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에 피서
하 더워 호박잎에 허연 소금기 돋는 한낮, 장마에 썩는
붉은 점 배기 강낭콩 훑어 봉당에 펴놓고 손톱 밑 아프
도록 까 하는 밥에 호박잎쌈 쪄 날된장에 풋고추 쿡 찍
어 이른 저녁하고 자리 챙겨, 등 넘어 금강 건너간 웅포
교로 피서를 가 충남과 전북사람들이 섞여 강바람에 폭
염에 달아 뜨거운 몸 인사로 웃고 강물 속에서 희롱하는
보름달의 운치에 고풍스런 등들 높게 강 건너는 야경의
일품에 밤벌레들 모여 화려하게 추는 주검 춤을 보면서
물 것이 없어 좋다했는데 난간을 차지한 음흉스런 거미
들의 그물 치는 수에 기겁해 옮겨 누어 살랑대는 바람에
땀 드리며 노쇠한 장모님 혼자 사셔야하는 걱정하다 잠
드는데 낚시꾼은 아득한 江心에 등 누런 빠가가사리에
배 느른 장어 마리나 건져 올리는 맛에 밤새며 강심에
들락댄다
시원해 늘어진 잠을 축축한 기운에 눈뜨니 잔뜩 물먹어
누렇게 뜬 반달은 할미봉 넘다 쉬는지 허리가 걸려있고
물안개가 이는지 축축해 病 산다고 서둘러 차에 올라서
강경 댁 혼자살기 외롭고 힘든다고 늙은 목 매 죽어 낮
에도 머리카락서는 으슥한 잣 고개 솔부엉이 소리에 넘
어 첫닭 울쯤 뼈 속 시린 물 몇 바가지 끼얹고 대나무
숲 흔드는 바람에 한 뼘 잠을 청한다
***웅포대교....충남부여와 전북익산 사이에 흐르는
금강에 새로 놓은 강다리
첫댓글 지석동님 처가 댁이 강경이신가요? 빠가사리와 씨암탁은 안드셔도 되지만 말이쥬... 민물장어는 꼭 챙겨드십시요! ㅎㅎ 잘 감상하였습니다
허허, 챙겨주시는 말씀 감사허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