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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복지요결 수업 전, 실습생 전체가 모모카페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이주희 선생님께서 사장님께서는 사회사업가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시다고 소개하셨습니다. 복지관 활동으로서 동아리 모임, 전시 등 공간이 필요할 때 모모카페에서 기꺼이 공간을 내어주셨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사장님께서는 내내 선한 미소를 띄우시며, 오늘이나 내일 중에 빙수 먹으러 오라고 하셨습니다. 기꺼이 내어주시는 그 마음이 놀랍고 감사합니다. 내일 점심 먹고 들려야겠습니다.
오늘 아동기획단을 만나기 전, 아이들과 바자회 팻말을 만들 상자를 사용하기 좋은 크기로 잘랐습니다. 간판처럼 제목을 쭉 쓸 수 있는 기다란 보드, 아이들이 들고 다니면서 홍보할 수 있을 만한 정사각형 크기의 보드, 아이들이 직접 쓴 가사를 적을 수 있을 크기의 보드 등 서연 선생님과 다양하게 준비해보았습니다. 아직은 갈색빛 뿐인 상자 보드 위에 아이들이 형형색색 꾸밀 상상을 하니 무척 설렜습니다.
또 창고에서 신림동 슈퍼바이저 선생님이신 김별 선생님과 박은희 선생님께서 후원받은 신발들을 분류하고 계셨습니다. 후원 받은 수많은 신발들 중 이번 바자회에 내놓을 만한 것들과 그렇지 않은 것들을 분류해보았습니다. 다양한 디자인의 구두들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구별하기 애매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정도 하다보니 감이 생긴 것 같습니다. 굽 높은 구두들 사이 희귀했던 플랫슈즈, 강렬하지 않고 무난한 색상의 신발, 계절에 맞는 신발이 대표적입니다.
오늘은 수민이가 못 오는 날입니다. 서연 선생님과 15분 전에 도착했는데 건이가 먼저 도착해있었습니다. 혼자 얼마나 기다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는 저희가 조금 더 일찍 와봐도 될 것 같습니다. 건이는 주말 동안 바자회를 위해 직접 만들었던 핸드폰 게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선생님 보세요? 이 게임은요, 기본 버전도 있고 '참 어려운 버전'도 있어요. 레벨 5를 넘는 사람을 볼 수 없을 겁니다. 한 게임당 100원 정도로 하고, 만약 버그가 있다면 무료로 기회를 주기로 하는 거예요." 건이의 계획은 바자회 손님에게 게임 참가비 100원을 받고, 게임 성공 시 상품은 ‘우리들의 박수’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정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건이의 초롱초롱하고 기대에 찬 눈빛을 보자니 이에 대해선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곧이어 희서 현서 라희까지. 아이들이 다 모이자, 오늘 해야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날씨를 이유로 바자회가 8월 5일, 주민센터 앞, 3시에서 7시까지로 바뀌었다고 공지했습니다. 그러자 건이가 심각한 표정으로 "쌤, 저 8월 5일에 안되는데요. 성경학교 가요. 일요일에 가서 월요일에 와요. 6시까지예요. 6시는 저희 집이 아니라 교회에서 끝난다는 말입니다. 30분도 못할 수 있어요. 바자회에 오락실이 없어질 수 있습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에너자이저 건이가 빠진다니. 수박수영장 메인보컬 건이가 빠진다니.. 어렵게 잡힌 바자회 일정이 또 다시 바뀔 확률은 너무 낮았지만 건이가 못 오는 건 저도 받아드릴 수 없었습니다. 우선 일정을 다시 조율해보고 알려주겠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오늘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어서 말해보았습니다. 역할을 정확히 갖기 위해서 기획단 업무분담표를 만들어보자고 말했습니다. 희서와 현서가 펜을 들고 종이에 바자회 담당, 수박 수영장 담당을 쓰려고 하다, "근데 우리 무슨 역할이 있을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자." 라고 희서가 똑똑하게 말했습니다. 바자회 팻말 만드는 사람, 포스터 붙이러 다니는 사람, 사회보는 사람, 서빙하는 사람 등등 우선은 쭉 써보았습니다. 놀이 진행을 어떻게 할지 정하지 못해 역할이 애매해진 걸 본 희서가 "흠.. 전통 놀이를 뭐 어떻게 할지를 빨리 정해야하긴 하겠네요." 라고 이야기 해주었습니다. 참 든든합니다. 내일은 전통 놀이를 집중해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초안으로 적어본 역할 종류들에 맞게 각자 하고 싶은 역할 혹은 추천하고 싶은 친구를 이야기하기로 해보았습니다. 라희가 '만들기'라는 단어를 보더니 "어? 그거는 현서언니가 잘 할 것 같은데. 왜냐면 언니가 바자회 홍보 포스터도 만들었잖아요"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걸 먼저 차지하려고 하기 보다도 더 어울릴 것 같은 사람을 생각해주는 라희의 모습이 기특하고 사랑스러웠습니다.
