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6일, 괴산군수 관사에서 드디어 숲속작은책방 10주년 특별기획, 팝업북 전시가 시작되었습니다.
큰 주제가 "자연과 생명을 노래하는" 것이니 만큼 책방 목수님이 직접 제작한 숲과 동물, 생명의 숲 포토존을 세웠어요.
100년 넘은 오래된 기억을 간직한 옛집, 긴 시간동안 잠들어있던 공간이 화려한 팝업 북소리로 기지개를 키며 깨어납니다.
작은도서관을 열고 팝업북 콜렉터로 살아온지 20여 년.
그동안 책방 유리장 안에 고이 잠들어 있던 책들 역시 옛집의 기운을 빌어 깨어나 독자들에게 가닿게 되었어요.
팝업북은 만지면 만질수록 망가지는 걸 피할 수 없지만, 그래도 최대한 직접 페이지를 열어보고 만져보고 느껴볼 수 있도록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전시대 하나도 단순하게 만들지 않고 책방의 스토리를 담아 책방지기 목수님이 정성껏 만들었지요.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 팝업과 숫자 팝업을 책방 고양이 나비와 공주 얼굴에 붙여 놓아 친근감을 느끼고 놀이하며 경험할 수 있게 했습니다. 거실 공간에는 자유롭게 열어볼 수 있는 팝업북과 그림책들을 배치하여 배고픈 애벌레 책상에 앉아 마음껏 책을 볼 수 있게 했고요.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레베카의 작은 극장>입니다. 동명의 책을 우물 형태의 터널북으로 만들어 깊숙히 입체감을 느끼며 볼 수 있게 했고요, <12시 정각>이라는 사랑스러운 책은 책 한 권 전체를 해체해 15장면의 터널북으로 재구성했습니다. 조명이 없는 관사 안 어둑한 방이라 각각의 책을 연결하는 미니 전구를 달아 한 장면 한 장면 집중하여 관람할 수 있게 했어요. 그리고 책의 내용을 번역해 설명을 달아 두었습니다.
팝업 전시장 안에는 작은 방 한 칸을 "작가의 방"으로 꾸몄는데요, 차은실 그림책 작가가 <집을 지었어>를 메인으로 해 공간을 꾸며주었습니다.
<집을 지었어> <우리 같이> <무슨 일이지?> <잠깐만 기다려> 등 차은실 작가의 그림책은 모두 생명있는 것들이 한데 어울려 살아가는 다정한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작가의 방 역시 그냥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퍼즐 상자를 만들어 직접 이리저리 옮겨 보며 그림을 맞춰볼 수 있도록 놀이와 체험이 있는 방입니다. 전시가 한적할 때면 이 방에 앉아 조용히 그림책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겠죠?
전시 오프닝 손님으로는 특별히 청주 신송초등학교 학생 27명이 단체 관람을 와주었습니다.
10시에 도착해 스토리텔러의 안내로 전시를 살펴보고 팝업북 만들기 체험도 했어요.
체험까지 마치고 나면 마당을 자유롭게 뛰놀며 사진도 찍고 단체 관람 때 일일이 보지 못한 책들을 돌아다니며 봤는데요, 어린이들 모두 너무나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활짝 웃어주었습니다.
생명의 숲 포토존 사이사이에 들어가 앉거나 서서 함께 사진을 찍으니 정말 이 전시의 주요 주제인, 사람과 자연이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에 대한 꿈을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팝업 전시장의 깜짝 포인트는 <해리 포터> 전시실입니다.
해리 포터의 등장 배경들이 모두 모여있는 거대한 팝업북을 펼치고 호그와트 학교 교복과 목도리, 검은 안경과 기숙사 모자를 배치해 두었어요. 누구나 해리 포터가 되어 악에 맞서는 꿈을 꿔볼 수 있겠네요.
이 전시를 위해서 한 달 전에는 '팝업북 스토리텔러' 교육을 했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16명의 스토리텔러들이 한 달 동안 전시장 도슨트가 되어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신기한 팝업북 세상을 안내해드릴 거예요.
이렇게 말이죠....
매일매일 전시장에는 그날의 도슨트가 자리를 지키고 전시 해설도 해주고, 원하는 이들은 간단한 상설 체험도 해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간단한 팝업 카드는 5,000원. 팝업북은 1만원을 내면 팝업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는 재미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집에서 혼자 만들어볼 수 있도록 만들기 키트도 판매하고 있으니 용기내어 팝업북 체험에 도전해보시길요!
전시는 5월25일까지 계속됩니다. 일반 전시는 오후 1:00-5:00까지. 개인 관람은 무료입니다.
오전에는 유료 체험 프로그램으로 사전 예약한 단체 관람만 받고 있고요
(도슨트 전시 해설에 이어 체험 내용에 따라 10,000-15,000원 체험비를 선택할 수 있어요).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토, 일요일도 열고 있으니 5월 한 달 동안 팝업북 월드에 푹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사진:김주영 느린손 스튜디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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