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글을 쓰게 하는 것은 아이들을 착하고 참되게, 곧 사람답게 기르는 가장 좋은 교육입니다. 그뿐 아니라 아이들의 목숨을 지키는 귀한 수단이 되기도 하고 다시 또 우리 온 겨레의 목숨이라 할 수 있는 우리 말을 지켜서 이어받아 가지게 하는 참으로 귀하고 값진 교육입니다.(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이오덕) 아동문학가이자 우리말 연구가이며 오랜 동안 글쓰기 교육연구에 몸바쳐온 이오덕 선생님 말씀이다. 궂이 이런 말이 아니어도 아이들은 글을 쓰면서 억눌린 감정을 해소하고 사물이나 주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워가는게 사실이다. 이러한 참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 운동은 80년 초부터 '한국글쓰기 교육연구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고 그 결과물인 어린이 글모음이 출판의 한 장르로 자리잡게 되었다.
어린이 글모음의 효시는 이보다 앞서 79년에 출판된 농촌 어린이 글모음 [우리도 크면 농부가 되겠지/이오덕 엮음/청년사]을 들 수 있다. 당시 농촌 어린이들의 생생한 생활상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는 점과 어린이들이 쓴 글이 기성 작가가 쓴 어떤 글보다도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것은 이제까지 아이들이 써 온 글과 달리 자기 생각과 느낌과 경험을 솔직하게 나타내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의식을 지배하는 것은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글은 특별한 사람만 쓴다는 것이다. 그것은 학교교육 현장에서 글을 쓰는 것이 아니고 짓는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고 자기 삶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는게 원칙이지만 오랜 동안 짓기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이러한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하게 하려면 우선 다른 또레 동무들이 쓴 글을 보여줌으로서 글쓰기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다른 아이들이 쓴 평범한 삶의 이야기 즉 자기가 경험한 이야기, 동무들과 놀고 공부하고 생각한 이야기들이 대부분인 것을 보면서 '이 정도면 나도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고 글쓰기의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의 경험과 생각을 공유함으로서 참된 생각을 키워가고 주변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서, 그리고 뭇 생명들에 대해서 애정을 갖게 한다. 문학이 정서적 감흥을 불러일으켜 삶의 아름다움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라면 어린이 글모음은 어린이 문화의 현장, 삶의 현장을 고스란히 내보여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아이들이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다양한 갈래로 쓴 아이들의 글을 감상하면서 아이들과 만나보자
이야기글 모음
이야기 글은 말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듯이 풀어 쓴 글이다. 자기가 생각한 것, 본 것, 느낀 것, 경험한 것을 옆 사람에게 이야기하듯이 풀어 쓴 글로 가장 보편적인 글쓰기 방법의 한 형태이다.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큰 아이들이라야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어른들에게, 그리고 글쓰기를 어려워 하는 저학년 아이들에게<아무도 내 이름을 안 불러 줘/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175쪽/6,000원/보리/1학년부터>를 보여주자. 이 책은 서울, 인천, 강원, 부산, 경북, 전북, 전남 등 여러 지방에 사는 1,2학년 아이들이 쓴 이야기 글모음이다. '밥 먹기' '어머니' '우리 아빠' '동생 아픈 날' 이렇게 아이들은 대부분 가족이나 친구에 관한 것을 글감으로 잡고 있다.
