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던 동네 시골 마을은 지금 기억으로 초등학교 졸업 즈음 전깃불을 밝히게 된 것 같다 그때 그 순간 온 동네 여기저기서 환호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 볼 때면 온 세상에 빛이 들어와 밝혀준 것 같다
초등학교 다닐 적에는 등잔 대에 호롱불을 올려놓고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한다 등잔불 그 시대에는 가족 모두가 밤이 되면 저녁상을 물리고 등잔불 밑에서 생활하며 공부하고 독서도 한다 또 우리의 어머니들도 낮에는 밭에 나가 일하고 밤에는 등잔불 밑에 앉아 바느질한다
어느 날 나는 등잔불 밑에서 심청전, 콩쥐 팥쥐를 읽으며 콩쥐가 팥쥐의 어머니 계모에게 구박을 당하는 내용을 읽다가 감정에 격한 나머지 혼자서 훌쩍훌쩍 울었다.
어머니가 “누가 뭐라 하더나 갑자기 와 우나”라고 했다
나는 민망해서 옆으로 돌아보니 동생들은 쿨쿨 자고 있고 어머니가 바느질하며 한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때는 호롱불이 전기처럼 밝은 것이 아니어서 민망함을 감출 수 가 있는것 같았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하면서 눈물을 훔치고 있는데 호롱불이 사르르 꺼졌다 기름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기름을 가지러 갔는데 기름통이 텅 비었단다 그래서 대체 기름으로 참기름 들기름 동원하여 불 밝혀 주었다
사전을 찾아보면 호롱불은 기름 램프 다 하여 기름을 부어 한 지,솜, 삼 으로 만든 심지로 한단다. 燈檠(등경)은 촛대와 비슷하며 등잔을 고정하는 물건 비슷한 말로는 등잔걸이다 놋, 철, 나무로 만들었다 등잔을 등경에 올리면 등 경 불 이 되는 것이란다
燈下 不明 등잔 아래가 밝지 못하다는 뜻이다. 속담에 등잔 밑이 어둡다는 뜻이다.
가까이에 있는 물건이나 사람을 잘 찾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어느 날 아버지,어머니가 심부름을 시킬 때 물건을 못 찾아 헤맬 때면 “아이고 야야 등잔 밑이 어둡다 “한다 그때 그 시절에는 등잔 밑이 어두워도 불편한 줄 모르고 살았다 처음부터 등잔불을 사용하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어느 날 어머니가 절에 가서 사용한 양초를 가지고 왔다 촛불을 켜놓으니 지금 사용하는 전깃불 보다는 약하지만 등잔 대에 있는
호롱불 보다 강한빛 을 내 뿜으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철철 녹아내린다. 등잔불 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진화한 것이다
등잔불을 보면 그 옛날 할머니의 구수한 얘기가 생각난다 옛날에 호랑이 담배 물었다는 얘기
지금은 화장실이 신세대 건축이라 전깃불도 LED 로 진화되어 호텔과도 갔다.
시골에서는 화장실을 변소 통시 라 했다 변소 가노라면 몽달귀신 나온다고 하여 무서워 어두 컴컴한 시골에서는 맘대로 등잔불 없이는 불편했다 옹기종기 호롱불 앞에서 모인 올망졸망 한 다섯 남매는 졸음이 오는데도 눈은 끔뻑이며 할머니의 얘깃거리에 귀를 쫑긋 세워서 듣고 앉아있다 시골 에서는 친구들이 너, 댓 명 모여서 추운 겨울 긴 밤 엔 간식거리로 군고구마를 먹으며
공포를 조성하는 공동묘지 도깨비 얘기들 한다. 무서워 몸을 움츠리고 모두 옹기종기 등잔불 밑에 앉아 아랫목을 차지한다.
전기가 들어오고 LED 세상이 되어버린 요즘 시대 에서는 그옛날 호롱불 등잔불 등경불 빛은 추억으로만 남아있으며 과거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전래동화에 나오는 도구일 뿐인것 같다
기억 해주는 이 없다 등잔불은 제역할을 다한듯 하다 강렬한 빛은 아니지만 아련한 빛을 내어 분위기를 연출 내는 빛이기도 하다 신혼방에 화촉을 밝히라고 비춰주는 빛이기도 하다 그렇게 이루어진 역사가 나를 이 세상에 태어나도록 도와준 것이 등잔불 혹은 호롱불이기도 하다 그 빛으로 교장선생, 공무원, 경찰, 면 직원, 판검사 배출 하도록 도와준 대단한 빛이기도 하다 등잔불은 빛의 원천이기도 하다 사랑을 실천 하여 이웃을 도와주는 희망의 등불이 되어 주기도 한다.
등잔불의 시대 흐름 변천사항을 보면 등잔불 촛불 전구 LED 다 노래방에 가면 가사를 몰라도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그래도 등잔불 시대 때에는 노래방 기기가 없어도 가사를 기억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다 기억력에 도움을 주며 두뇌 발달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 등잔불이다
등잔불은 옛날 춘궁기 시절 배곯던 때 긴긴밤을 밝혀 주었던 보배요 유물이기도 하다
지금은 비행기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세상이니 만큼 그럴 만도 하지만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도 있듯이 멀리만 보지 말고 가까운 곳에도 꿈과 행복을 위하여 등잔불과 같은 세상의 빛이 되어 살아가도록 노력하면 고가의 상품 가치가 있지 않을까? 등잔불의 고마움도 잊지 말 것을 한 번쯤 생각해 본다면 값지지 않을까? 쇼핑몰에 호롱불 등잔대 검색을 해보면 요즘은 그 옛날 쓰던 아련하며 수수한 유물적 가치보다 고급스럽고 화려하며 상품적 가치로만 느껴진다. 그래서 엄청 비싸더라
고맙다, 등 경 불!! 그 옛날 빛을 비추었던 아련한 빛, 화려한 불빛을 어둡고 험한 세상을 꺼지지 않는 영원히 불 밝혀 빛나리라. (2025,02,27)
첫댓글 수고 하셨습니다.
한비수필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