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편의 여정을 이어가며 만난 수정구와 장해는, 과학의 수치와 인간의 전설이 가장 완벽하게 어우러진 대자연의 걸작이다.
처음 마주한 수정구(수정해)는 '하늘이 내려놓은 보석함' 그 자체다. 전체 길이 약 3~5km에 걸쳐 계단처럼 이어진 호수들은 평균 수심 5~10m라는 얕은 깊이가 무색할 만큼 아득한 깊이감을 선사했다. 물이 워낙 투명한 탓에 바닥의 석회암층과 수천 년을 견딘 침목들이 고스란히 들여다보였기 때문이다. 이 신비로운 물빛 뒤에는 아름다운 전설이 숨어 있다. 장족(티베트족)의 남자 신 '타가'가 여신 '써모'에게 사랑의 증표로 선물한 신비로운 거울이 악마의 방해로 깨지면서 108개의 파편이 되었고, 그 거울 조각들이 흘러내려 지금의 수정구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어쩌면 물속에 누워 있는 거대한 나무들은 거울을 떨어뜨린 여신의 눈물이 굳어버린 흔적일지도 모른다.
수정구의 아기자기한 신비를 뒤로하고 당도한 장해(长海)는, 그 이름처럼 끝없이 펼쳐진 압도적인 바다다. 해발 3,100m라는 아찔한 고지에 자리 잡은 이 호수는 총 길이 4.4km, 평균 너비 600m에 달하는 주자이거우 최대의 호수다. 최고 수심은 무려 103m, 평균 수심만 해도 40m가 넘는 거대한 심연이 산자락 사이에 고여 있다.
장해에는 흘러나가는 물길도, 흘러드는 강물도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큰비에 넘치지 않고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수수께끼를 품고 있다. 과학은 이를 '지하로 연결된 천연 필터 시스템' 덕분이라 말하지만, 현지인들은 호수 깊은 곳에 신령스러운 존재가 살며 수위를 조절한다고 믿는다. 사방을 둘러싼 거대한 산들이 병풍처럼 호수를 감싸 안고, 바람이 멎어 산과 하늘이 103m의 깊은 청록빛 물 위로 그대로 투영될 때, 경계는 사라지고 우주의 고요함만이 남는다.
여신의 깨진 거울 조각들이 모여 보석처럼 빛나는 수정구와 인간의 상식을 뛰어넘어 스스로 숨 쉬는 거대한 바다 장해. 두 호수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오랜 세월 자연이 빚어낸 거대한 신비이자, 바쁘게 살아가는 인간에게 잠시 멈추어 영혼을 씻고 가라며 건네는 가장 위대한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