"엄마 찌찌는 아주 예쁩니다. 우리 엄마 찌찌에 입고 있는 것은 부라자입니다. 나는 젖을 조금 먹다가 우유를 먹었습니다.......우리 엄마 찌찌는 말랑말랑합니다. 내 기분으로는 선생님의 찌찌는 뽀송뽀송 할 것 같습니다. 선생님 아들 환이도 우유도 먹고 찌찌도 먹고 자랐을 것입니다.( [엄마의 찌찌]전남 광양제철 남 1학년 이대웅)" "나는 오늘 대추나무에서 애벌레가 대추 열매 속에 있는 것을 봤다. 그런데 애벌래 색깔은 진짜 히얀하다 무슨 색이냐면 노랑색 에다가 무슨 연두색이다. 애벌레가 대추나무를 긁어먹는 것을 보았다,([애벌레] 인천 대화 1년 한승희)
저학년 아이들은 자기 주변의 일을 글감으로 잡아 수식어를 쓰지 않고 단순하게 잡아 쓴다. 이 책은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저학년 아이들이 글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교과서가 될 수 있다. 공부하기 싫은 아이들이 보면 환호성이라도 지를 것 같은 책 제목 <공부는 왜 해야 하노/이호철 엮음/산하출판사/3학년부터>는 농촌 지역의 한 학년 아이들이 한 해 동안 써 온 글을 모은 책이다. 농촌 어린이들 삶이 그대로 드러나 지역의 문화나 농촌 어린이들의 삶을 소상하게 볼 수 있다. 어른들과 함께 일하며 살아가는 아이들 모습이 담겨있고, 놀고 싶은 아이들 마음도 드러나고, 농사일에 지친 부모를 생각하는 속 깊은 아이들의 마음도 전해진다. 그리고 공부나 숙제 시험 때문에 고민하면서 살아가는 아이들 모습도 보게 된다. 싸우고 토라지고 하면서도 여전히 친구를 찾는 모습이 아이들답고, 고양이나, 개, 소 등 하찮게 여길 수도 있는 동물들에게조차 극진한 애정을 쏟는 모습에서 자연을 닮은 아이들을 볼 수 있다.<공부 안하고 어디 가니1.2/양은희,이주희 엮음/온누리/4학년부터> 농촌 아이들이나 서울 아이들은 지역 환경에 따라 정서도 다르다. 이 책은 도시에 사는 4학년 아이들의 글을 모은 책이다. 1권에서는 '나와 세계' '가정 생활' '친구', '놀이', '싸움', '이웃', '사회' '학교생활' 의 이야기들을 고루 모았다. 농촌 아이들이 일하는 모습이나 가족에 대한 염려와 사랑, 동물과 자연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면, 도시 아이들은 공부, 숙제, 시험을 주요 글감으로 잡은 것이 다르다. 인위적인 환경으로 인해 정서가 메말라가는 도시 아이들의 마음 고생이 보이지만 세상에 대한 폭넓은 관심과 동무들이나 주변 사물에 대해 갖는 관심은 어느 지역 아이들과 다르지 않음을 볼 수 있다. <이사가던 날/이오덕 엮음/창작과비평/2학년이상>에는 2학년부터 6학년 아이들이 가정의 모습, 사회의 모습, 여러가지 감상문이 실려 있다. 온갖 이기와 욕심과 분쟁이 난무하는 어른들의 세계와 달리 주어진대로, 욕심내지 않고 살아가는 소박한 모습이 감동을 준다. 가족이나 이웃에 대한 더할 수 없이 따듯한 애정의 눈길과 비뚤어진 사회 모습에 대해서는 날카롭게 비판의 소리를 감추지 않는 살아있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귀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오늘 나는 소풍을 갔는데 과자를 다 먹어버렸어요. 점심시간에 내 동생이 와서 법을 먹었습니다. 과자가 없어서 동생이 불쌍하고 내가 부끄러웠습니다. 다음부터는 과자를 남겨 동생과 나눠 먹겠습니다(대구 용구교회 2년 장종현'동생') '왜 강한자는 약한자를 누르고 싶어하는 것일까? 또 자기보다 강한 자에게는 어깨를 움츠리고 꼼짝못하는 것일까? 인간은 누구나 자기의 힘을 펼치려는 야욕이 있는 것 같다. 나의 가슴속에도 이런 마음들이 있다. 나도 이런 것을 억제하여 약한자를 도와주고 강한자를 억제해 주어야겠다( 6년남)
이렇게 아이들이 제 소리를 내도록 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의 힘이다. 도시 아이들의 메마른 감정에 색다른 감흥을 줄 수 있는 책으로 <우리 집 토끼/이오덕엮음/창작과비평/2학년 이상>를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자연과 일하기를 주요 글감으로 잡고 있는게 특징이다. 근래 들어 환경 오염의 심각성이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는 경고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자연을 더럽히고 죽이고 파괴하기를 멈추지 않는 모든 사람들로 인해 자연은 점점 더 죽어가고 있다. 또 많은 사람들이 편리함만 추구하고 일하기를 싫어하는데 그게 또 자연을 파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글모음에 실린 글은 지구를 살리고 사람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우리 반 순덕이, /이오덕 엮음/창작과비평사/2학년이상>에는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고학년 아이들이 쓴 글이 고루 실려있다. 도시 아이들과 농촌 아이들과 어촌 아이들과 광산촌 아이들의 글이 고루 실려있다. 각 지방 사투리도 그대로 살려쓰고 맞춤법에 조금 어긋나도 그대로 실었다. 아이들마다 갖고 있는 귀한 생각을 존중해서이다. 5월에 로봇을 사주는 것보다 놀 시간을 달라는 아이, 착한 일 하는 동무를 칭찬하는 아이. 놀다가 지각을 하고서도 엄마가 밥을 늦게 해주어 지각했다고 말하고 나서 양심 선언을 하는 아이, 등 삶을 가꾸어가고 세상을 가꾸어 가는 보배같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시 모음
