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화공‧섬유 분과 윤웅찬
효율적인 올레드를 얻기 위해서는 발광 엑시톤 생성 시에, 들뜬 일중항(S1)상태보다 1;3의 비율로 우세하게 생성되는 들뜬 삼중항 상태 T1을 발광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들뜬 삼중항 T1 에너지를 전기 발광으로 전환 시켜 효율적인 유기 올레드 계를 얻을 수 있는, 또 다른 메커니즘인 효율적인 열활성 지연 형광(Thermally Activated Delayed Fluorescence, TADF) 과정을 이용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매우 효율적인 TADF를 나타내는 유기 발광 계는 충분히 작은, 단일항 상태와 삼중항 상태 사이의 들뜬 에너지차이()의 도움으로<그림 1>, 삼중항 T1 상태가 들뜬 상태 단일항 S1 상태로 빠른 스핀 전환되어 T1 에너지는 들뜬 상태 S1을 거쳐 형광으로 얻어진다. TADF 과정은 여러 차례의 S1으로부터 T1으로의 계간전이(ISC: intersystem crossing), 그리고 역으로 T1으로부터 S1으로의 역계간전이(RISC: reverse intersystem crossing) 과정을 거쳐 일어난다. TADF 과정을 이용하면 전기에너지로 생성된 올레드의 삼중항 스핀 엑시톤들을 S1을 통해 효율적인 발광으로 수확할 수 있게 된다. 더욱이 TADF을 이용한 삼중항 엑시톤의 수확은 이리듐이나 백금과 같은 고가의 희유금속을 포함하는 인광 물질의 사용이 필요하지 않아서 분자 디자인과 개발에 훨씬 더 많은 선택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TADF 발광체는 다음 세대의 올레드를 얻기 위한 중요 물질로 등장하고 있다.
<그림 1> TADF 과정을 거치지 않는 분자(왼쪽)의 에너지 상태와 TADF 과정을 거치는 분자(오른쪽)에서의 에너지 상태 도식
효율적인 TADF를 나타내는 분자를 얻기 위한 물질 디자인의 기본은 작은 를 가지게 하는 것이다. 에너지 차이 는 교환 적분 J 에 의해 결정되며 두 전자 사이에 나타나는 쿨롱 반발로 예상되는 것으로 HOMO(highest occupied molecular orbital)와 LUMO(lowest unoccupied molecular orbital)의 전자 분포가 공간적으로 서로 분리되어 있으면, 쿨롱 반발이 감소되고 두 상태 사이의 에너지 차이 도 적어지게 된다. 분자에서 HOMO와 LUMO를 공간적으로 분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HOMO와 LUMO가 전하 이동형(CT-type) 들뜬 상태를 형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전자 주개(D) 부위와 전자 받개(A) 부위가 같은 분자 내에 동시에 존재하면 HOMO는 전자 주개(D) 부위에 그리고 LUMO는 전자 받개(A) 부위에 강하게 분포하게 되며, 이 분자는 들뜬 상태에서 D 부위에 있던 전자가 A 부위에 전달되어 두 스핀 상태는 전하이동(CT) 형의 들뜬상태가 된다. 더욱이 분자 내 HOMO와 LUMO 사이의 겹침적분을 줄이기 위해 D 부위 단위 면과 A 부위 단위 면 사이의 양면각(dihedral angle)을 증가시키거나 D와 A 단위 사이에 간격띄우개 단위(spacer unit)를 도입하여 π-conjugate를 끊어 주기도 한다.
2016년 일본의 Hatakeyama 등은 π-conjugate 계에 전자 주개 질소 원자와 전자 받개 역할을 하는 붕소 원자를 동시에 존재하게 하여, 다중 공명 효과(multiple resonance effect)라 불리는 전략적 방법을 이용하여 작은 에너지 차이 (~0.20eV)를 가지고 효율적인 TADF를 나타내는 DABNA 유도체들을 성공적으로 얻었다. 더욱이 DABNA 분자들은 접합(fused) π-고리구조를 가지고 있어 분자의 구조적 이완으로부터 오는 분자 진동 이완을 억제하여 통상적인 TADF 물질들의 스펙트럼 폭 넓이 (~100 nm)보다 매우 좁은 (<30 nm) 발광 스펙트럼 폭을 가진다.
TADF 분자들을 기반으로 한 디바이스 개발 연구 결과, 내부 전기 발광 양자 수율이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거의 100% TADF-OLED가 달성되고, 현재 TADF-OLED는 형광에 기반한 올레드 ”제1세대-올레드“ 그리고 상온에서의 인광을 이용한 제2세대-올레드에 이어 ”제3세대-올레드“로 인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