또 오늘 못 온 수민이를 위해 수민이가 원할만 한 역할도 생각해서 고르자고 이야기 했습니다. '사회' 라는 단어에 사회자를 보기로 했던 희서가 자신의 이름을 적었습니다. 그러자 현서도 "어? 저도 사회 보고 싶어요." 라고 했습니다. "사회를 둘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처음에는 희서가 하다가 희서가 소리동화 때는 현서가 하고." "아 맞다 맞다 선생님! 수민 언니도 사회 보고 싶어할 거예요. 수민언니가 작년에 소리동화 할 때 사회 했거든요. 사회 하고 싶어 할 거예요." 저는 현서가 본인도 하고 싶은데 수민이도 하고 싶어할 것 같아서 '어떡하지, 그냥 적으면 안되나?'라고 이야기 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냥 수민이가 사회 보고 싶어 할 거라는 말에서 끝난 것이 놀랐습니다. 표정도 고민되는 표정이기 보다는 정말 잊고 있던 사실을 기억했을 때의 표정일 뿐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음 그러면, 일단 전통 놀이도 정하고 수민이 오면 나중에 정하기로 하죠. 우선 제 이름 적었으니까 괄호는 안 닫을게요." 희서의 대처 능력도 놀라웠습니다. 넌 이거 해라 이렇게 해라, 정해주지 않고 나중에 같이 의논하자고 이야기 하며 괄호를 열어두었습니다. 현서와 희서가 상상 이상으로 협동 능력이 뛰어나고 배려심이 깊은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으로 빠르게 바자회 팻말을 만들자고 했습니다. 각자 박스를 하나씩 들고 뭘 적을지 고민했습니다. 라희는 기다란 보드를 선택하여 바자회 이름을 적기로 했습니다. 현서는 바자회 상품 목록을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상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인형 말고 뭐있지. 라희야 너 뭐 가져 올거야?" "나는 보드게임 가져올거야. 우리집에 가져올거 되게 많아. 다 가져 갈거야." "말랑이랑 팝잇 가져가자. 그거 이제 애들이 안 가지고 놀더라. 그래도 싸게 팔면 팔릴거야." "저는 가져갈게 없습니다. 그래서 오락실을 열어야 해요." 아이들 각자의 상황들이 각자의 캐릭터에 맞아서 웃기고 귀엽습니다.
건이는 작사한 곡을 쓰기로 했습니다. 또 다시 노래를 신나게 흥얼거리며 보드를 꾸몄습니다. 아이들에게 너희들이 만든 노래가 선생님들 사이에서 엄청나게 큰 인기가 있었다고 다들 천재라고 했다고 말해주자 4명의 아이들 모두 입꼬리가 씰룩씰룩 했습니다.
희서는 꼭 그리고 싶은 최애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있다고 했습니다. "정말 아무거나 그려도 돼죠?" 라고 되차 묻더니 정말 열심히 그렸습니다. 완성된 그림은 엄청났습니다. 그림 실력이 이렇게나 뛰어난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 캐릭터의 대사로 우리가 바자회를 하게 된 배경을 써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안녕하세요... 흠.. 우연찮게 지나시는.. 여러분?" 말 하나 하나를 함께 신중히 고민했습니다. 알록달록 글씨가 아니라 검은 싸인펜으로 적은 글씨지만 가장 예쁜 팻말이 된 것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우연찮게 지나가시는 여러분? 저희는 신림동 아동기획단입니다. 저희가 오늘 벼룩시장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 물건들은 저희가 아끼던 물건들인데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의 물건들이지만 오늘은 특별한 이유로 인해 적은 값에 내놓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어르신들과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자 바자회를 열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물건과 마음을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 그림들은 눈이 심심하실까봐 준비했습니다.
- 수박수영장 아동기획단 일동 -"
팻말들을 각자 하나씩 만든 후 후다닥 뒷정리를 하고, 포스터를 붙이러 나왔습니다. 오늘은 월드비젼 교회를 다니는 수민이가 같이 있진 않았지만 아이들끼리도 교목실에 하나 둘 들어가 홍보물 부착을 부탁드렸습니다. 아이들이 항상 친절하신 목사님께 여러 이야기를 하느라 잠시 홍보물이 뒷전이 되긴 했었습니다. 한두 장만 드려야 하는데 홍보물 묶음 전체를 다 드려 목사님들께서 몇 층에 몇 개씩 부착하자고 그 잠깐 사이 상의하시기도 했습니다. 아차 싶어 저희가 상황을 정확히 말씀드렸습니다. 아이들의 방문을 언제나 환영해주시고, 어떠한 부탁에도 들어주시려는 교회 선생님들께 감사했습니다.
