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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菴之約(신암지약)
▫ 저자 : 김지익, 이자수, 박군선
▫ 시기 : 1728 겨울
▫ 원문 : 열락재유고 1권 p30-p35
▫ 내용 : 15首
- 신암에서 무신년 가을에 만나기로 한 모임으로 추정. 신암이 神龜菴인지는 확인 안 됨.
- 무신년(1728)에 무신난과 흉년으로 아사자 발생.
戊申冬 泉齋有同訪新菴之約 而獨先行故呈一韻(1)
무신년 겨울. 천재와 함께 신암을 방문하기로 약속하였으나 혼자 먼저 갔기에 일운을 올리다.
謾引子猷雪裡興(만인자유설리흥)
부질없이 자유(왕휘지)처럼 내린 눈에 흥이 일어
-茅窩(김지익) p30
謾引子猷雪裡興 만인자유설리흥 / 부질없이 자유(왕휘지)처럼 내린 눈에 흥이 일어
訪君因欲向新菴 방군인욕향신암 / 자네를 찾아서 신암으로 향하다가
風流竟落屳蹤後 풍류경락선종후 / 풍류가 이미 다해 신선 자취 뒤로하니
慚愧前林喚友禽 참괴전림후금우 / 앞 숲에서 벗 부르는 새소리 부끄럽네.
*만인 : 부질없이 *자유 : 자유는 동진(東晉) 시대의 인물인 왕휘지(王徽之)의 자이다. 왕휘지는 산음(山陰)에 거처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큰 눈이 내리자 섬계(剡溪)에 살고 있는 친구 대규(戴逵)를 찾아 배를 타고 그의 집에 다다랐다가 그냥 되돌아오고 말았다. 혹자가 그 이유를 묻자 “간밤에 내린 눈으로 흥이 일어 친구의 집을 찾았으나 그의 집에 다다르자 흥이 다해 돌아선 것이다.”라고 하였다. *참괴 : 부끄럽다 *풍류 :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단풍이 날려 다니는 모습
雪中藜杖趨明月(설중려장추명월)
눈 속에 지팡이 짚고 달빛 쫓아 나아가니
-泉齋(이자수) p30
雪中藜杖趨明月 설중려장추명월 / 눈 속에 지팡이 짚고 달빛 쫓아 나아가니
誰削琉璃作小菴 수삭류리작소암 / 누가 유리 깎아서 작은 암자 만들었나.
我友卬頂頂不到 아우앙정정부도 / 내 벗이 산위에서 부르는데 산꼭대기 아득하여
屳區空伴往來禽 선구공반왕래금 / 신선 땅 함께하고자 새가 되어 오고 가네
*려장 :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 *공반 : 옛날의 정영위가 한 마리 새가 되어, 집 떠난 지 천 년 만에 이제 돌아왔소. 성곽은 의구한데 사람은 모두 바뀌었나니, 신선술 왜 안 배우고 무덤만 이리도 즐비한고.〔有鳥有鳥丁令威 去家千歲今來歸 城郭如故人民非 何不學仙去空伴冢纍纍〕”라고 탄식하고는 하늘 위로 솟구쳐 사라졌다는 전설이 전한다. 《搜神後記 卷1》
次泉齋匈年吟(차천재흉년음)(1)
‘천재의 흉년을 읊다’를 차운하다(1)
-茅窩(김지익) p31
形如槁木似周聃 형여고목사주담 / 형체는 고목 같아도 주담을 닮아서
人不堪貧我獨堪 인불감빈아독감 / 사람들 목 견디는 가난 나 홀로 견뎌내네.
纔看一冠經十歲 재간일관경십세 / 갓 쓴 아이 비로소 보니 열 살가량 되었는데
僅逢九食至旬三 근봉구식지순삼 / 삼순에 아홉 끼니 간신히 먹은듯하네.
癡兒厭學愁眉戲 치아압학수미희 / 우둔한 아이는 학문 싫어 눈썹을 찌푸리고
弱婦啼飢愠色含 약부제기온색함 / 약한 며느리 주린 울음에 성낸 기색 담고 있네.
道德文章吾自富 도덕문장오자부 / 도덕과 문장에서 나 스스로 부자인데
膏粟錦絹復奚貪 고속금견복해탐 / 곡식과 비단을 다시 어찌 탐하리.
