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구이//최다원
소금을 두껍게 깐 프라이팬에
일키로의 통통하게 살찐 새우를
마구 쏟아 넣었다
투명한 뚜껑을 덜컹 덜컹 밀어 올리며
뜨겁다고 몸부림 친다
두 눈의 동공을 동그랑게 키우고
시선을 정지한 채
살다 보니 이런 날벼락이 왠 일이냐고
온 힘으로 말 한다
나즈막히 들려오는 가녀린 신음
가슴으로 전달되어 오는 아련한 애처러움에
그만 눈을 감아 사알짝 고개 돌리고
가만히 입술을 달삭였다
미안해
정말 미안해......
평화가 머물도록//최다원
뱃속엔 밥을 줄이고
머릿속엔 생각을 줄이고
마음속엔 욕심을 줄이며
입속에 말을 줄이고
손에는 일을 줄이고
대화엔 시비를 줄이고
일상엔 송사를 줄이라고 했다
선현들은
모두 줄이고
모두 덜어냄이 삶에 지혜라고
그것이 마음에 평화를 머물게 하는
지름길이라고 했으나
가장 어려움이 줄임 아니던가.
하나라도 더 소유하고 싶어 하고
더 이름을 얻고 싶어 하며
더 많은 권력을 탐함이
인간의 본능이라면 과언일까
모든 만물들이 스스로 덜어내는 들녘에서
마음에 채울 평화를 안아보며
가을을 만지고 있다
반역이다//최다원
어제는
이천 시립월전미술관
산수화전을 다녀왔다
가을은 너무나 익어 나뭇잎은 다 떨어지고
바람은 할일이 없다는 듯 입술을 꼭 다물고 고요했으며
호수에 담긴 물이 하늘을 안고
물비늘을 파닥였다
하늘은 파랗고 소슬바람이
나지막한 휘파람을 어디로 보낼까 망설이다
떨어진 낙엽을 이리저리 굴린다
무성하던 풀들이 다 누렇고
가지만 남은 앙상한 가지에 매달린 열매들의
눈동자가 발갛게 충혈 되었다
가부좌를 틀고 벽 가득 걸린
그림이 보내온 텔레파시가 폐부가득 긴 여운을 남긴다
새로움이라는 화두 아래 영혼을 부여잡고
개인마다 심혈을 다 해 창작한 붓질들이
오른쪽 뇌실 가득 채워져 두근거렸다
간절히 사모하고 매달리고
절규했을 영혼의 붓 맛들이 숨 쉰다
세상은 두 종류다
예술을 추구하며 작업하는 예술가와
그를 보고 즐기는 감상자들이 있다
우린 예술가다
세상을 맑게 그리고 밝게 정화해야 할 의무와
책무가 있다
영과 혼을 불 태워야 보답할 수 있는 세상의 요구에
다 태우고 다 불살라도 남는 영혼이 있다면
그는 반역이다
최다원(화가.시인)
개인전 13회 / 한국서예협회초대작가 / 한국문인화협회 초대작가
숭실대교육대학원 외래교수/(전)동방대학원대학교외래교수
강서구2015년예술인상 수상/한국문인협회 회원
시화집: 나에게 남겨진 사랑외 9권
cell phon: 010-3705-8300
email: maesun1@hanmail.net
http://blog.daum.net/dawon5(최다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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