교회를 나와서 새들경로당에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건이가 단골이라던 만두집도 소개받고 저번에 들어가 본 부동산도 알려주었습니다. 오늘은 포스터가 아직 안 붙은 '까치 김밥집'에 다 같이 들려 바자회에 대해 설명드리고 포스터를 한 장 드리고 나왔습니다. 경로당에 도착하자, 저번에 한 번 와 본 아이들은 익숙한듯 "어르신~~"하며 후다닥 달려 들어갔습니다. 아이들 덕에 어르신들의 환한 미소를 또다시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건이는 포옹 인사를 시작했고, 라희는 바자회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현서는 라희의 말에 덧붙이며 설명했고, 희서는 어디다 붙일지 두리번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회장님도 환히 반겨주셨지만, 저번에 옥상 밭도 보여주시고 주방 일도 도우신다는 어르신께서 정말 환영해주셔서 기억에 남습니다. 다음에 또 찾아뵈면 성함을 꼭 받아와야겠습니다.
경로당에 나올 때쯤 바자회 일정이 5일에서 2일로, 장소는 다시 새들 놀이터로 변경되었다는 소식을 받았습니다. 포스터를 다시 떼러 출동해야했습니다. 라희는 이미 경로당에서 어머님과 함께 귀가했고, 희서 현서 건이만 남았었습니다. 그래서 남은 아이들에게도 변경 소식을 전하고 이제 집에 가도 된다고 말해주었습니다. 그러자 현서가 "근데 여기 저희 집 바로 앞이에요. 그냥 저희도 떼고 갈게요."라고 했습니다. 까치 김밥집에 다시 가서 말씀을 드리고 포스터를 떼왔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아이들이 힘이 빠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포스터를 떼는 걸 직접 보니 좌절감이 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건이는 희망차고 설렘 가득했던 노래를 또 순발력있게 현재 상황에 맞는 다소 슬픈 가사로 바꿔 불렀습니다. ’어쩔 수 없지만 놀이터 가서 누가 빨리 찾나 보자‘를 시전해보았지만 이제 고학년인 아이들은 뛰지 않았습니다..🥲
놀이터에 3개, 부동산에 하나, 편의점에 하나, 이디아에 하나. 마을 선생님 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포스터를 떼었습니다. 이제 아이들과 포옹인사를 하며 해산하고, 서연선생님과 마지막으로 주민센터에 들려 포스터를 수거했습니다.
3. 실습 일정 평가
1) 배운 점
복지요결을 함께 읽으며 형식과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형식에 따라 달리 보입니다. 같은 내용이어도 잘 갖춰진 형식은 독자에게 더 전달력 있고 핵심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반면 정리가 안 된 형식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읽기 편한 글은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어보고 좋은 형식을 배우고 그 형식대로 작성해보며 훈련해야 합니다. 저도 그간 실습일지를 작성하며 형식을 더 예쁘게 가꾸고 싶어 계속해서 수정하곤 했습니다. 카페 게시판도 익숙치 않고 이야기체도 익숙치 않아 아직도 어렵습니다. 선행연구와 동료들의 일지를 꾸준히 읽어 보며 좋은 글의 형식에 대해 성찰해봐야겠습니다.
말의 방식도 중요합니다. 당사자에게 부탁과 설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같은 내용이어도 이렇게 말씀드렸을 땐 협조가 잘 되지 않았지만 저렇게 말씀드려보았을 땐 적극적인 태도로 다가와주실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도 실습 3일차, 아동기획단 아이들과 경로당에 인사 갔을 때 말의 방식, 전달하는 방식에 따른 효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2) 보완점
지난 아동기획단 회의 때, 오랜 시간에 걸쳐 아이들이 바자회 이름을 정했습니다.('수마일을 부탁해' = 수박수영장 + 여름아 부탁해) 그러나 여름아 부탁해 팀이 '마을 선생님'으로 바뀌기도 했고, 바자회라는 정보가 더 나타났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에 '어린이 벼룩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오늘 아이들이 어느새 바뀌어져 있는 바자회 이름에 당황스러워 했습니다. 그래도 금방 그 마음을 잊고 다시 활동에 집중해주긴 했습니다. 이 모습을 보니, 당사자가 알아서 하게 하라는 복지요결 보다도 우리 아이들이 더 엄격하다는 웃픈 감정이 들며 땀이 삐질 흘렀습니다. 아이들 몰래 알아서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오늘 3~40분 정도 잠깐 밖에 돌아다니긴 했지만 아이들이 금세 지쳐했습니다. 물론 날이 덥기도 했지만, 멋지게 만든 포스터를 동네 어른들께 칭찬받고 자랑스럽게 홍보하며 붙이러 다니는게 아니라 홍보지를 떼야된다는 걸 알게 되고 기운이 스르륵 빠졌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의 지친 모습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오늘 같이 바쁘게 준비하고, 다른 팀처럼 놀 시간도 갖지 못했는데 좌절감으로 마무리 된 것 같아 미안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성취감을 잔뜩 줄 수 있는 활동을 꼭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노래 만들기처럼 창의적이고 '완성'의 느낌이 나는..
2) 슈퍼비전 요청 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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