*주담 : 주담(周聃)은 주(周)나라의 노담(老聃)이라는 뜻으로 노자(老子)를 말함. *재간 : 겨우 보다, 비로소 보다 *구식지삼순 : 삼순구식(三旬九食). 진(晉)나라 도잠(陶潛)의 〈의고(擬古)〉에 “동방에 한 선비가 있으니 입은 옷이 항상 완전하지 못하네. 한 달에 밥은 겨우 아홉 번 먹고 갓은 십 년 만에 한 번 쓴다네.〔東方有一士 被服常不完 三旬九遇食 十年著一冠〕” 하였다. 삼순구식(三旬九食)은 끼니를 잇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가난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염학 : 학문을 싫어함 *수미 : 후한(後漢) 때 경사(京師)의 부인들이 초생달 모양으로 가늘게 그린 눈썹 모양을 말한다. 《後漢書 五行志 1》
次泉齋匈年吟(차천재흉년음)(2)
‘천재의 흉년을 읊다’를 차운하다(2)
-茅窩(김지익) p31
壹聽天公聊命之 일청천공료명지 / 한결 같이 천공이 명을 내려
兩翁心事澹然而 양옹심사담연이 / 두 늙은이 마음은 개의치 않네.
寧憂儉世生涯薄 영우검세생애박 / 험한 세상 목숨 옅음 어찌 걱정 하리오. 儉▷險
曄曄紫芝可療飢 엽엽자지가료기 / 파릇한 고사리 요기로 할 수 있네.
*요명 : 명을 내리다 *담연 : 개의치 않다 *녕우 : 어찌 걱정 하겠는가 *험세 : 험한 세상 *曄曄紫芝 可以療飢 : 빛나고 빛나는 지초여 병도 고치고 배고픔도 잊게 하네. <출전> 자지곡(紫芝曲) *자지 : 사호四皓가 상산商山에 숨어 있을 때에 빛나는 붉은 지초는 지치과의 식물 고사리를 말함
泉齋匈年吟(천재흉년음)
천재의 흉년을 읊다
-泉齋(이자수) p31
天挺斯人困若之 천정사인곤약지 / 하늘이 사람을 내고 이같이 곤궁하여
暮朝盤上一箪而 모조반상일단이 / 늦은 아침 상위에 소쿠리 하나두었네.
窮春不欲頻相訪 궁춘불욕빈상방 / 춘궁기에 잦은 방문 삼가했는데
兩對衰顔厭說飢 양대쇠안염설기 / 야윈 얼굴 서로 보며 기근 설명 싫어하네.
*천정발인 : 하늘이 이 사람을 내렸으니 사용례 天挺英奇 하늘이 영기를 내렸으니 출전<용비어천가>
次泉齋連匈吟(차천재연흉령)
‘천재의 연흉을 읊다’를 차운하다(3)
-茅窩(김지익) p31
未簸喜穀賑人飢 미파희곡진인기 / 찧지 않은 반가운 곡식 굶주림을 구제하는데
空向南天歎有箕 공향남천탄유기 / 남천의 허공 향해 키 가진 걸 한탄하네.
萬事蹉跑黃髮颯 만사차포황발삽 / 만사가 실패하여 누런 머리 날리며
殘生飄漂白鷗随 잔생표표백구수 / 남은 생을 떠돌며 흰 갈매기 따라가네.
轉軀齊壑殆無日 전구제학태무일 / 몸 돌리니 가지런한 골짜기 소멸하여
鼓腹堯衢問幾時 고복요구문기시 / 길가에서 배 두드리던 시절 언제인가 물으니
但願聖恩沾八路 단원성은첨팔로 / 다만 원하는 건 성은이 팔도에 더해져서
躋民壽域樂熙熙 제민수역락희희 / 백성을 잘 살 수 있는 데에 올려놓고 즐기는 것이네.
*공향 : 부질없이 *차포 : 실패하며 허비하다 *황발 : 누른빛의 머리털 70~80세의 노인 *표표 : 떠돌다 *희희 : 화목하다 *고복요구 : 堯衢擊壤 *수역 : 오래 살았다고 할 만한 나이
雨中刈麥(우중찰맥) / 우중에 보리를 베다(1)
次文處士韻 二首寄泉齋 / 문처사 운을 차운하여 두수를 천제에게 주다
-茅窩(김지익) p32
耕彼南山數畝田 경피남산수무전 / 앞산에 조그만 밭 덩이 경작하니
雨中刈麥最人先 경피남산수무전 / 우중에 보리 베기 가장 먼저 할 일이네.
凶年不殺餘生保 흉년불살여생보 / 흉년에도 죽지 않고 남은 생을 보전하니
愁後方知食乃天 수후방지식내천 / 양식 떨어진 뒤에야 음식이 하늘임을 알겠네.