시란 무엇일까? 이야기글 보다 짧은 글? 연이 나뉘어진 글? 운율이 있는 글? 정서적으로 느낌은 있지만 명쾌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은 글이 시다. 이오덕 선생님은 시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시란 마음의 소리, 자연이나 인간의 삶에서 얻은 감동을 짭게 나타낸 글, 사람의 마음을 울려 놓거나 놀라움을 주거나,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거나, 높은 곳으로 우리들 마음을 끌어올려 주는 짧은 글, 참 그렇구나! 참!하고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말해도 시란 무엇이라 라고 꼭 집어 정의하기 쉽지 않다. 이럴 때 아이들이 직접 쓴 시를 보여주거나 읽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허수아비도 깍꿀로 덕새를 넘고/ 청리초등학교 어린이들 글 / 이오덕 엮음/보리출판사/1학년부터) 60년대 초 산골 아이들 쓴 시 모음이다. 아이들이 사용하는 말은 전혀 가공하지 않은 순 우리말의 재미를 느끼게 한다. 처음에는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을 것 같은 책 제목은 (허수아비도 거꾸로 앞구르기를 한다)는 소리다. 수록된 시들 중 (개아 지붕에 내리는 거를 보니/눈술비가 자자 서서 나간다)에서 개아 지붕은 '기와지붕' 눈술비는 '진눈깨비'를 뜻한다. 자부름이 난다(졸음이 온다) 등등 시골 아이들이 아니면 쓸 수 없는 생생한 목소리가 펄펄 살아있다. 이 시집은 경상도 사투리를 소리나는 그대로 적은 것을 고치지 않고 실었다[ 동그란기](동그란 것) 주로(주으러) 자맸는(잡아맸는) 비치가이고(비쳐 가지고) 등 경상도 사투리가 주는 맛이 그만이다. 가난하지만 정겨운 산골 살림살이와 사계절 풍경들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이렇게 사투리를 살려 귀한 우리말의 참 맛을 맛보게 하는<나도 쓸모 있을 껄/이오덕 엮음/창작과비평/2학년이상>에는 초등학생 1학년부터 중고등 학생들이 쓴 시 307편을 모았다. 이렇게 폭넓은 연령대의 아이들 시를 한 데 모은 것은 삶에서 얻은 감동을 쓴다는 점에서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이나 중 고등 학교 아이들이나 다를 바가 없다는 뜻이다. 이 책에는 농촌 아이들의 글이 많이 실려있다. 도시 중심의 삶은 농촌을 소외시키는 점이 없지 않다. 도시의 삶은 실제보다 훨씬 화려하게 그려지고 있으며 농촌 아이들은 그것을 동경하면서 열등감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는 도시대로 농촌은 농촌대로의 삶이 있으며 그것은 서로 다를 뿐 높고 낮음으로 생각할 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그와 함께 자기 삶에 대 긍정성을 갖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아이들, 힘들게 살아가는 가족에 대한 안타까움, 동물과 자연에 대한 생각들, 미래에 대한 꿈, 어른들에 대한 바램 등 아이들의 눈으로만 볼 수 있는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바램과 달리 세상은 어른들의 뜻대로만 움직인다. 근대 작은 학교가 통폐합되는 사례가 그러하다.<학교야 공차자/김용택 엮음/보림/1학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의 물결이 출렁이게 했던 [섬진강]의 작가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김용택 님이 가르친 섬진강 변 아이들이 쓴 시 모음이다. 아이들 시에 나타난 자연과 농촌의 모습은 폐교 위기에 놓인 마암 분교 아이들이라는 사실과 무관하다. 다만 가장 훌륭한 교사인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있는 학교가 폐교된다는 아픔과 아이들에 대한 간절한 사랑이 녹아있는 발문이 가슴을 저리게 한다.
'진산이는 씩씩하고 남성다움이 넘친다. 뭣을 하든 한가락 할 놈이다.' ' 진산이 한 학년인 진하는 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억센 구석이 없어 조금 나약해 보이지만 부드러운 메너 때문에 인기가 있다' '인수는 입학 당시 글자를 잘 쓰지도 읽지도 못했는데 지금은 쓰는 일기나 동시마나 나를 감동시킨다'...
