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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중국전은 내가 본 이해 최악의 축구 경기중 하나였다. 다행인점은 최악의 스포츠 경기는 아니었다
는 정도? 내가 본 최악의 스포츠는 88 서울 올림픽 당시 권투종목 결승이었다. 판정승으로 우리 선수가
금메달을 따게 되었는데, 이는 실로 말도 안되는 편파 판정으로 경기 내내 시종일관 맞기만 하다시피 한
우리 선수가 어떻게 금메달을 딸 수 있는가? 결과 발표 전까지만해도 우리 선수는 죽을상, 상대 선수는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우리 선수마저도 결과 발표에 당황해했을까...
그렇지만, 누구나 다 알고 같이 느끼는 "심판 문제"를 여기에서까지 새삼 거론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다. 단지 나에게 주어진 권한(글쓰기)으로 이곳에 경기를 보고 느낀 점을 풀어놓고 싶을 뿐이다.
1.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한국 투어중인가?
경기 중계를 보면서 마치 레알 마드리드와 도꾜 베르디의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원래 답답해하던 장면
은 패스 타이밍도 늦고, 패스 자체의 속도로 느렸다는 점이었는데, 그 이유를 알았다. 공을 가진 선수만
이 움직였고,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들을 걷거나 서있었다. 물론 100% 순도로 그랬다는 것은 아니다. 일
단 인상이 그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상식 선수가 김정우 선수에게 바로 볼을 건넸을 당시 앞에는
네명의 우리편 선수가 있었고, 모두 수비와 붙어 있었다. 그러나 그 네명중 누구도 수비를 떨쳐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그 네명의 사이에는 넓은 공간이 자리했다. 충분히 치고 들어갈 수 있는, 전진
할 수 있는 발판이었다. 볼을 가진 김정우 자신도 앞에 수비 선수들이 있기때문에 섣불리 볼을 가지고 드
리블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김상식 선수가 안으로 뛰어들어가주었어야했다. 김상식을 막기 위해서
수비가 나와야하고, 그럼 본의가 아니더라도 다른 선수에게로 공간이 옮겨 지게 된다. 그런데... 다들 멈
추어 있었고, 결국 김정우 선수는 볼을 줄 곳을 찾지 못하고 반대편으로 오픈 시킬 수 밖에 없었고 공격
속도는 완전히 죽어버렸다.
일전에 작성한 글 중에, 그러한 것이 있다. 우리가 세계 레벨이지 못한 이유는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들
의 움직임 때문이 아닐까하는... 우리네 선수들 중 세계레벨에 이미 속한 선수가 있다. 공격수중에 한명
을 꼽자면 얼마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 아시아투어에서도 그 능력을 십분발휘한 박지성 선수.
박지성 선수의 경기를 보고 있자면, TV 카메라에 잡히지 않은 적이 없다. 하다 못해 골을 기록한 선수를
축하해주기 위해서라거나 일단 화면에 묻어있다. 물론 그만큼 시간당 볼터치 비율도 상당히 많다고 한
다.
본 프레레 감독의 선수 기용탓도, 두명의 DM을 중앙에 둔 것도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선수
들이 그것밖에 안된다는 점이다. 10명(골키퍼 제외)모두가 박지성 선수처럼 뛰라는 것이 아니지 않은
가? 볼을 가지고 있어야 자신의 임무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볼을 가지고 있지 않은 순간에도 자신의
할일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세계 레벨이다 아니다는 얼마나 활동적인가에서부터 가늠
된다는 생각이 든다.
11명 모두가 완벽한 패스 능력과 골 결정력을 갖고 있어서 논스톱으로 바로바로 다이렉트 패스하고, 슛
때릴 수 있는 실력이라면 모르겠지만(북두칠성 샷도 아니고...ㅡ_ㅡ), 스스로가 발전하길 원한다면 기본
부터 확실히 챙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뛰어.'
2. 속도의 중요성!