*남산 : 앞산 *수후방지식내천 : 养子方知父母恩(자식을 기른 뒤에야 부모 은혜를 안다)과 같은 어순구조
雨中刈麥(우중찰맥) / 우중에 보리를 베다(2)
-茅窩(김지익) p32
田家無食雨來時 전가무식우래시 / 농촌에 먹을 것 없고 비는 오는데
刈麥盈筐足療飢 예맥영광족료기 / 광주리 가득 보리베어 요기를 채우네.
滿室妻兒愁變喜 만실처아수변희 / 방을 채운 처자식들 웃음으로 변하는데
箇中滋味有誰知 개중자미유수지 / 밥 알갱이 좋은 맛 누가 알리오.
*전가 : 농사짓는 마을 *변해 : 혼이 나다. 해를 입다 *자미 : 좋은 맛
次泉齋盤梅韻(차천재반매운)
천재의 ‘매화분 운’을 차운하다
-茅窩(김지익) p32
狀如華盖一最梅 상여화개일최매 / 모양이 화개(일산) 같은 가장 최고 매화가
冷藥迎春最早開 냉약영춘최조개 / 한기 잊고 봄을 맞아 가장 일찍 피어나네.
植物猶存君子節 식물유존군자절 / 식물이 군자 절개 지녔기에
幽人所以手栽培 유인소이수재배 / 은사가 그것을 손수 키우네.
*반매 : 매화분재에 대한 기록은 퇴계문집 등 당시 영남 문인의 취미생활 *화개 : 옛날, 어가 위에 씌우던 일산 *냉약 : 찬 기운을 진정하는 약 *유인 : 어지러운 속세를 피하여 깊숙한 곳에 숨어사는 사람
聞泉齋遊金烏山 用寶峯懸板韻戱呈(문천제유금오산용보봉현판운희정)
천재가 금오산을 유람한 것을 듣고 ‘보봉 현판운’을 사용하여 기쁘게 주다
-茅窩(김지익) p33
多君擺脱世間愁 다군파탈세간수 / 여러 친구들 세상 근심 털어내고자
陟彼金山俯洛洲 척피김산부낙주 / 금오산에 올라서 낙주를 굽어보며
探景必窮千里目 탐경필궁천리목 / 풍경 찾다가 천리풍광 반드시 다 보고자
乗雲更上幾層樓 승운갱상기층루 / 구름타고 몇 층루를 다시 오르네.
紅花政發籠碧洞 홍화정발롱벽동 / 붉은 꽃 만발하여 푸른 골 감싼 것이
三月遙知勝九秋 삼월요지승구추 / 삼월이 오히려 가을보다 좋다하니
物色當年分一半 물색당년분일반 / 올해의 물색을 반으로 나누어
欲令卬友繼風流 욕령앙우계풍류 / 좋은 친구 불러서 풍류를 잇고 싶네.
*보봉 : 금오산에 있는 봉우리. *금산 : 금오산을 말하는 듯 *천리목 : 당(唐)나라 왕지환(王之涣)의 시 〈등관작루(登鸛雀樓)〉에 “흰 해는 뉘엿뉘엿 서산에 지고, 황하는 넘실넘실 동해로 흘러. 천 리 풍광 한눈에 굽어보고파, 누각 한 층 더 높이 올라가노라.[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라고 한 하는 구절 있음. *요지 : 뒷부분을 상상하여 추측하는 시어 *인우 : 좋은 친구
又用永陽鄭處士勉諸弟子韻寄贈(우용 영양정처사면제자운기증)
다시 “영양 정처사의 여러 제자들에게 근면을 권하는 운”을 사용하여 부쳐주다
-茅窩(김지익) p33
聞君頃日上金山 문군경일상김산 / 자네가 지난 날 금오산 올랐다 들었는데
豈但周流事放閑 개단주류사방한 / 어찌 다만 둘러본 게 한가한 일 뿐이겠나.
大禹神功斯可識 대우신공사가식 / 대우의 신공은 그곳에서 알 수 있고
冶翁高節亦宜攀 야옹고절역의반 / 야은 선생 높은 절의 마땅히 잡았으리.
淸流屹巘耽觀處 청류흘헌탐관처 / 청류와 우뚝한 봉우리 즐겨본 곳에는
體智居仁在此間 체지거인재차간 / 智를 체험하고 인(仁)에 머무는 것이 그 사이에 있으니
却悠吟風從咏月 각유음풍종영월 / 음풍영월 금방 잊으면
只勞空性又空還 지로공성우공환 / 본성만 수고롭게 하고 또 헛걸음으로 돌아오네.
