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0일 늦가을 저녁..
드디어 출발이다. 가을보내고 오자며 구선배랑 올만에 뭉쳤다.
짐싸기도 편하게 잠옷겸 츄리링 한 벌이랑 간단한 세면도구와 여행가는 곳마다 늘 함께하는 카메라를 가슴에 품고 경북 봉화청량산을 향해 울산을 벗어난다.
언양까지 길이야 종종가는 길이다 보니 눈에 선하다만은 언양을 벗어나면서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가는 야경은 실로 오랜만이 아닐 수 없다.
경주 건천 휴게소에서 고속도로 여행의 꽃이라 할수 있는 우동 한 그릇 으로 요기하고 어린 시절 소풍의 필수품 맛동산을 챙겨들고 다시 고속도로에 몸을 싣는다.
지루한 고속도로 야경을 보고 있으니 졸음에 조금씩 몰려오지만 올마에 나누는 선배와의 진솔한 대화에 빠져 졸음도 잊은채 차는 어느듯 남안동 나들목을 빠져나가고..."좋은여행 되세요"라는 요금 정산소 아줌마의 푸근한 사투리에 안동의 첫인상은 화창한 여행을 예감하게 만든다.
안동시내를 거쳐(사실 길을 잘못 들어서 시내를 일주했다) 강원도 현동으로 향하는 35번 국도로 접어들었다. 길초입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낯선이의 방문을 꺼리는듯한 지독한 안개다. 유교의 도시이라서일까...그런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 맴돈다.
몇 번의 곡예 운전과 거북이 운전으로 천원짜리 지폐의 모델하우스인 도산서원을 지나 간신히 우리의 목적지인 청량산 도립공원에 무사히 도착했다. 귀신이 나올듯한 어둠과 적막속에서 유난히 초롱초올한 별들을 보니 4시간 남짓 달려온 피곤도 별들과 함께 산속에 묻혀버린다. 얼릉 산 속 휴게소 식당 민박집에 보금자리를 품고 아침을 기대하며 별들의 불침번 아래 눈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