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충격
박선희
저자소개: 김화영
문학 평론가. 번역가. 서울대학교 불문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학교 불문과 교수로 30여년 재직 후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바람을 담은 집」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섬」 「김화영의 알제리 기행」 「어린왕자를 찾아서」 「소설의 숲에서 길을 묻다」 등 10여 권의 저서와 「내 생애의 아이들」 「섬」 「걷기 예찬」 등 90여 권의 번역서가 있다.
줄거리: 자유와 행복을 향해 내딛는 젊음의 외침이 청춘이다.
행복은 습관이 아니라 충격이다. 행복은 우리의 의무다.
떠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떠나는 것은 두렵다. 그러나 떠난다는 것은 최초의 욕망이다.
움직이고 있는 동안에도 정착하고 있는 사람들은 집에 두고 온 일거리들을 생각해내고 마음 무거워하는 이들이 있다.
행복한 사람들, 행복해진 사람들이 서로서로 웃고 손짓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복을 누려야 한다. 우리는 또 다른 행복을 찾아 떠난다. 행복한 사람이 늙지 않고 잠겨 있는 곳이 될 여행지의 추억, 다 같은 추억을 125분의 1초 만에 저장한다. 모든 우연을 배제하고 필연 속으로 안내하는 여행사. 모든 것을 예정대로 일정대로 소화하는 여행, 그런 여행이 아니라 여행은 ‘스타카토’로 때로는 ‘레가토’로 하는 건 어떨까?
노트르암 드 라 가르드 사원, 코르니슈 해안, 카리르루애, 그리고 쇼세르팽에서 만난 모래사장의 별, 마리테레즈의 바닷가, 칸교외의 망들리유, 카시의 협로로 걸어서 도착하는 칼랑크…….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방에 던져져서 길 잃고 헤매고 구경하고 놀라고 걷고 돌아다닌다. 광장의 분수의 돌 위에 걸터앉아 지나는 사람들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한가함이 좋다. 저무는 오후와 함께 떨어지는 은빛 햇살 속에서 모든 것은 침묵으로 돌아가고 있다. 헤어짐의 가벼운 슬픔을 감미롭게 음미한다. 사라지는 사람들의 영원히 다시 못 볼 뒷모습을 바라본다.
나는 행복 위에 걸터앉아 창밖으로 남의 풍경을 구경하며 휴식한다. 월화수목금토로 이어지는 행복.
“진정으로 현명한 사람은 자신의 행복을 알리지 않는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처럼.
책 감상: 행복의 충격이라니 제목에 끌려서 책을 먼저 집어 들었다.
저자의 아름다운 청춘의 감성이 전해져 온다. 지중해로 떠나고 싶다. 지중해가 아니더라도 가까운 바닷가에라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월의 마지막 밤을 동해의 바닷가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보냈다.
이것이 바로 행복의 충격을 받은 것이리라.
충격 그 후 포근함으로 행복이 찾아오리니.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매일 저녁이면 And it was good!”이라고 하신 아름다운 땅에서 「바벨탑」 사건 이후 각기 모국어에 갇힌 슬픔이 있다. 내게는 그 슬픔이 더 크다.
언어가 하나이고 국경이 없이 어디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저자와 함께 떠나는 청춘의 고향 프랑스의 엑상 프로방스, 이탈리아 로마, 토스카나, 베네치아 등 떠나고 싶다. 어머니의 탯줄로부터 떠났으니 자꾸 떠나고 싶은 걸까?
사진첩이나 화집 같은 곳에 들어앉은 나를 보는 즐거움을 갖고 싶다. 내가 들어 있는 풍경을 소유하기 위하여 바쁘게 사진 한 장 남기고 버스에 오르고 떠나야 하는 이동식 행복도 좋지만,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한 풍경 속에 놓여진 자신을 보고 싶다.
행복과 건배를!
토론
▣ 행복이란?
▣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