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신비주의 영성가인 월터 힐톤(Walter Hilton, c. 1340–1396)과 18-19세기 개신교에서 전개된 성결운동(Holiness Movement)은 시대적·교파적 배경은 서로 다르지만, ‘그리스도인의 완전(Christian Perfection)’과 ‘영적 성화(Sanctification)’라는 영성사적 주제를 공유합니다.
1. 월터 힐톤의 영성: 《완전의 사다리》
월터 힐톤은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사제로, 그의 대표작 《완전의 사다리(The Scale/Ladder of Perfection)》를 통해 영적 성장과 성화 과정을 단계적으로 설명했습니다.
하나님의 형상 회복: 힐톤 영성의 핵심은 죄로 인해 손상된 인간 영혼 속의 ‘하나님의 형상’을 예수 크리스도를 통해 회복하는 것입니다.
영적 개혁의 두 단계:
믿음에 의한 개혁(Reform in Faith): 회개와 세례, 교회의 은혜를 통해 이루어지는 영적 출발점입니다.
믿음과 감각/체험에 의한 개혁(Reform in Faith and Feeling): 성령의 은혜와 관상(contemplation)을 통해 죄의 정욕이 소멸하고 그리스도의 완전한 사랑과 평안을 경험하는 높은 영적 단계입니다.
일상 속의 성결: 수도자뿐만 아니라 일반 평신도도 일상 속에서 기도와 봉사를 병행하며 성결과 온전한 사랑에 이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2. 개신교 성결운동과 영성적 맥락
19세기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된 성결운동은 존 웨슬리(John Wesley)의 ‘완전성화론(Christian Perfection)’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중세 영성가들의 전통이 웨슬리를 거쳐 성결운동으로 이어진 측면에서, 힐톤과의 영성적 교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화의 목표로서의 '완전': 힐톤이 제시한 '완전의 사다리'나 성결운동이 강조한 '점진적·순간적 성화' 모두 신자가 이 땅에서 죄의 권세를 극복하고 하나님을 향한 온전한 사랑에 다다를 수 있다는 영적 가능성을 지향합니다.
체험적 영성의 강조: 힐톤이 단순한 지적 지식을 넘어 영적 ‘감각과 체험(Feeling)’을 강조했듯, 성결운동 역시 성령 침례와 정결케 하시는 은혜의 직접적 체험을 중시합니다.
영적 내면의 정결: 외형적 종교 행위에 그치지 않고 마음의 정결(Purity of Heart)과 정욕의 끊어냄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