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우아 방유룡 신부의 토착화 영성 사상
서강대학교 수도자대학원 신학원(1999) 이진숙
초록
본 연구는 그리스도교의 진리를 한국인의 심성에 맞게 제시하고자 노력한 무아(無 我) 방 유룡 신부의 토착화 영성 사상을 연구한 것이다.
방 신부는 동양문화를 배경으로 한 영적 가르침을 펼침으로써 동양인의 심성에 이미 주어진 하느님의 모상성을 찾고 그 문화 안에 그리스도교 영성이 뿌리내리도록 시도하였다.
방 신부는 완덕의 절정을 면형무아(鈍形無我)라는 영성으로 소개하였으며 그 과정을 점성(點,'生), 침묵(枕默) , 대월(對越)로 요약하였다 . 그리고 그는 성체 안에서 보여지는 하느님의 자기 비움의 상태인 무아의 단계에 이르는 길과 끓고 타는 사랑과 열정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단계에까지 이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정화와 간단없는 기도가 필요하다. 이것이 침묵과 대월의 생활이다. 또한, 침묵, 대월 , 완덕오계를 관통하는 점성정신은 무아 영성의 원체험인 면형의 그리스도께로 귀결되는 정신으로 써 무아 영성의 역동성을 실현시키는 내적 원리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본 연구는 방 신부의 신비 체험을 연구함으로써 그가 깊은 관상과 기도를 통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은총으로 말미암아 내적 눈이 열려 하느님을 대면하고 살았던 한국적 신비기였음을 드러내고자 한다. 방 신부는 전통적인 그리스 도교적 수덕적 방법론을 손상하지 않고 동양적 언어로 설명하였기에 그의 무아 영성은 토착화된 영 성이요 동시에 그것은 신비 체험에 깊이 관통되어있다.
이 연구를 위한 방법론으로 방 신부의 무아 영성의 신비적 요소들을 그리스도교 신비주의 특성을 정리하고 설명하고 있는 에블린 언더힐((Evien Underhill)의 방법과 비교하여 무아 영성의 신비주의적 요소들을 정리하고, 하느님과의 합일에 이르는 신비적 여정을 명료하고 체계적으로 나누어 설명한 그녀의 방법에 따라 방 신부의 무아 영성의 신비적 여정을 비교 연구한다.
본 논문의 구조는 다음과 같다.
1부에서는 방 신부가 한국적 신비가였으며 그의 영성이 토착화된 영성이었다는 점을 입증하기 위하여 그의 인물과 신앙의 배경, 영성과 사상의 특성들을 살펴보았다. 방 신부의 독특하고 고유한 수도 용어들은 동양 문화유산에 뿌리를 둠으로써 동양적이
면서도 동시에 그리스도교적인 인간이해 뿐만 아니라 성서적이며 교의 적인 근거를 지니고 있음이 그의 영성에서 드러나고 그 결과 그가 한국적 신비가요 시인의 면모가 입증될 것이다.
방 신부의 가르침의 핵심은 인간의 무명(無明)을 헤치고 천성(天性)과 천명(天命)을 따라 살고자 노력하는 동양의 수덕관을 전수받아 존재함이 곧 삶이 되게 한다는 것이다. 이는 영성 생활 안에서 영과 육의 이원론을 극복하고 ' 일상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 ' 하며 살아가는 ' 일상의 성화'로 이르게 한다.
그리스도교의 신비주의를 일상적 그리스도인들의 삶의 심화라고 보편적으로 정의한 다. 신비주의를 폭넓고 체계적으로 연구한 영국의 학자 에블린 언더힐 역시 신비주의 를 그리스도인들의 신·망·애 삼덕을 증폭시켜주는 삶의 한 형태이며 신비가들은 하느 님을 사랑한 나머지 애덕 실천을 고도의 실험적 성격을 취하며 자신의 전 존재를 신 에게 봉헌하는 사라고 정의한다.
2부에서는 방 신부의 핵심적인 무아 영성의 신비적 요소에 관한 연구로써 그리스도교 의 신비주의 특성을 다섯 가지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는 언더힐의 방법과 비교하여 무아 영성의 신비주의적 요소들을 살펴보고 하느님과의 합일에 이르는 신비적 여정을 네 단계로 명료하고 체계적으로 나누어 설명한 그녀의 방법에 따라 방 신부의 무아영 성의 신비적 여정을 비교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