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잘 것 없는 제 후기에 관심가져주시고, 지나치리만큼 치켜세워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렇게나 마음에 차지 않아하셨던 그 창원 강의가 저한테는 진심으로 좋은 시간이었는데
아무래도 선생님께선 욕심쟁이이신 모양입니다. ^^
선생님으로부터 비롯된 생각들이니 여기에 남겨놓는 것이 맞겠다 싶습니다.
덕분에 저도 제가 썼던 글을 다시 한 번 훑어보았답니다.
이런 말도 썼던가 싶은 부분이 있는 걸 보니
생각도 밥을 챙겨먹듯 꼬박꼬박 찾아서 곱씹어야 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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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살림 회원은 아닙니다.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데 왜 현실에선 어려운 거냐고 말로는 떠들어대면서도 마트나 시장에서 싼 것, 때깔 좋은 것을 보면 타협이 최선인양 자기를 합리화하는 많은 소비자 중 한 사람입니다. 그저 자연치유와 성찰이라는 강의제목을 보고 재미있겠다, 한 번 들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을 한 것이 제 별 것 아닌 수강동기였습니다.
강사님은 자연이 우리에게 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주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잘못된 마음과 생활방식을 가짐으로써 자연이 베푼 첫째 자비를 져버렸다고요. 그로 인해 찾아온 병마를 경고로 알고 깨달음의 기회로 삼는다면 자연이 준 둘째 자비 즉, 병으로부터 스스로 치유될 수 있는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도 하셨지요. 저는 그렇게 알아들었습니다. 선조들의 삶을 통해 우리에게 이로움이 검증된 ‘자연스러운 생활’. 거칠지만 정직한 음식을 순리에 맞도록 먹고, 낮에 활동하고 밤엔 자고, 힘들면 자기 자신을 아껴 쉬어주는 생활. 그것이 이루어지려면 지나친 경쟁심과 이기심을 버려야겠지요. 문명의 편리가 최고라는 오만함과 각종미디어가 만들어 보여주는 환상을 쫓는 허영심도 버려야겠지요. 그래야만 강사님께서 말씀하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을 거예요. 단순히 병을 치유하여 병으로부터 멀어지는 차원을 넘어 자신과 주변을 사랑하는 삶 말이지요. 그렇게 강의내용을 가만히 되짚어보니 그 중심은 ‘치유’가 아니라 ‘성찰’에 있더군요. 저는 또 나름대로 그렇게 소화했습니다. 강사님이 제시하신 잘못된 건강상식들과 올바른 지침들을 들을 땐 재미있는 게임 끝에 상으로 사탕을 받아먹는 기분이었답니다. 그 날의 그 짧은 강의로 제 생활에도 작지만 소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아이가 걸음마 배우듯 어설프고 보잘 것 없지만 끊어지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길 다짐하고 바래봅니다.
일본의 대지진으로 센다이 원자력발전소가 방사성물질을 쏟아내는 심각한 사고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퍼컴퓨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기상청에서는 방사성 분진이 편서풍을 타고 태평양 쪽으로 흩어질 테니 우리는 안전하리라 예보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어딘가에서 벌써 감지가 됐다지요. 한 자연 안에서 살고 있는데 우리에게 영향이 없을 리도 만무하지만, 없다고 해도 우리와 상관이 없을 수도 없습니다. 인간이 억지로 까서 벌리지 않았다면 절대로 드러날 리 없었던 그 원자력이란 것이 인간에게 어떻게 역화살이 되어 돌아왔나 하는 것도 그 날의 강의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넉넉하고 고마운 자연이 원전사태라는 병마를 치유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때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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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을 쓸 때는 4월에 막 들어서고 있었답니다.
*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자고 다짐했었는데 이 새벽에 이렇게 글을 올리는 건 뭔지.. 지금 반성하고 있습니다.
* 더이상 읽기 쉽게 편집할 능력이 제게 없음을 너그러이 보아주시기를..
첫댓글 정말 고맙고 반갑습니다. 님의 후기를 읽고 제가 말하려 했던 바가 정리가 잘 되었거든요. ^^ 그래서 이번 진주강의가 만족스럽게 끝날 수 있는 보탬이 되었고요. 그런데 님의 글을 다시 읽어보니, 이번 진주 강의에서도 좀 부족했다는 생각이 또 드네요. 쩝. ^^ 다음 달 창원에 갈 일이 있을 것 같은데, 연락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