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1475-1564)의 대표작으로 손꼽는 <다비드>상은 피렌체의 시청 앞에, 넓은 시뇨리아 광장을 바라보며 놓여있습니다.
다비드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가장 지혜로운 왕으로 어린 목동이었을 때 돌 팔매하나로 거인 골리앗을 처치하여 나라를 구한 영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의 인물이 왜 교회가 아닌 시청 앞에 놓여 있을까요??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
< 베키오궁 앞에 놓인 다비드상 >
이 상은 원래 피렌체 대성당에 놓기로 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다른 어느 조각가도 감당하지 못하던 높이 410cm의 거대한 조각이 당시 스물 여섯 살의 미켈란젤로에게 맡겨지자 이의 완성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였습니다. 1504년 작품이 완성되자 이 작품의 위치를 다시 정할 위원회가 소집되었고 이 자리에서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안토니오 다 상갈로(Antonio da Sangalo)는 다음과 같이 발언했습니다.
"나는 코지모가 제안한 것처럼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볼 수 있는 대성당의 코너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조각상은 공공적인 상이고 대리석은 기후에 약하기 때문에 … 가장 좋은 자리는 시뇨리아 회랑 중앙이라고 생각한다. 중앙 아치 밑에 놓으면 그 주변을 둘러 볼 수도 있고 … 마치 작은 채플처럼 뒤가 어두운 감실처럼 되어서 좋다. 만약 외부에 내놓으면 쉽게 상할 것이니, 지붕이 있는 곳이 더 좋다."
조각가인 상갈로는 공공 장소이면서도 미술품으로 더 어울리는 곳, 더 안전하게 보존할 수 있는 곳을 선택한 거라고 볼 수 있을 거 같네요.
그러나 시장 대변인의 의견은 그와 달랐습니다.
"내 판단으로는 그 상에 적합한 장소는 두 곳이 있다. 첫 번째는 현재 <유디트>가 있는 곳이고 두 번째는 (도나텔로가 청동으로 만든)<다비드>가 있는 시청 의 중정 한 가운데이다. 첫 번째 장소를 택한 이유는 (도나텔로의)<유디트>가 매우 격렬하게 죽이는 장면이라는 점인데 이는 (붉은) 십자가와 백합으로 상징되는 우리(피렌체)와 어울리지 않는다. 여자가 남자를 살해하는 것이 적합지 않다. 더욱 나쁜 것은 그 상이 그곳에 놓인 이후로는 피사에 패하는 등 나쁜 일만 일어났다는 점이다. 또한 중정에 놓여있는 (도나텔로의)<다비드>는 뒤쪽에 놓인 다리가 매우 어색하다. 따라서 (미켈란젤로의)<다비드>는 이 두 장소 중 한 곳에 놓여야 하는데 나는 <유디트>자리를 선호한다."
당시 시청의 문 앞에는 도나텔로의 <유디트>상이 있었는데 이와 교체하자는 의견입니다.
< 도나텔로의 유디트 >
결국 <다비드>상은 시청 앞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당시 피렌체는 어려움에 놓여 있었습니다. 1494년엔 프랑스에게 공격당하고, 이탈리아 안에서도 로마와 밀라노, 베네치아 사이에서 외교적인 줄타기까지 해야 했으니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피렌체는 나라를 구한 애국적인 영웅이 필요했으며 힘과 지혜를 겸비한 다비드는 방어와 자유를 상징하는 영웅으로 민심을 통일하기에 적합했던 것입니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라는 미술품은 광장에서 이렇게 정치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자료 사진은 네이버에서 검색해 퍼왔습니다~ ^^
첫댓글 퍼온 것을 제외하고는 좋은 시도이군요.
그림까지 자세히 올려주셔서 감상도 하게 되네요. 음.. 여자가 남자를 살해하는 것이 적합지 않다 라.. 어찌 되었건 살해가 나쁘다는건 당연하지만 "여자가 남자를.."에서 남자 우월주의도 약간 보이는군요 여성의 인권은 20c 초 부터 신장 되었으니 르네상스 시대의 여성의 인권도 꽤 불합리해 보입니다.
영화 파리넬리의 배경이 되는 르네상스의 유럽에서 여자는 무대에 오를수도 없어 ...거세한 남자가 소프라노까지 맡아 그 역을 해야 했던 현실을 봐서도 중세의 여성 인권은 꽤 무시 되었다고도 보이네요. 여자는 다만 남성들의 로망일 뿐인 중세 르네상스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