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대로 이루어지는 기도법 2
소망성취의 비밀은 가슴
글·박혜원
“사또 억울하옵니다. 엉엉…”
“억울하옵니다. 사또! 흑흑…”
두 피의자 중 어느 한 사람은 분명히 죄인인데 둘 다 억울하다고 울며 하소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명한 사또는 그 울음소리를 듣고 쪽집게처럼 죄인을 가려냅니다. 왜냐하면 진짜 억울해서 우는 울음은 가슴 깊은 곳에서 울려오기 때문에 듣는 이의 가슴을 찡하게 울려 줍니다.
즉 바이올린의 어느 한 현을 튕기면 건너편에 있는 바이올린의 같은 현이 손도 대지 않았는데도 ‘띵-’ 하고 공명음(共鳴音)을 내듯이, 가슴과 가슴의 공명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억지로 우는 울음은 가슴이 아니라 단지 얼굴 표정만 울기 때문에 듣는 이의 가슴을 울리지 못합니다.
기도성취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납니다. 오랜 만에 그리운 연인을 만날 때나, 각고의 노력 끝에 취직시험에 합격하면 머리에서 먼저 기쁨을 느끼기 전에 가슴에서 ‘뭉클-’ 하고 어떤 진한 감동을 느낄 것입니다.
왜냐하면 왼쪽 심장 부근은 육신 중에 내면의 한마음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도 중에 가슴에서 ‘뭉클-’ 하고 감동이 일어나는 것은 내면의 한마음과 자신의 소망이 공명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가슴에서 ‘뭉클-’ 하고 느끼는 것은 바로 한마음에서 우리의 기도에 감응하였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간절히 기도한다 하더라도 좀처럼 가슴에서 ‘뭉클’ 하는 감동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감동을 하지 않는가?
우리는 자라면서 남한테 눈물을 보이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면서 자라 왔습니다. 또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질수록 나이가 들수록 최면과 위신 때문에 매사에 근엄한 표정을 짓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웃어야 할 때 웃지 못하고, 울어야 할 때 억지로 참아야 하는 주위 환경 속에서 우리는 가슴의 감성적인 에너지 통로를 막아왔던 것입니다. 쓰지 않고 활용하지 않으면 퇴화하는 것이 자연의 원리입니다.
그러나 다시 활용하면 그 부분이 발달되고 진화하게 되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듯이 가슴의 에너지 통로를 개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슴 혈을 열어 주는 방법들
1) 결인(結印)을 한다
참선할 때 사용하는 두 손끝을 동그랗게 모으는 법계정인의 결인은 의식을 맑게 하고 단전에 기운을 모아들이는 역할을 합니다.비로자나 부처님의 비로자나 결인은 몸의 진동현상을 막아 주고 온갖 잡념을 막아 줍니다. 가슴 혈을 열어주는 결인은 다음과 같습니다.가부좌하고 앉아서 양손의 검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붙이고 나머지 손가락은 자연스럽게 벌려 양 무릎에 살짝 걸쳐놓고 지긋이 단전호흡을 하고 있으면 두 손바닥의 장심 부위에 따뜻한 기운이 탁구공만하게 모아집니다. 이 따뜻한 기운이 팔의 혈을 타고 왼쪽 가슴혈까지 흘러 들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2) 생식을 한다.
햄버거와 라면 등의 인스턴트 식품에 함유된 각종 식품첨가물과 방부제는 우리 몸의 혈을 막기 때문에 그 부작용으로 인내심이 결여되고 성격이 난폭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식(生食)은 가슴뿐만 아니라 온몸의 혈을 열어 줍니다. 최소한 하루 두 끼씩 2개월 정도만 섭취해도 온 몸의 감각이 예민해지면서 그 동안 맡지 못했던 냄새나 미세한 느낌을 체험하게 됩니다. 이는 그 동안 막혔던 혈들이 열리면서 오감이 되살아 나는 것을 의미합니다.
3) 감동을 자아내는 운동 시합이나 명화장면 등을 자주 본다.
88올림픽 때 우리 선수들이 역경을 딛고 금메달을 땄을 때, 시상식에서 감격에 겨워 눈물짓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가슴에서 뭉클할 때가 많습니다. 영화 ‘닥터 지바고’에서 달밤에 비친 눈 덮인 숲과 지바고와 라라의 가슴 아픈 사랑은 보는 이의 가슴을 울려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어떤 슬픔과 기쁨에 의해 자주 가슴을 울려 줄 때 서서히 막힌 혈이 열리게 됩니다.아름다운 시나 음악들도 닫힌 가슴을 각성시켜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불교의 기도법은 그 자체가 가슴의 혈을 열어주는 기도법
범종 소리, 목탁 소리는
혈을 열리게 하는 소리
범종소리를 들으면 매우 상쾌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범종소리가 온몸의 혈을 열어주기 때문입니다. 실제 매일 새벽 염불이나 저녁예불 때 범종을 ‘덩- 덩-’ 하고 타종 소리를 듣게 되면 가슴과 머리혈에 청량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목탁 소리 또한 범종 소리 못지 않게 가슴에 상당한 자극을 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탁 중에서도 나무재질이 부드럽고 부피가 큰 목탁일수록 저음으로 ‘터엉- 터엉-’ 울릴 때 가슴이 찡하게 공명하며 혈에 많은 자극이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슴을 정화시켜 주는 천수경의 공덕
십여 년 전, 미국의 야구계는 ‘피트로즈’라는 강타자가 온 미국인의 사랑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한때 도박과 마약에 빠져 방탕 생활을 하다 법정에 서게 되었습니다.
“검사님의 지적 그대로 저는 도박과 마약에 빠져 지낸 나쁜 사람입니다. 그러니 저를 감옥에 보내 주십시오. 죄값을 치른 다음에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겠습니다.”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하며 참회의 눈물을 주르르 흘리는 피트로즈를 보며 배심원을 비롯한 온 국민의 눈에도 눈물이 글썽거렸습니다.
자, 그러니 누가 피트로즈에게 돌을 던지겠습니까.
백겁 천겁 쌓인 죄업도
진심 참회하는 한 생각에 소멸되어
마른 풀을 불태우듯
남음 없이 사라지네
-천수경의 십악참회 중에서-
그렇습니다. 진심으로 참회하면 그동안 가슴에 맺힌 묵은 감정들이 일시에 해소되기 때문에 어떠한 소망이라도 내면의 한마음과 쉽게 공명현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도하기 전에 반드시 천수경을 독송하는 의미도 여기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천수경의 핵심이 바로 지난 날의 과오와 증오, 원망 등을 참회하고 다시는 그러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서원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천수경을 독송할 때마다 진심으로 참회 마음이 일어나게 되면 수월하게 가슴의 혈이 열려 정당한 소망이라면 내면의 한마음에서 쉽게 감응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자, 지금부터라도 가슴이 저리도록 천수경을 독경해 봅시다.
첫댓글 네^^~~` 좋은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