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을거리가 귀하고 고기 구경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에 비유되던 시절 보양음식 구실을 톡톡히 해내던 곰탕은 영양과잉을 염려하게 된 오늘날에도 일등 보양음식으로서 확고한 지위를 지키고 있다.
곰탕만큼 실속있는 먹을거리가 또 있을까.
소 한 마리를 잡아 나오는 뼈와 고기는 어떤 부위든지 다 넣을 수 있고, 심지어 내장까지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 만드는 곰탕.
입맛에 따라 뼈나 고기 양을 조절하고 내장을 넣고 안넣고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어떻게 끓이든 오랜 시간 푹 고아내면 뽀얀 진국과 구수한 맛을 얻을 수 있기는 매한가지다.
사골과 등뼈를 많이 넣고 끓여내는 설렁탕도 알고 보면 곰탕의 한 종류. 푹 고아 진한 국물을 우려낸 다음 밥이나 국수를 말아 뚝배기 가득 퍼담으면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불러오는 든든한 음식이라는 점이또 곰탕의 매력이다.
별다른 양념 없이도 뼈와 고기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맛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맛있다.
거기에 싱싱한 대파를 썰어 넣으면 개운하기까지 하다.
어우러지는 진한 국물맛을 얻으려면 무나 마늘을 듬뿍 넣고 끓이기도 한다.
아삭아삭 시원하게 씹히는 깍두기를 곁들이면 완벽한 상차림이 되니 간편식이기도 하다.
찬물에 담가 피를 빼고 푹 고는 6시간의 과정이 번거롭기는 하지만 곰탕은 뭐든지 넣고 끓일 수 있는 국이기에 집에서 직접 끓이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음식은 '손맛과 정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좋은 뼈를 골라 온식구가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든든한 보양식을 만들어 보는 것으로 월동준비를 시작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러나 오늘날 식습관이나 식생활 환경은 예전과는 다르다. 곰탕이 영양만점 음식인 것은 확실하지만 영양과잉이 근심거리로 대두되는 요즘에는 콜레스테롤의 지나친 섭취는 조심해야 한다.
곰탕을 끓일 때 위에 뜨는 기름은 가능한 한 깨끗하게 걷어내고 평소 육식을 자주 하는 사람은 일주일에 3회 이상 주식으로 곰탕을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곰탕 가운데서 특히 영양이 풍부하다는 꼬리곰탕.
짤막하게 토막낸 쇠꼬리를 넣고끓이면 진한 국물도 일미지만 동글동글 마디진 뼈 사이에 박혀 있는 쫄깃한 살점을 뜯어먹는 재미도 별미다.
담백하게 쇠꼬리만 넣고 고아내기도 하지만 다듬은 무를 통째 넣어 함께 끓이면 구수한 맛을 얻을 수 있다.
무를 넣든 안넣든 뼈에 붙은 살점이 부들부들해질 때쯤엔 고기와 무를 건져내야 한다.
위에 뜨는 기름은 김을 빼고 식힌 다음 굳었을 때 걷어내면 손쉽다.
건져낸 무는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소금, 후춧가루, 다진 파, 다진 마늘을 넣고 고기와 함께 양념해 놓았다가 상에 낼 때 뚝배기에 담아 국물을 붓고 한소끔 끓인다.
뼈는 보통 세 번까지 재탕해도 진한 국물을 얻을 수 있다.
먹고 남은 곰탕은 펄펄 끓인 후 식혀 가족이 한 번 먹을 분량만큼씩 통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된다.
언제든지 생각나면 데워 먹어도 좋고 다른 요리에 육수로 사용해도 그만이다.
곰탕은 이래저래 겨울철에 빼놓을 수 없는 영양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