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현 교수님 PICK 노래와 책, 영화와 드라마를 알아볼까요?
1. 교수님께서 애창하시는 노래 3곡은?
난 새로운 노래들 잘 몰라요. 늘 어디가나 학창 시절부터 부르던 노래를 부르곤 해요. 이탈리아의 로돌포 팔보가 작곡한 <그 여자에게 내 말 전해 주게>(Dicitencello vuie)라든가, 조용필의 <허공>, 그리고 최성수의 <동행> 등을 자주 불러요. 모두가 연인이나 사랑에 대한 그리움 혹은 갈증 등을 하소연하듯 부르는 노래들인데, 학창 시절엔 그런 갈증이나 결핍 감정이 늘 있었나 봐요. 물론 지금도.
2. 교수님께서 추천하시는 책 3권은?
바로 생각나는 것은 <데미안>과 <죄와 벌> 같은 소설과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번역서) 등이에요. 학창 시절에 읽었던 <데미안>에서 나는 스스로를 소설 속의 싱클레어라고 늘 생각했어요. 뭔가 부족하고 불완전한 존재로서의 싱클레어는 늘 롤모델이랄까 멘토랄까... 보다 완성도 높은 존재인 데미안을 지향하지요. 일종의 성장통을 느끼게 해 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죄와 벌>은 지금 생각해도 무서워요. 소설에 몰입하면서 생겨났던 긴장과 공포감을 그때처럼 강하게 느낀 적이 없었거든요. 마지막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은 최근에 내가 번역한 책이에요. 레토릭에 대해 그렇게 잘 정리해 놓은 책을 본 적이 없어요. ‘스피치소통론’에서 주요 교재로도 쓰지만, 학부 학생들에게 꼭 읽어 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네요. 레토릭이란 “여러 가지 상징을 통한 효과적인 설득의 방법이나 수단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 혹은 그와 관련된 연구”라는 개념에서 레토릭의 역사와 이론을 종합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기 때문이에요.
3. 교수님께서 좋아하시는/추천하시는 영화와 드라마 3가지는?
요즘 학생들은 잘 모르겠지만, 내가 제일 많이 울었던 영화 중 하나는 아주 어린 학창 시절 <스잔나>라는 멜로영화였어요. 리칭이라는 여배우가 등장하는 홍콩영화였는데, 내용은 좀 유치할지 모르지만, 사랑과 질투와 연민이 범벅이 되어 당시 소년 소녀들을 많이 울렸던 영화였어요. 최근 영화로는 <1987>을 추천하고 싶네요. 거기엔 고 박종철군 고문치사사건을 특종 보도했던 나의 대학 동기 동아일보 윤상삼 기자(신방 4기)가 주요 인물로 등장하니까요. 드라마는 <나의 아저씨>를 들고 싶어요. 불우한 환경에서 거듭 어려움을 겪는 이지은(아이유)을 계속 보고 싶었나 봐요.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그녀를 돕는 박동훈(이선균)이 되어 가고 있었어요. 그런 아저씨가 되고 싶었나 봐요.
4. 교수님께서 즐겨보시는 유튜브 영상 혹은 채널은?
고정적으로 보는 유튜브는 따로 없어요. 심심할 때나 시간이 남아돌 때 가끔 이것저것 볼거리를 선택적으로 그냥 넘겨보는 정도예요. 특히 신기한 짧은 영상이나 주요 스포츠 장면을 보는 것을 좋아해요. 가끔 도움이 되는 주제를 다루는 유튜브 영상을 저장해서 시간이 날 때 보기도 하지요. 미디어 학자인데, 유튜브 이용과 관련해서는 아직 유린이에요.
5. 다시 태어나신다면 어느 직업을 하고 싶으신가요?
교수! 할 만해요. 그것도 연세대 교수 정도라면. 고3 때에는 한때 국문과를 가고 싶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시인이나 소설가와 같은 작가가 되고 싶은 꿈도 있었어요. 중고등학교 때 문예반에 적을 두고 있었던 탓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에 와서도 연세문학회 활동을 조금 했지요. 그런데 글을 쓰고 말을 하는 것은 작가만의 일은 아니지요. 교수도 기자도 글을 잘 쓰고 말도 잘 해야 해요. 모두가 소통, 커뮤니케이션이 전공인 직업들이지요. 다시 태어난다면 더 훌륭한 언론학자가 되고 싶어요. 우리 말과 글의 아름다움이나 다양한 표현력을 최대한 드러내는, 그런 좋은 글쓰기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되고 싶어요. 그건 ‘다시 태어나면...’이 아니라, 정년 후에라도 가능한 일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정년은 그냥 정해진 하나의 시점일 뿐 나의 인생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