이처럼 선생님의 간절한 사랑을 받은 아이들이 쓴 시가 이 책에 실려있다.' '나는 어머니가 좋다. 왜 그냐면, 그냥 좋다'고 하는 동수, 사과 나무밭 달님이라는 책을 읽고 눈물을 글썽거렸다는 진철이, 하루 종일 놀았으면 좋겠다는 창희, 비오는게 무지 이상하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멋지게 날고 싶다는 동수 등 하늘을 닮은 아이들을 만나 볼 수 있다.
<어머니 손가락에/ 이주영 엮음/ 온누리/3학년부터><아버지 얼굴 예쁘네요/ 이주영 엮음/온누리/3학년부터> 여러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을 담아 펴낸 학급 문집에 실린 글 가운데서 어린이 시를 뽑아 어촌 산촌 도시 광산촌 농촌 등 지역별로 엮은 시 모음이다. 농촌 어린이 시에서는 농촌 고유의 모습이나 정서가 사라지고 변해가는 농촌 현실이 나타난다. 산촌 아이들의 글에는 산바람이 묻어나고 어촌 아이들의 글에서는 바닷내음이 묻어나는 듯 하다. 도시 아이들 글에서는 시험 공부에 시달리는 모습이 드러난다. 지역간의 문화와 정서가 드러나고 아이들의 삶이 드러난다.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생활 모습과 그 속에서 어린이들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을 볼 수 있다. 여기에 실린 글 가운데 탄광촌 어린이들이 쓴 시는 노래극‘아버지 얼굴 예쁘네요’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사는 곳에 따르는 문화와 정서가 다르고 그것이 주는 감흥이 새롭다. 아이들은 다른 지역에 사는 동무들을 이해하는 바탕이 될 것 같다.<엄마의 런닝구/한국글쓰기연구회/보리/3학년부터> 아이들이 삶에 대한 애정은 어른들보다 진하다
똑같은 자연이라도 아이들이 보는 자연과 어른들이 보는 자연은 다르다. 아이들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인다. 그들도 하나의 생명체로 인식하고 더불어 살아가야 할 대상으로 삼는다. 하지만 어른들은 자연에 대해서 폭력적이다. 동물과 자연과, 동무들과 놀이와 가족에 대해 산과 들과 나무와 꽃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쓴 한 편 한 편의 글이 진정 인간답게 자라는 아이들과 만날 수 있다. 이렇게 폭넓은 연령대의 아이들이 쓴 시가 있는가 하면 <비오는 날 일하는 소/ 이호철 지도/산하출판사/206쪽/3학년부터>처럼 한 학급 어린이들이 쓴 시를 묶어 만든 시 모음도 있다. 1부에는 자연과 동물을 글감으로 했고, 2부는 가족을, 3부는 아이들의 일상 생활을 글감으로 했다. 특히 이 책에는 글에 아이들이 직접 쓴 그림으로 내용을 더욱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시를 읽으면 시를 쓴 어린이의 삶이 고스란히 보이는 듯하다. 제 것을 자기 말로 쓴 시를 보며 시가 주는 감동의 참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시집도 농촌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쓴 것인데 농촌 아이들의 삶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특히 동물을 키우는 이야기, 동물에 얽힌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일하면서 살아가는 아이들 모습, 가난한 부모에 대한 안타까움이 많은 글감으로 다루어진다. 삶이 뚝뚝 묻어나는 아이들 글은 이 책을 읽는 모든 아이들을 잠시 농촌의 삶으로 안내한다. 때론 힘겹지만 따스한 인정이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일기 모음
일기글은 그날그날 자신이 겪은일에 생각과 느낌을 보태어 쓴 글이다. 남에게 보이기 위한 글이 아니고 쓰고 싶어서 그리고 훗날 어떤 참고가 되기를 바라고 기록하는 글로 시간의 순서에 따라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뜻을 두는 글이다. 일기 쓰기를 꾸준히 하는 동안에 글쓰는 힘과 생각하는 힘이 길러진다. 또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길러지고 그것은 참 삶을 가꾸는 길이 되는 것이다. 보통 일기는 자기가 한 일을 쓰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보고들은 이야기, 감상문, 시 형식 등 다양한 형식을 빌어 자유롭게 쓰는 글이다.
<내가 처음 쓴 일기/윤태규 씀/보리출판사1학년부터>는 대구 금포 초등학교 1학년 2반 아이들이 쓴 일기글이다.
