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글
어제는 친구와 걸었고
오늘은 7코스 11km와 8코스 15.7km를 걸어야겠다.
오랬만에 빡시게 걸어볼 생각이다.
- 걸었던 날 : 2025년 3월 10일(월요일)
- 걸었던 길 : 남파랑길 창원 7~8코스(재덕사거리`진해해양공원~장천동상리마을~하늘마루~드림로드입구)
- 걸었던 거리 :26.7km (43,000보, 7시간30분)
-누계거리 : 137.6km
- 글을 쓴 날 : 2025년 3월 13일.
이른 아침 8시 제덕사거리에서 시작하는데 도로옆 산비탈에 동백이 활짝 피웠다.재덕만 바다는 내륙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 온 항구이고 항구의 아침은 편안하다.
삼포마을 입구 표석이 우뚝하다.길 가는 나그네도 발길을 멈추는 포근한 마을이란다. '바람부는 저 들녁 끝에는 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노래 가사가 생각난다.삼포로 가는길은 황석영 소설과 영화로도 유명하다.영화는 1975년도에는 백일섭,김진규가 주연했고 1980년대에는 안성기,이미숙,김수철이 주연한 리메이크 영화도 있다. 나는 대학생시절 이 영화를 본적이 있다.사실 황석영의 소설 삼포로 가는 길은 작가가 지어낸 가상의 장소였고,강은철의 노래 삼포로 가는 길은 이곳이 배경이기도 하다.어떻든 노래의 지명이어서 삼포로 가는길 노래탑이 있었다.영화에서 안성기와 이미숙이 삼포로 가면서 벌어지는 여러 장면들이 생각나면서 자연스레 노래를 흥얼거렸다.
해안가 도롯길을 걷는데 바다에 해양공원이 보였다. 진해 해양공원은 전망탑과 조형물이 대단하고 인근에 요트 선착장도 있다.
도롯가를 걷다가 나무가지 위에 하얀 눈송이 같은게 보였고 카메라로 당겨 찍어 봤더니 벛꽃 한송이다.성질급한 꽃이 서둘러 핀것이다.어젯밤 아내와 내기를 했다.나는 벛꽃이 한송이라도 피웠을것이라 했고 아내는 아직 피우지 않았을것이라 해서 맥주3병 내기를 했는데 내가 이겼다.나는 기후 변화로 제정신이 아닌 꽃봉우리가 있을것이라 짐작했었다.
조선소 골목을 지난다.대형크레인이 여러개 있었고 거대한 선박의 블럭들이 즐비하다.선박 건조가 활발한 조선소여서 좋아 보였다.그런데 정문 인근에 민원성 깃발이 수십장 게첩되어 있어 불편해 보였다.조선업체와 마을주민이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방법은 없을까?
상리 마을에 도착해서 7코스를 마치고 다음 8코스를 시작한다.
진해 드림로드길을 걷기 위해 천자봉 방향으로 시멘트 길을 올랐다.시작은 오르막이 제법가파르다.그리고 드림로드 길은 내내 해발 300~400m를 오르내리는 임도이다.거리는 14.9km 구간이인데 느긋하게 한코스만 걷는다면 더 없이 좋을듯 하다.
천자봉에는 이야기가 있다.옛날 이곳에 사는 이무기가 용이 되어 마을사람들을 괴롭혔다.이에 염라대왕은 용이 되지 말고 천자가 되라고 권하여 산 아래 마을의 주씨 집안의 아들로 태어났다.그리고 그는 훗날 중국으로 건너가 명나라 태조가 된 "주원장"이라는 이야기이다.(현판글 참고)
천자산 자락은 편백나무 숲이 잘 가꾸어져 있고 드림로드가 현판에 멋진 말씀이 쓰여져 있어 한줄의 문장으로 독서하는 기분이다. 그중에 몇개의 글을 적어 본다.
" 당신이 뱃살이 어딨어! "
" 하늘도 예쁘고 달도 예쁜데 너는 오죽할까 "
" 나는 누구의 인생을 성공시켜 준 적 있나요?"
"나는 진정한 친구로서 그들의 옆에 있어 주었나요?"
" 오늘만은 느리게, 천천히,"
"진정한 친구 하나 있다면 나는 성공한 인생이다"
힌줄의 문장이 잔잔한 울림으로 다가오고
여러가지를 생각케한다.
드림로드 길가에는 나무정자가 여러곳에 설치되어 있었다.각 정자마다 이름이나 번호를 지정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든다.우리는 이 정자에서 신발을 벗고 열기를 식히며 잠시 쉬었다.
마침내 8코스 종점인 반대편 드림로드 입구에 도착하여 오늘의 트래킹을 마친다.그리고 시내버스를 환승하며 출발지 재덕사거리에 도착하니 오후 4시이다.7시간 30분 걸었고 만보계를 보니 43,000보 이다.오늘은 오랫만에 많이 걸었다.
2025년 3월 14일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