2002 월드컵 이후 우리는 수비를 강화한 상대방을 자주 만나왔고, 그럴 때마다 번번히 고전을 면치 못했
다. 주구장창 측면을 뚫으려 하지만, 부정확한 크로스는 항상 발목을 잡아왔다. 그런데 그 부정확한 크로
스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면 우리의 크로스는 왜 늘 상대 수비가 자리를 다 잡은 이후에 올라오는가 하는
점이다. 호나우도의 개인기 돌파가 가장 큰 위력을 발휘 할 때는 드리블 속도를 죽이지 않은채 다가오는
수비수를 제끼며 그대로 빠르게 치고나갈 때이다. 이상하게시리 우리네 선수들은 일단 상대 수비가 앞
에 있다면 공을 멈춘다. 속력이 죽는것이다. 다시 속력을 가속하는 동안 수비는 자리를 잡는다. 제치지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바로바로 패스를 돌리는 것이 필요하나 늘 볼을 일단 잡고 본다. 가뜩이나
무딘 칼을 가지고 있는 대한민국이 빠르기라도 없다면 어떻게 파괴력을 보장할 수 있는가? 기껏 포워드
들이 수비를 떨구면서 뛰어들어가도 공은 올라오지 않는다. 멀리서 공을 가지고 멈추어 서서 상대 선수
를 노려보고 있다.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3. 칭찬도 하나 해줘야지...
이제까지 우리네 중앙 돌파는 단순한 방식이 주류였다. 찔러 넣고 뛰어들어간다. 이게 다였다. 단순하지
만 강력하고 효과적인 방법. 그렇지만, 이 방법만 고수한다면 막기란 쉽다. 상대가 뮤탈을 탈지 히드라를
탈지, 바카닉으로 갈지 바이오닉으로 갈지, 하드코어로 갈지 패스트 리버로 갈지, 패스트 다크로 갈지 아
는 상황이라면 쉬이 막을 수 있다. 가지수가 많고 어떤 가지로 올지 모를 때 막기가 힘든법이다. 오늘 중
앙의 좁은 공간에서 협력플레이를 통한 돌파나 슈팅을 많이 시도했고, 몇몇이 성공하였다. 특히 김진용
선수의 트래핑에 이은 발리 슈팅. 정말 아까웠다.
4. 본 프레레 사랑의 매를 들어야하지 않을까?
최태욱, 이천수, 김진용, 김정우. 대표적으로 이 네명의 선수를 거론해 보았다. 이동국, 유경렬, 이운재, 김한윤등을 제외한다면 현재 국대 1진은 아닌 선수들이다. 각자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유야 어찌되었건 공통점이 있다면 본 프레레 감독에게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이다. 크리스티아노 호나우도, 에인세. 각자 태어난 곳은 다르지만, 그 무섭다는 퍼거슨의 뜻에도 굴하지 않고 국가대표 출전을 강행한 선수들이다. 세계의 그 어떤 축구 선수라도 국가 대표로 A매치에 뛴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을 이는 없을 것이다. 선수들이 가장 욕심내는 것중의 하나이기도 하니까.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보는 것이 평생의 한이었던 선수들은 부지기수로 많다. 대표적으로 긱스와 쉐브첸코를 들 수 있다. 쉐바야 독일 월드컵에서는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가 고공행진중이고 독주 체제를 갖추었으니까. 어제 일부 선수들이 지나치게 도전적으로 임한 점이 있다는 것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이천수 선수를 예를 들어보고자 한다. 피스컵 당시 레알 소시에다드의 유니폼을 입고 뛴 그의 모습은 중국전에서의 모습과 상당히 달랐다. 달리는 것 뿐만이 아니라, 패스 타이밍, 속도 모든 것이 빨랐다. 토튼햄이 중국국가 대표팀보다 허접했다는 것인가? 저들 선수들은 퍼스트 초이스를 받고 싶어했는지도 모른다.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도전적으로 나아갔다. 그러나 결국 그 점은 팀의 발목을 잡았다. 축구는 11명이 뛰는 스포츠이다. 야구와는 다르다. 팀이 큰 점수차로 지고 있다해도 자신의 타석에서 홈런 한 방 때려주면 그만인 야구와는 다르다. 왜 야구를 예로 들었는가하면... 축구는 11명 모두의 톱니가 맞아야 자신의 실력을 보여 줄 수 있는 것이고, 야구는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역량에 전적으로 기인한다는 차이가 있어서이다. 여기서 뭔가 보여주면 감독이 날 다시 부르겠지, 혹은 국가 대표팀 1진에 합류 할 수 있겠지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지나쳤다. 