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누리길 여덟 번째
파주 세 번째 : 반구정길
2022년 6월 12일 일요일 맑음
글쓴이와 아내
원치 않은 일이 세상사에 많다. 멀쩡한 땅이 타의에 의해 나누어지고, 원치 않은 곳도 억지로 떠맡아야 할 경우도 있다. 남북이 휴전선에 의해 분단 되고 장단 땅의 일부가 파주에 강제 편입되었지만 그 땅의 대부분은 민간인의 거주가 제한되어 군인들로만 구성되어 우리는 오갈 수가 없다.
파주는 오롯이 장단의 아픔과 문화를 떠안고 산다. 걷는 내내 파주 장단콩을 심은 밭 사이를 오가기도 하고 장단콩을 재료 삼아 운영하는 요리집도 즐비하다.
반구정(伴鷗亭)에서 시작하여 임진강역을 지나 자유IC를 끼고 임진각 휴게소를 왕복하여 마정리 장산리 전망대 임진나루 화석정 율곡습지 공원까지 가는 16.4Km 노정이다.
반구정(伴鷗亭)을 힘차게 출발하여
평범한 길를 따르다가
경원선 열차가 지나가는 건널목을 지나 왼쪽으로 간다.
지하차도 아랫길을 만나는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율곡습지공원으로 곧바로 가는 길이다
그런데 여기서 왕복 3km 거리인 임진각을 들르려면 왼쪽방면으로 가서 임진강역을 지나간다
문산에서 운천역을 지나 다다르는 임진강역은 4칸짜리 전동열차가 용산까지 평일 하루 두 차례 공휴일에 네 번 왕복한다.
여기서 다음역인 도라산역까지 철로는 연결되었으나 지금은 운행하지 않는다.
주말에는 7300번 직행 좌석버스도 합정역까지 운행한다.
구 임진각(臨津閣) 역을 복구해서 꾸며놓은 역사(驛舍)를 지나
개성까지 22km 서울까진 53km다. 지척인 개성이 이제는 지옥길이니 언제나 갈꼬...
임진각 다리를 마지막으로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려 다시 길을 재촉한다.
관광용으로 요금을 받아 자유의 다리를 건너 판문점을 구경할 수 있다.
논과밭으로 이루어진 길을 따라 마정리 마을 앞을 지난다. 햇볕이 너무 진해 숨이 목까지 차오른다. 정자에서 잠간 휴식한다.
긴 논길을 따라 한시간 여를 더 걸어서 닿는 장산1리 경로당 앞을 지나..
맨밧골에서 드디어 콘크리트로 포장된 길을 벗겨내고 산지로 향한다.
맨밧골에서 임진리 방향 우틀하면 아스팔트 2차선 도로를 30여 분 오른다.
109m 높이의 장산(獐山) 마루이자 포장도로 종점이다. 상당히 큰 공터에 헬기장이 있고 군부대 막사가 있다.
여기서 장산 전망대를 놓칠 뻔했다. 장산 전망대에는 차박이 인기였으나 지금은 차의 접근을 막아 걸어서만 갈 수 있다.
장산전망대 방면 300m 거리에 있다
안 가보면 후회할 듯한 멋진 풍경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는다.
EBS자연다큐 프로그램에 방영되었던 자연보호 습지로 유명한 임진강 초평도(草坪島)가 코앞이고.
고려 역사를 오롯히 머금은 개성의 송악산도 눈앞에 가물거리고
장단의 진산 천덕산과 그 옆의 덕물산도 장관이다.
비무장지대 안 진동면 해마루촌 마을도 한쪽에 아름답게 차지하고 있다
다시 장산 입구로 나와 화석정 방향으로 표시된 안내 간판을 따라 비포장도로를 따라간다.
오랜만에 걷는 비포장 도로다. 걷는 내내 산새들 소리와 초록의 보임과 조용한 산야의 침묵이 고요한 정서를 자극하여 평화롭다.
다음 목표는 임진 나루터 마을이다. 옛 나루터를 터삼아 번성했던 마을인데 이제는 식당으로 가득 찼다.
임진강변에 있었던 아름다운 임진강 나루터를 따라 빙돌아간다.
임진강을 굽이보는 화석정(花石亭)
율곡 선생의 증조부인 이명신(李明晨)선생이 건립하였고 후에 후학 이숙함(李淑瑊)이 화석정이라 명명하였다고 한다. 역사상 제일 못난 임금 선조가 도망가던 때 그의 길을 밝히기 위해 자신을 불태웠던 역사가 있는 곳이다.
율곡습지공원.
지금은 꽃의 전성기를 한달정도 넘겨서 시들었다 5월쯤 오면 꽃들이 만개되어 매우 아름답다.
습지를 공원화 했다. 각종 야생화와 잘 일군 누런 청보리밭이 일품이다.
문산에서 92번 95번 92-1번 버스를 타면 된다.
다음에는 율곡길이다. 아름다운 추억을 담고 한 길을 마감한다.
16,4Km
26.530보
4시간 19분 08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