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수치 하이! 측정 불가능
변태현
제주도에만 오면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을 산행하게 되는데 이번이 네 번째이다. 어느 산행 길을 선택하든 백록담 까지 완주하면 총 아홉 시간가량 걸리는 높은 산이다.
첫 번째는 1994년 4월경에 세미나가 제주대학교에서 개최되어 아내와 같이 동행하였다. 70년대 때는 신혼여행이 주로 제주도이었는데 여의치 않아 부산으로 신혼 여행한 것이 늘 미안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되어 성판악에서 백록담(1950m)까지 산행을 했다.
두 번째는 동료들과 관음사에서 백록담까지 산행을 했다. 코스가 상당히 가팔라 상당히 힘이 들었으나 산행 길에 주목열매를 따 먹으면서 무난히 산행을 했다.
세 번째는 친구들과 15년 만에 재개방한 돈내코 탐방로로 산행하였다. 개방한지 얼마 되질 않아 숲들이 더욱 울창하였고 탁 트인 조망과 평원을 뒤돌아보면서 산행하는 재미가 솔솔 했다. 돈은 ‘돼지’, 내는 ‘하천’, 코는 ‘입구’를 나타내는 말로서 돼지가 내려와 옹달샘에서 목을 축이고 간다하여 돈내코라 했다. 정상은 입산 통제가 되어 남벽을 바라보며 영실탐방로로 지루하게 하산하였다.
네 번째 산행은 흥사단 단우들과 하게 되었다(2020. 9. 23) 어리목탐방로(어리목탐방로에서 윗세오름(1700m) 4.7km로 가고 있는데 창가에 비바람을 뿌리는 날씨에 기분이 영 움츠러 들었다. 차에서 내리니 세찬 비바람이 완전히 겨울날씨였다. 잘못 선택 했나 시내관광이나 할 걸 후회가 앞섰다.
등산차비 완전무장을 하고 산행 길을 따라 어느 정도 올라가니 비도 그치고 포근하여 다행이었다. 잠자리가 바뀌어 깊은 잠을 자지 못한 탓인지 자꾸만 뒤처지게 되어 동료들의 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주 있었다.
어리목 목교를 지나 사제비동산(1423m)까지 2.4km와 만세동산(1606m)0.8km을 지나 샘터(1.5km)에 다 달아 시원한 물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나니 기운이 돌아왔다. 다시 윗세오름 대피소를 향하여 걸음을 재촉하였다. 하늘은 너무 파랗고 남벽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어 여느 중국명산 못지않은데 한라산보다 중국산들이 더 알려져 있으니 그 원인이 뭘까?
13시30분경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하여 점심을 먹게 되었다. 주변을 맴도는 독수리들의 날개가 번들번들한 것을 보니 먹을 식량이 풍부한가보다.
백록담 길은 출입이 제한되어있어 우회전 하여 영실 탐방로(3.7km) 길을 택하였다. 남벽과 오백나한전을 보면서 자연의 숭고함에 다시 한 번 절을 올렸다.
조금 지나 산봉우리로 산허리로 구름이 자기 색시를 감추듯이 폭 덮어서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았다. 굽이굽이 돌아 나오는 길이 어찌나 지루한지 자꾸만 돌부리에 등산화가 부닥친다.
영실 휴게소에 왔어 허급지급 탄산음료를 단 숨에 다 마셨으나 계속 갈증이 가시질 않고 입안과 입술이 바삭바삭 말라 왜 이러지 하면서 좀 지나면 났겠지 생각하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지금 건강상태로는 술을 마시면 안 되는데 하면서도 단우들과 저녁 늦게까지 술을 주거니 받거니 했다. 오년 전에 심장 스텐트 다섯 개를 시술한 혹독한 경험이 있었는데도 아직 정신을 못 차렸나?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였다. 후유증이 설설 현실로 다가왔다. 몸무게가 2주 사이에 몸무게가 6kg이 빠지고 입안은 아무리 물을 마셔도 자꾸만 타 들어갔다.
하는 수없이 당뇨병 전문내과를 찾아갔다. 피검사와 당뇨를 측정하였는데 피검사에서는 수치가 정상인 배로 나타났고 당뇨 측정기에서는 ‘측정 불가능‘이라고 나타났다. 의사선생님이 “지금 바로 입원하여 인슐린 주사를 맞으세요. 큰 일 납니다.“라고 하였다.
병원 밖으로 나와 가만히 생각하니 이게 다 나의 업보로 주인 잘못만난 몸이 이렇게 개고생을 하며 값을 톡톡히 치르는구나 생각하니 긴 한 숨이 나왔다.
아내의 재촉으로 일단 집으로돌아왔다. “평생을 당뇨약과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데 어떡해요?” 고양이 앞에 쥐가 되어 처분만 기다렸다. “앞으로 무조건 내 시키는 대로 하세요”
2주간 간헐적 단식을 시작하여 허기를 달래며 생식과 영양제로 당뇨수치가 100이하로 내려가 다행히 목마름이 사라지고 정상 생활로 돌아왔다.
언제 돌발할지 모르는 건강의 시한폭탄을 안고 생활하게 되어 혹독한 값을 치ㄹ고 살아가게 되었다.(20201117)
첫댓글 1) 주제 를 명기하여 다음에 참고 합시다.
2) 원고 작성일자(예: 20201117)를 달아 두는 습관이 됩시다.
열심히 써 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부디 더욱 건강해지시길 바랍니다.
즐겁고 유익한 주말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