그 어떤 감독과 선수도 지는 것을 좋아할리 없다. 이길수 있는 경기를 비기는 것을 좋아하는 감독, 선수, 그리고 팬들도 있을리 없다. 현재 국가대표팀에서 가장 심하게 질타 받는 선수들 중 하나는 이동국 선수이다. 찌질이들이 뭐라고 찌질, 찌질대건 간에 그것도 여론이다. 여론에서 심하게 질타받는 선수를 계속 신뢰하며 기용한다는 것(기용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한다는 것이 아니고 뭐겠는가?)은 어떤 이유에서 일까? K리그 경기나 국대 경기를 눈여겨 본 사람이라면 이동국의 움직임이 개인을 위한 움직임인지 팀을 위한 움직임인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본래 자신이 스트라이커인데 그라고 골 욕심이 없겠는가? 더욱이 3톱의 중앙 톱인데. 그렇지만 이동국의 움직임은 그 자신이 득점을 노리기보다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팀이 득점할 수 있게 도와주는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천하의 쉐바나 반니, 혹은 호나우도나 에투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팀과 융화되지 못하면, 팀을 위해 움직일 수 없다면 선발 출장은 불가할 것이다. 본 프레레 감독이 선수단을 장악하는 것에 좀 더 신경을 쓰고, 과감한 매를 들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여론도 본 프레레 감독을 두고 그만 뭐라고 해야한다. 인터넷이 발달한 이 시대에 선수들이라고 이런 저런 글들을 읽지 못하겠는가? 아무리 아니어도 여기저기서 자꾸 기다하면, 마음이 쏠리는 것이다. 병사가 지휘관을 믿지 못하면, 선원이 선장을 믿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첫째로, 본 프레레 감독은 선수단을 확실히 장악, 선수들의 정신상태를 강하게 추스리기위해 강하게 몰아세울 필요가 있다. 동시에 여론들 역시 본 프레레 감독을 몰아세우는 짓거리를 당장 멈추어야한다. 큰 일을 앞두고 장수를 자꾸 몰아세운다면 병사들도 장수를 믿지 못하고, 결국 오합지졸로 변하고 만다. 모든 일에는 떄가 있는 법이고, 상식적으로 지금은 감독 경질을 입에 담을 때가 아니다.
첫댓글 첫립흘의기쁨.ㅋㅋ오늘도좋은글이네요..결국엔선수들기본기의문제와더불어..그동안장점으로여겨지던빠른축구의상실이네요..
아직까지 우리나라가 크게 발전하지 못하는것은 좋은 선수들은 나오지만 서로간의 신뢰.. 팀웍이 완벽하지 않다고 볼수 있겠네요. 자신이 득점하기 누구든원하죠
어제참....경기 보다 울화통 터질뻔.....ㅠ ㅠ
Gary Alexander Neville님 국대 코치진 한번 해보시죠 ㅋㅋㅋ
한국에서 코치할라면 연고대를 나와야 하는 이 암울한 현실 -_-;;;;;;ㅠ.ㅠ
지도자 되려면 2종클럽 이상에서 3년이상 뛰어야하고, 자격증 취득해야하고, 기타 등등... OTL...
좋은 글감사 ,퍼갈세요.(다음게시판으로)
좋은글 잘보고있습니다- -;;네빌님 글 보면서 많이배우고있어요^^ㅋ
부담..ㅡㅡ;.... 배우실것 까지야... 저는 단지 다들 아시는거, 다들 아시기에 그냥 넘어가는거, 말하기 귀찮아 넘어가시는거, 그런거를 그냥 끄적이는 것 뿐이에요...ㅠㅠ
안뛰면 정신력탓...안좋다고 보는데....
프로라면 어떤 경기든지 최선을 다합니다. 그 선수들이 소속팀에서도 잘 안뛰는 선수들일까요?
제비나님/ 선수들의 의도적으로 안뛴다는 말이 아닙니다.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거나, 다른 심리적인 요인으로 '이성적인 생각'으로는 아닌데, 실제로는 평소와 다르게 굼뜬다는 것이지요. 선수들은 물론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문제는 선수들이 인지하는 '최선'이 정말 최선이었을까하는 부분이지요.
사람들이 생각하는 최선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능력이 한계를 지니기 때문이죠. 아마도 팀 전술에 문제가 좀 있지 않나 싶네요. 제대로 된 위치를 잡지 못하다 보니까 선수들은 그저 자신의 포지션에만 충실한 움직임을 보였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선수들 능력에 따라 스스로 위치를 잡아갈 수
는 있지만 11명 모두에게 그걸 바라는건 조금 무리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