*경일 : 지난 날 *주류 : 액체나 기름 따위가 돌면서 흐름. *대우 : 중국 하왕조의 시조 *각유 : 금방 잊다 *음풍영월 : 맑은 바람을 읊고 밝은 달을 즐긴다는 뜻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경치를 시로 노래하며 즐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공성 : 사람과 법이 모두 빈 것을 나타내는 본성(本性). ‘진여’의 다른 이름. *공환 :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헛걸음으로 돌아옴
拙韻呈朴友君善.李友子秀(1)(졸운 정박우군선.이우자수)
졸운을 박군선, 이자수에게 주다
-茅窩(김지익) p33-p34
功名扵我日相疎 앙명어아일상소 / 나에게 공명은 날마다 멀어져
視若浮雲過太虛 시약부운과태허 / 하늘을 지나가는 부운처럼 여기니
身臥茅窩風雪裡 신와모와풍설리 / 몸을 눈바람 속 초가집에 뉘이니
心遊太古混淪初 심유태고혼륜초 / 마음이 태고 혼륜의 처음에서 노니네.
鷄鳴曉起孜爲善 계명효기자위선 / 닭 울음은 새벽에 일어나 부지런히 선을 행하게 하고
燈大夜親勉讀書 등대야친면독서 / 커다란 등은 밤으로 독서를 권하니
至樂郍邉何所有 지락나변하소유 / 지극한 즐거움 어디에 무엇이 있는가.
群兒習學數飛如 군아습학삭비여 / 아이들 습학하며 자주 나는 것과 같은 것이네.
*일상소 : 날마다 서로 멀어진다. ☞去者日疎 *시약 : 보고도~하다 ☞ 視若不見(보고도 보지 않은 체 한다) *태허 : 우주의 본체 또는 기의 본체 *혼륜 : 태극이 뒤석여 있는 하나의 상태로 음 양으로 나뉘기 전 *나변 : 어디에 *삭비 : 如鳥數飛. 주희는 “습은 새가 자주 나는 것이니, 배우기를 그치지 않음을 마치 새 새끼가 자주 나는 것과 같이 하는 것이다.〔習鳥數飛也 學之不已 如鳥數飛也〕”라고 하였고, 정자는 “습은 거듭함이니, 때로 다시 생각하고 연역해서 가슴속에 무젖게 하면 기쁜 것이다.〔習重習也 時復思繹 浹洽於中 則說也〕”라고 하였고, 사씨(謝氏)는 “시습이란 때마다 익히지 않음이 없는 것이니, 앉음에 시동과 같이 함은 앉아 있을 때의 익힘이요, 섬에 재계함과 같이 함은 서 있을 때의 익힘이다.〔時習者 無時而不習 坐如尸 坐時習也 立如齊 立時習也〕”라고 하였다. 《論語集註 學而》 鳥數飛也(조삭비야)라. 익힐 습자는 어린 새가 반복하여 나는 것이라.
拙韻呈朴友君善, 李友子秀(졸운 정박우군선.이우자수)(2)
졸운을 박군선, 이자수에게 주다(2)
-子秀(이자수) p34
自恨平生術業疎 자한평생술업소 / 스스로 한탄하며 평생 술업에 멀리하여
不才沉屈理非虛 부재침굴리비허 / 부족하 재주 굽히고 있지만 리(理)는 비지 않았기에
休云白屋多愁緖 휴운백옥다수서 / 초가집에 근심 많다 말하지 않으며
却喜丹田保太初 각희단전보태초 / 반가움 물리치고 단전에 태초를 지키네.
淢淢滿堂琴琵響 역역만당금비향 / 빨리 빨리 집안 가득 비파소리 울리고
劬劬終日聖賢書 구구종일성현서 / 더욱 더욱 종일토록 성현의 글 읽으니
庭前寶樹今將茁 정전보수금장줄 / 집안의 인재들이 이제 싹을 틔우려
滄海應看老蚌如 창해응간노방여 / 창해를 응시하는 진주조개 같다네.
