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2년 홀독모임 선정책중 추천도서였던
가재가 노래하는곳
독토선정은 안되었지만 읽고 재미났던 책이었는데
(최근 넷플에 영화로 올라옴 22년 11월 개봉작~)
영화를 본계기로 다시천천히 읽어본^^
습지는 늪이 아니다. 습지는 빛의 공간이다. 물속에서 풀이 자라고 물이 하늘로 흐른다.
몇 달이 흘렀다. 남부의 겨울은 온화하게 다가와 슬며시 눌러앉는다. 담요처럼 포근한 햇살이 카야의 어깨를 감싸고 점점 더 깊은 습지로 유혹했다. 가끔 알 수 없는 밤의 소리가 들려오고 코앞에서 내리꽂힌 번개에 소스라쳐 놀랄 때도 있었지만, 카야가 비틀거리면 언제나 습지의 땅이 붙잡아주었다. 콕 집어 말할 수 없는 때가 오자 심장의 아픔이 모래에스며드는 바닷물처럼 스르르 스며들었다.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더 깊은 데로 파고들었다. 카야는 숨을 쉬는 촉촉한 흙에 가만히 손을 대었다. 그러자 습지가 카야의 어머니가 되었다.49p
"엄마가 떠난 건 용서해. 하지만 어째서 돌아오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왜 나를 버렸는지. 오빠는 기억 못 할지 모르지만, 엄마가 떠나고 나서나한테 암여우는 배를 곯거나 지독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새끼들을 버리고 간다고 했잖아. 어차피 죽을 운명이니까 그 새끼들은 죽지만 암여우는 살아서 상황이 나아지면 다시 번식한다고. 성체가 될 때까지 새끼를키울 수 있게 됐을 때 말이야.
그 후로 책을 아주 많이 읽었어. 대자연에, 저기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에서는 이렇게 잔인무도해 보이는 행위 덕분에 실제로 어미가 평생 키울수 있는 새끼의 수를 늘리고, 힘들 때 새끼를 버리는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전해져. 그렇게 계속 끝없이 이어지는 거야. 인간도 그래. 지금 우리한테 가혹해 보이는 일 덕분에 늪에 살던 태초의 인간이 생존할 수 있었던거라고.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여기 없을 거야. 아직도우리는 그런 유전자와 본능을 갖고 있어서 특정한 상황이 닥치면 발현되지.295p
일몰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석양은 굴절되고 반사되지만
결코 참되지 않다
어스름은 위장이라
발자취를 덮고 거짓말을 덮는다
어스름의 기만을 우리는 개의치 않는다
찬란한 색채를 보며
지평 아래로 해가 저물었다는 걸
깨닫지 못한 채
급기야 쓰라린 화상을 보고야 만다
일몰은 위장한 채
진실을 덮고 거짓을 덮는다
310p
영상미가 뛰어난 영화
밤이 내리자 테이트는 다시 판잣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호소에 다다랐을 때는 높은 캐노피 밑에서 발길을 멈추고 습지의 어두운 비원으로손짓해 부르는 수백 마리의 반딧불을 바라보았다. 저 멀리 깊은 곳, 가재들이 노래하는 곳으로455p
☆영상미가 너무좋은 영화지만
원작에서 작가의 표현력이 더 뛰어났던 작품
조류와 습지환경이 돋보였던 영화도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