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은 세상 사람들에게 상상력의 원천을 제공해 줌과 동시에 튼튼한 가치관의 기초를 다져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한 작가는 '고전과 양서란 누구나 읽고 싶어하면서도 당장 읽기를 원치 않는다'라고 정의 한 바 있다. 그러나 연극 '동물농장'을 접하게 된다면 책장 어디엔가 두툼한 먼지와 함께 꼽혀있을지 모르는 책을 적어도 3번 이상 읽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될 것이다.
"순수의 무대, 순수의 배우, 순수의 관객"
이번에 올려지는 '동물농장 White(순수)'[4월5일 ~ 6월9일]는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물농장' [조지 오웰 1903∼1950]의 시대를 초월한 보편성과 관객의 상상력을 최대한 자극하려 했던 연극 '동물농장'의 각색자이자 환타지 작가인 넬슨본드 그리고 극단상상이 낯설고 익숙치 않지만 신선함과 새로움이 있는 순수의 무대를 준비했다. '동물농장 White(순수)'는 단순한 무대 장치와 화이트 조명으로 암전 없이 진행된다. 세심한 작곡과 마임적 안무에 의한 배우의 소리와 몸짓, 막도 퇴장도 없이 하나의 공간 안에서 나서고 물러나며 8명의 연기자들이 유희적인 놀이를 만들어 간다.
"시대와 나를 보는 유쾌한 우화"
작금의 국내 정치 상황들과 국민들의 망실감, 무기력감을 느끼는 현실에서 이 작품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희망으로 시작한 국민의 정부, 이제 그 권력의 끝을 1년도 채 남겨 놓지 않고 있다.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고 무엇을 이야기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동물농장 White (순수)는 소련이라는 체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반 독재 즉, 어느 시대나 있을 수 있는 부패한 독재, 부패한 집단의 구조적 모순과 부조리한 인간의 조건들에 대한 일반적인 우화이다. 관객들은 돼지우리, 양우리, 마굿간으로 지정된 삼면의 객석에서 권력구조의 핵심으로서 혹은 탄압 받는 동물로서 하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새로운 연극표현 양식의 모색"
극단상상(대표 박광태)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이라는 텍스트를White(순수) - Red(욕망) - Blue(자유)의 테마별로 3차례에 걸쳐 각색함으로서 같은 내용의 작품을 한 연출가가 각기 다른 표현양식과 메시지로 전달하려는 의도를 담았다. 이는 새로움에 대한 시도로서, 현재 상업적이고 구태의연한 극작의 유행을 벗어나 새롭고 참신한 연극적 표현의 모색을 하고자 함이다.
늙은 소령이 모든 동물들이 모인 자리에서 동물들을 심하게 부려먹는 인간들에게 반란 을 일으키자고 제안한다. 이 일이 있었던 얼마 후 늙은 소령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러나 반란은 예상보다 일찍 일어나게 된다. 너무 굶주린 나머지 동물들이 여물창고를 부수고 먹이를 먹는 도중 딸기코와 그의 하인들이 나타나 동물들에게 매질을 해대자 동물들은 반란을 일으키게 되고 딸기코와 그의 하인들은 달아나게 된다. 반란 이후 농장은 스노우볼을 주축으로 돼지들이 운영하게 된다. 동물들은 자신이 일한 대가를 받 게 되자 모두들 만족을 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나폴레옹은 그 동안 자신이 길러온 개들은 이용해 스노우볼을 밀어내고 농장의 운영권을 쥐게 된다. 나폴레옹이 농장의 운영권을 쥐게 된 이후에 모든 동물에게 점점 불이익이 늘어나게 된다. 그러나 동물들 은 인간이 지배하던 때와 비교하면서 현재를 만족해한다. 나폴레옹은 반란자로 몰린 동물들을 모두 처형을 한다. 그 후 동물들은 나폴레옹을 더 잘 따르게 된다. 동물농장이 공화국으로 선포되어 나폴레옹이 만장일치로 대통령 자리에 오른다. 세월 이 흘러 동물들은 옛날의 기억을 모두 잊게 된다. 일이 점점 힘들어 갔지만 동물들은 모두 평등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불만을 갖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나폴레옹이 두 발로 서서 개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나자 모든 동물들은 놀라게 된다. 나폴레옹은 이 웃 농장의 사람들과 친해지게 되었다. 그렇게 누가 돼지이고 누가 인간인지 구별을 할 수 없게 된 지경에 이르게 되며, 동물들이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을 되돌리기에는 어렵게 된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