*자한 : 스스로 한탄하다 *술업 : 음양, 복서 따위의 술법에 종사하는 일. 대대로 전해지는 가업. *침굴 : 굽히고 있다 *휴운 : ~을 말하지 말하 *수서 : 근심 *백옥 :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초가집 *구구 : 고생하는 모양 *정전보수 : 사가보수(謝家寶樹)ㆍ보수생정(寶樹生庭) 이 두 마디의 말은 모두 ‘명망 있는 집안의 훌륭한 인재들’이라 뜻인데, ‘사가보수’는 진(晉)나라 사안(謝安)이 여러 자제들에게 “왜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자제가 출중하기를 바라는가?” 하고 묻자, 조카 사현(謝玄)이 “이것은 마치 지란(芝蘭)과 옥수(玉樹)가 자기 집 정원에서 자라나기를 바라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한 것에서 유래하였다. 《晉書 卷79 謝玄列傳)》 ‘보수생정’은 보배로운 나무 즉 인재들이 뜰에서 자라난다는 뜻이다. *노방 : 조개, 노인 老蚌生珠 후한(後漢)의 공융(孔融)이 위원장(韋元將)ㆍ위중장(韋中將) 형제를 만나보고 나서 그 부친에게 “늙은 조개 속에서 두 구슬이 나올 줄은 생각지도 못했소.[不意雙珠近出老蚌.]”라고 편지를 쓴 고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古今事文類聚 後集 卷5 人倫部 老蚌生珠》
拙韻呈朴友君善 李友子秀(졸운 정박우군선.이우자수)(3)
졸운을 박군선, 이자수에게 주다(3)
-君善(박군선) p34
老去堪嗟舊故踈 노거감차구고소 / 늙을수록 안타까운 게 옛정 멀어지는 것인데
謾隣松竹寄淸虛 만린송죽기청허 / 게으른 이웃이 송죽(죽간)에 청허(깨끗함)를 보내네.
信來明月思君際 신래명월사군제 / 편지 온 보름달에 자네를 생각하니
喜到寒梅報我初 희도한매보아초 / 반가운 겨울매화 나에게 처음 보답하네.
積雪凍天應閉戶 적설동천응폐호 / 눈 쌓인 겨울동안 문을 닫고서
閑燈永夜政看書 한등영야정간서 / 긴긴 밤 등불아래 바르게 글을 보며
三冬足矣須勞力 삼동족의수노력 / 겨울 석 달 모름지기 충분히 노력하면
吾輩工夫炳燭如 오배공부병촉여 / 우리들 공부는 밝은 촛불 같다네.
*노거 : 늙을수록 *감차 : 안타까워라 *구고 : 오래전부터의 연고 *청허 : 잡된 생각 없이 마음이 깨끗하다 *명월 : 밝은 달. 보름 *보아 : 보답하다. 보고하다 *병촉 : '병촉지명(炳燭之明)’ 늙어서 공부함은 저녁에 촛불을 밝힘과 같다. 진(晉)나라 평공(平公)이 사광(師曠)에게 묻기를, “내 나이 칠십이라 배우고자 해도 이미 늦은 듯하다.”라고 하니, 사광이 말하기를 “어찌 촛불을 밝히지 않습니까?……신은 들으니, ‘어려서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해가 돋아 오를 때의 햇빛과 같고, 장성하여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해가 중천에 오를 때의 햇빛과 같으며, 늙어서 학문을 좋아하는 것은 촛불을 밝혀 밝게 하는 것과 같다.’라고 하였습니다. 촛불을 밝혀 밝게하는 것이 어둠 속에 길을 가는 것과 어느 것이 낫겠습니까?〔何不炳燭乎……臣聞之少而好學 如日出之陽 長而好學 如日中之光 老而好學 如炳燭之明 炳燭之明 孰與昧行乎〕” 한 데서 온 말이다. 《說苑 建本》>
小詩贈朴君善(소시증박군선)
소시를 박군선에게 주다
-茅窩(김지익) p35
却愼暌離濶 각억규리활 / 멀어지는 이별 삼가 물리치면서
翻驚歲月催 번경세월최 / 세월의 재촉에 문득 놀라네.
黃山雲樹色 황산운수색 / 황산의 친구 얼굴
夜夜夢中來 야야몽중래 / 밤마다 꿈속에 찾아오네.
*박군선 : 황계(현 영동군) 안정동에 거주 *규리 : 이별하다. *번경 : 문득 놀라다 *운수 : 雲樹之懷 친구를 그리워하는 생각. 두보(杜甫)의 〈춘일억이백(春日憶李白)〉 시에 “위수 북쪽엔 봄 하늘에 우뚝 선 나무, 강 동쪽엔 저문 날 구름〔渭北春天樹 江東日暮雲〕” 한 데서 유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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