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최나연 선수의 표정이 첫 우승의 행복감을 즐기는 듯하여 보기 좋다.
20명만 초대받는 삼성 월드 쳄피언십이 시작할 때 한국선수가 총 5명이 있었지만 주로 신지애 선수가 주목을 받았다. 넨시 로페즈 이후 처음으로 '올해의 선수상'과 '올해의 신인'상을 동시에 받는 선수가 나올 것인가의 가능성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 자주 보도하였다.
사실 지금 LPGA에 스타가 부족하다 보니 현지 언론에서 신지애 선수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상품가치를 띄우려는 분위기였다.
신지애 선수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아니하게 1라운드를 김송희 선수와 함께 공동선두, 2라운드를 1타차 단독선두로 나갔다.
다른 사람들 같으면 1타차가 별 것 아니겠지만 신지애 선수가 마지막 라운드에 강하다는 평판으로 2라운드가 끝난 후 거의 신지애 선수의 우승을 점치는 분위기였다.
이번 경기가 치루어진 토리 파인즈(Torry Pines)코스는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해안가를 끼고 있는 명문 코스이다. 작년에 남자 프로 대회로 가장 권위 있는 US Open을 치루면서 타이거 우즈가 18홀 연장까지 벌이면서 우승한 코스이다.
즉 이 코스는 남자 메이저 대회가 열릴 정도로 쉽지 아니한 코스이다. 물론 이번 대회에서는 남자 대회보다는 거리를 줄였지만 그래도 만만치 아니하였다. 파3가 190야드를 넘기도 하고 파4 400야드가 넘는 코스가 여러 있었다.
그런데 3라운드에서 최나연 선수가 9언더 63타를 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사실 여자 프로하고 아마추어 남자 중급자들의 거리가 비슷하게 나간다. 그래서 중계를 보면서 자기가 실제 그 상황이면 어떻게 칠 것인가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코스의 거리나 세팅이 만만치 아니 하였다. 그런 코스에서 9언더를 친 것은 대단한 것이었다.
최나연 선수가 신지애 선수에게 2 타차로 앞서면서 마지막 라운드를 같은 조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미국 현지에서 중간부터 중계를 하였는데 최나연 선수가 6번홀에서 이글을 하면서 7타차 선두가 되었을 때는 우승이 거의 확정된 듯 안심하였다.
그런데 최나연 선수가 짧은 거리의 퍼팅을 놓치면서 3홀 연속 보기를 하고 갑자기 일본선수 아이 미야자토가 타수를 줄이면서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하였다.
급기야는 동타, 그리고 한타차 역전까지 되고 말았다. 미야자토가 18홀에 두번째 샷을 할 때 경기를 끝내겠다는 공격적인 자세로 우드로 친 샷이 그만 물에 들어가는 순간 다시 극적인 반전이 일어났다. 결국 마야자토가 1타를 잃어 최나연 선수와 동타로 경기를 먼저 마치었다.
이제 최나연선수가 파5 18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 우승 그리고 파를 하면 연장전으로 가는 극적인 상황에서 중요한 두번째 샷을 맞이하게 되었다. 아이언으로 짧게 레이업하지 않을 가 하는 예상도 하였는데 우드로 공격적인 샷을 날리었다.
조마조마하게 보는 순간 그 샷은 그린 언저리까지 날라가고 관중들의 함성이 터졌다. 홀에 가까이 붙여서 버디를 하면 우승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다음 칩샷이 조금 짧아서 마지막 퍼팅이 1.5m 거리를 남겨 두었다.
중계 카메라가 그 순간 미야자토의 표정을 비추었는데 아마 퍼팅을 놓칠 것이라고 웃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실수가 없었다. 자신에게 주어진 큰 기회를 놓치지 아니하고 성공한 것이다.
최나연 선수가 첫 우승의 축하로 샴페인이 아닌 맥주 세례를 받은 것도 나이가 아직 젊으므로 괜찮아 보였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전문가들의 평이나 미국 독자들의 댓글을 살펴 보았다.
최나연 선수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하는 것은 별로 없었다. 중간에 어설프게 실수를 많이 하였지만 끝까지 잘하였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미 실력으로 보면 벌써 우승을 하였어야 하는데 뒤늦게 한 첫 우승을 축하한다는 댓글도 보였다. 그리고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여 16살(?) 정도로 보인다는 조금 황당한 댓글도 보였다.
냉정하게 이야기 하면 댓글이나 관심이 그리 많지는 아니 하였다. 미국선수들이 선두권에서 멀어지고 아직 LPGA전체 흥행이 불확실한 가운데 한국선수가 독주를 하면 더 상황이 어렵게 될 것이라는 의견을 다는 댓글도 보였다.
아마 신지애선수가 우승을 하였으면 더 많은 주목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최근에 신지애선수를 흥행카드로 만들려는 의도가 LPGA 공식 홈페이지에서 보인다. 그러나 최나연 선수 얼짱(?)이라는 별명에 맞게 용모도 깔끔하니 내년에도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면 인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끝까지 보는 사람의 애를 태우게 한 죄(?)는 있지만 최나연 선수의 미국 LPGA에서의 첫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
출처: 많이 해 보고 많이 고치자 원문보기 글쓴이: 공석환
첫댓글 내가 골프글을 쓰면 중앙일보에 실어 준다. 이러다 부업을 골프 칼럼니스트로 해야 되는지
자네 블러그 뉴스계의 스타가 됬더만ㅎㅎㅎㅎㅎ 연초에 "올해부턴 일좀 하련다" 하더니만~~ 완 죤 ..파워 블러거로 자리메김 하는구먼^^ (근데 이글을 읽고 나니 마치 중계를 본듯이 스토리가 재미있다. 골프 칼럼리스트 해라!! 근데 자네가 좋아하는 운동이 골프말고 또 있는감? 골프밖에 없제^^)
아마 공박의 실력은 구찌보다 한참 뒤질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