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기운을 가르며 오늘 새벽 5시에 서울에 도착해서도 그 흥분된 마음을 정리할 수 없어 꼬박 뜬눈으로 지새우고 곧바로 일터로 나갔어요.
무슨 정신에 일을 처리 했는지.........
한차례 꿈을 꾼뒤의 몽롱함에서 쉽게 벗어나지지 않네요.
너무 넘 할말도 많고 추억거리도 많았던 이번 공연은 평생 잊지 못할것만 같아요.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간만에 타보는 기차여행에 흥분됬고,앞으로 몇시간 후면 눈앞에 펼쳐질 환장에 정말 설레였어요.
가는동안 내내 (다분히) 승환님 & 공연에 대한 수다를 떨다가, 나중엔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마냥 마지막 점검을 위해 다들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되풀이해 들었었죠.^^
생전 처음 가보는 광주!!!!
내려보니 벌써 포테토님이랑 깜장꼼신님이 마중을 나와 계셨습니다.
시간이 빠듯해서 마음 졸이다 택시 뒷자석에 방만한(?) 엉덩이를 자랑하는 처자 넷이서 낑겨 겨우 도착한 광주 대학!!!!!
동화속에 나오는 궁전같이 생긴 학교가 너무 예뻤어요.
마로 이곳에서 첫 지방원정 콘서트의 장이 열린다는 생각에 흥분흥분흥분!!!!!!
그러나 그런 흥분도 잠시- 번호대로 줄을 세운것도,입장시 티켓을 제대로 확인 하는것도 아닌,그렇다고 딱히 좌석이 있는 것도 아닌, 그런 장소에 몇명씩 뭉턱뭉턱 짤라 넣는 대책없는 운영진들을 보며 14일의 어두운 기억이 엄습해 순간 불안했어요.
그러나 그런 생각은 잠시일뿐,수준있는 관객들이 좋은 공연을 만든다는 얘기를 몸소 실천해 주신 광주민들을 보며 가슴 뿌듯햇습니다.
물론 1층의 앞쪽은 밀집도가 높아 많이 위태로왔지만 중간중간 승환님이 부탁을 하실때마다 뒤로 물러서는 예쁜 모습을 보여 주셨어요.
공연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앞으로 밀리긴 했지만 그래도 별탈없이 그런대로 잘~ 진행이 되었지요.
그리고 널널했던 뒷편과 대부분의 이사늙 식구들이 진을 친 2층의 스텐드파 환장민들은 정말 환장의 진수를 맛보았습니다.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또다른 세계를 보는 것 같았구,승환님이 무대 위에서 어떤 맘으로 흥분이 되시는지 알겠더라구요.
2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빼곡이 들어선 사람들과, 그 함성들..........천지가 깜깜한데 야광봉의 물결이 바닥을 가득 메우는 모습에 저까지 벅차올라 "그래서 가수들이 스테이지 다이빙을 하는구나............"싶은게 뛰어 보구 싶다는 충동이 일더군요.
첫판부터 "'이승환!!!"을 외치며 하나됨을 보여 주었던 관객들과 승환님의 사그러지질줄 모르는 정열,아니 점점 빛을 발하는 그 광기가 완벽한 환장놀이 문화를 만들었습니다.
정말 관객의 입장으로 공연을 관람한게 아니라 머리 풀어 헤치고 한바탕 잘~ 놀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좋은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공연장에 날아든 m.net의 대상소식,이젠 정말 좋은 사람 만나 결혼하시라는 팬들의 진심어린 당부.......
그 모든 상황들이 그에게 상승작용을 했는지 어제의 승환님은 정말 말로 형용 못하는- 숨막힘- 그 자체였어요.
세가지 소원,화려하지 않은 고백(안긴 처자의 밍숭맹숭한 태도가 좀 아쉬울뿐........승환님 불쌍해.ㅜ.ㅜ)은 어느때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웠고,나의영웅+너의나라+나의영웅,변해가는 그대는 그 어느때보다 매몰차고 앙칼지고 싸늘한 전율을 주었습니다.
흥분된 관객들의 박자가 빨라지면 일일이 다 잡아주시고,같이 방방 제자리 뛰기를 하는 관객들의 반응에 만족스러우신 듯한 제스쳐를 보이시고........
첫앵콜이 끝나고 기다리는 동안 누구라 먼저 랄것 없이 가족의 후렴부를 다같이 합창하며 다시 앵콜을 청하는 관객들......(정말 멋진 관객들 이였어요^^)
그 것에 보답이라도 하시듯 바로 가족을 이어 부르시던 승환님의 모습.........