"오늘 나는 비밀을 쓰겠다. 진짜로 창피해서 아무한테도 얘기를 못했다. 그게 뭐냐면 나는 우리반에서 27번이 좋다. 야는 금포 병설유치원도 같이 다녔다. 그런데 오늘 27번과 싸웠다. 내일부터는 싸우지 말고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나는 남자니까 진짜 싸우지 않겠다. 선생님 내 비밀 꼭 지켜주세요.꼭꼭"(장경철) "선생님께서 숙제 검사를 했다. 수익 숙제 검사를 하셨다. 숙제 안했는 사람은 앞으로 나오라고 하셨다. 남자도 나가고 여자도 나갔다. 앞에서 숙제를 왜 안했는가 말했다........선생님이 여자들은 살살 때리시고 남자아이들은 세게 때리셨다. 그거는 잘못이다. 선생님이 비겁하셨다."(김정승)
집이나 학교에서 자기가 겪은 일, 생각한 것, 화나는 일, 이상한 일, 어른들의 행동에 관한 생각, 어른들이 미울 때, 자연이나 동물을 보고 느낀 점, 교실에서 일어난 일, 등 주변의 일들을 다양하고도 세심하게 잡아 자기만의 눈으로 쓴 글이다. 아이들은 다른 동무들의 글을 보면서, 아! 나도 이렇게 쓰면 되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가질 것이다. 글마다 선생님이 써 놓은 의견은 아이들의 생각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교사의 모습을 볼 있고 이것은 아이들이 글을 쓰는데 자신감을 갖게 하는 요소가 될 것 같다. 무엇을 쓸까 걱정하는 아이들, 어떻게 써야 할지 잘 모르는 아이들이 일기글을 잘 쓸 수 있도록 돕는 책이다. 그리고 아이들 일기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고민하는 교사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새롬이와 함께 일기쓰기/이새롬 씀/이성인 엮음/보리출판사/2 학년부터> 새롬이가 2학년부터 4학년때까지 쓴 일기글을 추려 엮은 책이다. 이 글을 엮은 이성인 선생님은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 어린이, 글쓰기에 자신이 없는 어린이들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새롬이 일기는 특별할게 없다. 바로 이 특별할게 없는 점이 특징이다. 누구나 자기의 생활을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 글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이 책은 그런 점을 잘 살려놓았다. 일기를 잘 쓰려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사물을 자세히 보고 생각하는 버릇을 갖는 게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책 뒤에 일기 쓰는 방법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즉 일기는 날마다, 쓰되 저녁에 쓴다는 것, 일기를 쓸 때 꼭 써야 할 것, 글감을 잡는 방법, 일기를 쓰는 순서, 일기 쓰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이 자세히 나와 있다. 이대로만 하면 어떤 아이든지 일기 쓰기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에 담긴 아이들의 생활
자신의 의견을 나타내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말과 글이 있다. 그리고 그림이 있다. 모두가 그것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있다. 특히 그림은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연필을 잡으면 그리고 싶어져요/이호철 지도/보리출판사/9,000원/4학년부터>를 보면 글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그림으로 자신의 생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기에 실린 아이들이 그린 그림이나 거기에 덧붙여 쓴 그림을 보면서 뜻밖의 느낌을 받게 된다. 경북 청도군에 있는 덕산초등학교 5학년 1반 어린이 19명이 연필로 그린 그림 97편과 그림을 설명하는 글이 실려있다. 사람들과 함께 가족처럼 지내는 강아지 송아지 고양이 따위 동물과 날마다 보는 정겨운 이웃들의 모습, 별 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우리 생활 주변의 사물들을 손에 만져질 것처럼 자세하게 표현했다. 글과 그림 한 편 한 편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감동을 주고, 아이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생각이 아이들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어린이를 위한 글쓰기 참고도서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이오덕/지식산업사
시쓰는 방법을 여러 지역의 예문과 함께 속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이론서
*이오덕 글쓰기 교실 1 - 5/지식산업사
글쓰기를 바르게 할 수 있는 안내서로 글쓰기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예문과 함께 친절하게 소개한다
■어른을 위한 글쓰기 참고도서
*글쓰기 어떻게 가르칠까/이오덕/보리출판사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글쓰기지도 길잡이'란 부제에 걸맞게 아이들을 참답게 사람답게 기르는 가장 좋은 교육 수단이 글쓰기 교육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글쓰기 교육을 위해 부모가 교사가 알아야 할 내용을 정리한 글쓰기 교육 지침서
*열린 교실의 글쓰기/박경선 지음/지식산업사
아이들의 삶을 가꾸어 가기 위한 글쓰기를 하면서 다른 사람과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고 그것을 글로 표현하는 과정들을 다루었다.
*일기쓰기 어떻게 시작할까/윤태규 씀/보리출판사
교사와 학부모를 위한 새로운 일기지도 길잡이'라는 부제가 있지만 이 책은 아이들 스스로가 일기를 쓰기를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한다. 풍부한 보기글은 아이들이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는데 용기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