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있었던 제주 전국모임에 이어, 처음으로 참여한 곧은터 정모.
후기를 쓰려니, 지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2박 3일이라는 시간 동안, 재미있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바비큐 하고 남은 숯으로 얼굴을 부벼대어 그 곳에 계신 사람들 전부 '깜상’님이 되어 버린 사건. 이번에도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었던 아자학교님 진행으로 이루어진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두 참여한 ‘대동놀이’, 로라님 딸인 나린이와 함께 올랐던 제주 송악산 산행, 그리고 이번 모임에도 만나서 반가웠던 덜익은고구마님의 아이인 태빈이와 함께 하였던 하늘바다님 농장에서의 감귤따기 체험 등. 생각하면 재미있는 추억이 꽤나 있었습니다. (한편 로라님이나 깜상님 등 지난 제주정모 때 뵈었던 여러 흰님들을 만나지 못한 아쉬움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씨앗/물품 나눔이었습니다. 곧은터의 ‘나눔문화’라고 카페지기님은 당시 말씀하셨는데,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씨앗이나 찬조 물품 등을 모임에 참여한 분들에게 나누어주는 장면은 곧은터모임에 처음 참여한 저로선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아무런 이유나 대가 없이, 그저 곧은터 모임을 한다는 이유로 자신이 키우고 가꾼 물품들을 선뜻 내어놓고 이를 나눔하려는 마음. 당시 저는 어쩌면 이것이 가능한 데에는 곧은터 운영진들의 헌신성에 대한 곧은터 흰님들의 믿음과 감사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리고 이번 정모를 참여하면서, 저는 제 이런 생각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모임에 저는 운영진인 산돌님과 이이철님과 함께 찬조 물품을 옮기고 경품으로 나누어 드리는 일을 얼마간 하였습니다. 처음 찬조 물품 쌓아놓은 장소를 보고, 적이 놀랐습니다. 거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곳에 오기 전, 100여명 넘는 분들이 물품을 찬조한다는 것을 보긴 했는데, 막상 보니 참 많았습니다. 박스 안에 물건들의 개수를 파악하고 체육대회 행사 용품과 경품 용품, 그리고 먹거리 용품으로 나누면서 분류하였는데, 갈수록 물품들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너무 많았기에 나중에 경품 나눔 장소인 체육관으로 옮길 때에는 약 20여분이 함께 모여 옮겼습니다.^^)
나중에 원활한 경품 배정을 위해 물품을 지원해준 순서대로 정리를 끝내 놓고, 책상에 앉아 새삼 이 많은 물품을 보내주신 곧은터 흰님들의 마음과 정성 앞에 제주모임 때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참여하신 분들의 면면이 얼마간 다르고 공간과 시간 등이 다르긴 하나, 한 가지 변치 않았던 것은 곧은터 운영진들의 헌신성에 대한 흰님들의 믿음과 감사한 마음이라는 생각.
물론 운영진들도 인간인 이상, 당연히 실수들도 하고, 그것은 지난 시기 곧은터에서 일어났던 (그리고 앞으로도 일어날지 모르는) 몇몇의 사건 등을 통해 살펴봐도 알 수 있고, 이번 모임에서도 얼마간 드러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상쇄시키고도 남을 만큼, 아니 그 보다 더 많은 믿음과 감사함이 있기에, 이번 정모에서 드러나듯이 많은 사람들의 함께 함으로 확인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저는 새삼 곧은터라는 공간이 놀랍고, 한편으론 비익조님 말처럼 '기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행사 참여회비가 424만원인데, 행사 후원회비가 약 330만원이라니... 제가 하는 공간에서 몇몇 행사를 치루어보았지만, 이런 기이한 경우는 처음입니다.. ㅎㅎ) '살며, 사랑하며, 배운다' 라는 말의 구체적인 삶의 단면을 곧은터에서 보았다고 했다고 해야 할까요?
여튼, 앞으로 곧은터 활동과 관련하여 비익조님은 농진청의 협조 하에 직접 농사를 짓는 분들에게 좀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해 나갈 것임을 모임 자리에서 말씀하기도 했는데, 말인 즉, 지기와 운영자들이 더욱 많은 일을 하시겠다는 의미!! ^^ 저 만이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러하시리라 생각이 들지만, 운영자님들 모두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물론, 우리 곧은터 님들도!!!
한편, 이번 정모는 저 개인적으론 약간 아쉬움도 없지 않습니다. 지난 제주정모에서처럼 함께 한 분들과 어울렸던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한강천리방과 즐겁게 게임하였던 족구나 늦은 밤 다워야님과 곧은터의 매력에 대해 이야기한 것, 그리고 많은 상품을 보고 나르며 이이철님과 함께 흐뭇해했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합니다. 이른 아침 수련원 호숫가에 피워오르던 물안개도. 그리고 정열적으로 응원을 펼치던 보리깜부기님과 늦둥이엄마님을 위시한 한강천리방의 족구 응원도요.ㅎㅎ 그러나 한편으론 새롭게 (카페에서 닉만 확인하였던) 혹은 오래간만에 만난 님들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하지 못해, 약간의 아쉬움이... 다음에 뵈게된다면, 아니면 부러 찾아가서 만난 것 얻어먹으며 이야길 나누어야겠습니다.. 근데, 안 주시려나...^^;;
늦은 밤, 이것저것 생각하며 제 기분에 잠기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습니다.
그럼, 정모 참가하신 님들, 그리고 못하신 님들, 모두 행복한 하루하루 가꾸어 나가기를 바라며...
이만 슈웅 사라지겄습니다.^^
태빈이가 형 너무 좋다고 합니다. 지난 겨울 제주도 모임에 이어 감동의 연속이었답니다. 멋진 형을 만나게 해 줘서 진짜루 고마워요. 태빈이도 저두요.
덜익은고구마님. 태빈이는 더 늠름해지고 잘 생겨졌더군요. 아쉬웠던 것은 함께 한 시간이 짧았다는 점이죠.. ^^;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시간 함께 했으면 하네요.^^ 건강하셔요.
삼문님 무지하게 고맙습니다. 삼문님 없었다면 정모진행이 아주 엉뚱하게 되었을 거 같습니다. 담에 조용할 때 국밥이라도 한그릇 나누고 싶습니다.
부끄럽습니다. ^^; 국밥 좋지요. ^^ 다음에 근처 갈 일이 있으면, 꼬옥 국밥 묵으러 가겄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