아와 오십 권으로 줄인 역사책을 내어놓았다. 하지만 임금은 어제 너무 늙어 그 수많은 묵직한 책을 도저히 읽을 수 없어 그것을 다시 줄여오도록 명령했다. 또 이십 년이 흘렀다. 늙어 백발이 된 현자가 임금이 원한 지식을 한 권의 책으로 줄여 가지고 왔다. 하지만 임금은 병상에 누워 죽어가고 있었다. 한 권의 책마저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현자는 임금에게 사람의 역사를 단 한 줄로 줄여 말해 주었다. 그것은 이러했다. 사람은 태어나서, 고생하다, 죽는다. p. 364-65
* 가장 뚜렷하고, 가장 완벽하고, 가장 아름다운 무늬가 하나 있다. 태어나, 성장하여 결혼하고, 자식을 생산하고, 먹고 살기 위해 일하다 죽는다는 무늬가 그것이다. p. 366
* 필립은 행복을 얻고 싶은 욕망을 버림으로써 그의 마지막 미망(迷妄)을 떨쳐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p. 367
* 죽음이 영생에 이르는 문임을 믿으면서도 영생에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았다. p. 400
* 그는 지금까지 미래만을 염두에 두고 살아왔다. 그래서 현재는 늘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고 말았다. p. 502
* 사람이 태어나서 일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죽음을 맞는 그 무늬가 가장 완전한 무늬임을 깨닫지 않았던가? p. 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