정말 무대와 관객의 선이 따로 없고 서로 어우러져 하나되는 날리였어요.
이런 공연 문화를 기어이 이루어 내시는 승환님의 모습을 보며 끝없는 존경과 한없는 기쁨에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리고 또하나!!!!!
매번 늘 아쉬운 맘,허전한 맘으로 공연의 마지막을 지켜봤던 제게 어젠 "끝"의 새로운 재미를 알게해 주었지요.
승환님의 "끝"을 마지막으로 정말 공연이 마무리되고 나면 라이브 앨범버전 '끝'이 온 장내에 퍼지게 되는데,그때마다 늘 등 떠밀려 나가는 서러움에 더 슬퍼지곤 했거든요.
이번 공연두 그 곡이 나오면서 허전한 맘에 아래쪽을 내려다보니 우리의 lullaby님이 우리쪽을 향해 갖은 율동을 하고 계시는게 아니겠어요?
그래서 우린 2층 스텐드에서, lullaby님은 1층에서 서로를 바라보며 그 노래가 끝나도록 방방 뛰었답니다.
드문드문 남아 있는 사람들은"뭣들하는건가???"싶은 표정으로 양쪽을 번갈라 봤지만, 이미 그 흥분된 기분에 맛들인 우리들은 정말 본공연 못지 않은 환장을 했드랬습니다.
승환님!!! 앞으로 우리 이사늙에게 ending무대를 맡겨 보심이 어떠실른지.....^^
너무너무 재미 있는 생생한 기억!!!! 이젠 "끝"을 들으면 그 기억이 떠올라 제겐 더 이상 그 노래가 우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켠에선 셋트가 철수되고,사람들이 우르르 빠져나간 텅빈 공연장에서 그런 신나는 환장을 한 노래라는 점에서 자주자주 찾게 될것만 같아요.^^
늦은 저녁을 먹는 동안 각지에서 들려오는 m.net수상소식에 우린 한바탕 축제 분위기였지요.
아쉽지만 미리 기차표를 예매해둔 저랑 자스민언니랑 봉팔이님 컴맹님(이두분 차표예매 착오로 고생하실뻔 하셨어요.^^) lullaby님은 먼저 나와서 기차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흥분이 채 사그러지기도 전에..........
조금 가다보니 대낮같이 불이 밝혀진 역사에 하얗게 눈이 내리는것이였어요.
이렇게 하루를 완벽하게, 황홀하게 보낼수 있는겁니까???
나란히 앉은 자스민 언니랑 저랑은 모두 잠든 새벽기차라는 것을 망각하고 두배로 커진 눈과 두배로 톤이 올라간 목소리로 "눈이다!!! 첫눈!!! 이게 왠일이야!!!!"를 동시에 외쳤지요.
첫 지방공연 나들이에 첫눈에............
첫날의 느낌이 이리도 좋은데 제 어찌 지방공연을 마다하리요!!!!!!!
어린시절 소풍가는 설레임으로 맞이한 지방공연이 제게 이런 기쁨과 추억거릴 줄지 정말 몰랐답니다.
여태껏 살면서 요즘이 가장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때가 가장 행복하다잖아요.
그래서 전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그의 공연을 볼 수 있어서, 그를 좋아하는 또 다른 내모습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그리고 살아가면서 내게 새록새록 살아가는 재미를 안겨줄 추억거리가 생겨서.......
그래서 전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덧붙여)이번 추억만들기에 정말 훌륭한 저의 파트너가 되어주신 쟈스민언니......
설레는 맘으로 기차에 올라 나누는 수다, 듣는 음악, 그 모든걸 말안해도- 같은 것을 공유하는 기쁨으로 알게 해주신거 감사해요.
언니의 그 열광적인 환장 넘 예뻐 보였구요.
앞으로 남은 공연들도 우리 잘~ 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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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를 쓰면서 떠오르는 그때의 순간순간 때문에 배실배실 웃음이 삐져나오네요.*^^*
이 웃음이 어느정도 정리될 즈음엔 난 또 인천에서 그런 웃음을 배워 올테니...........
이 처자 어떻하면 좋지요?????????
카페 게시글
환장후기
1999.11.27 세날부 광주 - 승환님만세!! 광주민만세!! Lullaby만세!! [천일동안]
이사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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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8
01.10.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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