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로 2009학년도 정시모집 합격자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제 2009학년도 입시는 2월말 추가합격자 발표 및 등록 등의 일정만을 남겨둔 채 마무리 단계에 있다.
예비 고3 학생들은 본격적인 수험생활을 앞두고 부담감이 더욱 클 것이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마음을 다잡고 집중해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자신만의 학습계획을 세워보는 것이 좋다. 다가오는 2010학년도 대학입시 중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수시모집에 대해 먼저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대비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수시 1학기 모집 올해부터 폐지, 전체 수시모집 정원 지속적으로 증가
2009학년도까지 실시했던 수시 1학기 모집이 올해부터 폐지된다. 고교 정상화를 해친다는 지적에 따라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모두 폐지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09학년도 전체 모집 인원의 3.1%(1만1838명)에 해당하는 수시 1학기 모집 정원 대부분을 올해 9월 수시모집으로 옮겨 선발함에 따라 전체 수시모집 인원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부산대 60%(지난해 51.6%), 숭실대 50%(지난해 38%), 중앙대 55%(지난해 37%) 등 대학마다 수시모집 인원이 상당히 늘어났다. 반면, 이화여대, 동국대는 지난해 60% 내외를 수시모집을 통해 선발했으나 올해에는 선발 인원을 조금 줄였다.
2. 주요 대학들은 논술 위주로 일반학생 선발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는 전국 31개 대학(일반전형 인문계열 기준)에서 논술고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항공대, 동양대, 루터대의 경우 올해 새롭게 논술고사를 실시하며 강남대는 지난해 실시했던 논술을 폐지했다. 또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성균관대, 인하대 등 주요 대학들은 논술 성적으로 모집 인원의 일부분을 우선선발하는 논술 100% 전형을 실시한다.
그밖에 동국대, 숭실대, 한양대 등 많은 중상위권 대학들은 수능 이전에 전형을 실시하는 수시 2-1모집에서 논술 위주의 전형으로, 수능 이후에 전형을 실시하는 수시 2-2모집에서는 학생부 위주의 전형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이다.
한편, 구술·면접고사를 실시하는 대학은 지난해 81개 대학에서 36개교나 증가한 117개 대학에 이른다. 특히 자연계의 경우에는 많은 대학들이 수리와 과학탐구의 비중을 높인 심층면접의 형태로 출제해 변별력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3. 입학사정관을 활용한 특별전형 증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입학사정관제도는 대학이 고교 교육과정과 대학의 학생선발 전문가인 '입학사정관'을 채용,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이다. 이렇듯 각 대학들은 획일화된 시험 성적위주의 학생선발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를 추진하기 위해 특별전형을 중심으로 입학사정관제를 확대 실시한다.
입학사정관을 활용한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지난해 16개 대학보다 늘어나 2010학년도에는 49개 대학에서 4376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학생의 성적은 물론 개인환경, 잠재력 및 소질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자기평가서, 학교생활기록부 평가를 비롯해 현장방문 등을 실시한다.
지난해 입학사정관 전형의 합격자들을 분석해 보면 각종 대회에서 입상하거나 자격증을 따는 등 해당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거나 학생회 활동 등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한 경우가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4. 수능 성적은 최종적으로 중요한 합격 열쇠
수시모집에 무게중심을 둔 수험생들은 학생부, 논술 위주로 학습 전략을 세우기 쉽다. 물론 학생부 및 대학별고사가 절대적인 기준이 되기는 하지만, 수시모집에서도 수능은 무시할 수 없는 전형요소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주요 대학에서는 어학 실력, 올림피아드 수상경력 등 일부 특기자 전형을 제외한 대부분의 전형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9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한양대는 학생부 우수자 전형의 합격자 350명 중 199명(56.9%)이 수능 최저학력기준 미달로 최종 불합격했다. 2008학년도에는 고려대 34.5%, 성균관대 20~30%, 한양대 약 20%, 중앙대와 건국대 등은 무려 수시 합격생의 절반 가량이 수능 최저학력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2007학년도에도 서울대 6.9%, 연세대 34%, 한양대 35%, 성균관대 29%, 이화여대 22% 등 4분의1 가량의 학생들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했다.
이와 더불어 수시모집에서도 수능이 위력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전형이 있다. 주로 상위권 대학들이 실시하는 수능 우선선발이 그것이다. 이 전형은 모집 인원의 50% 내외를 일반선발에 비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높게 설정해 선발한다. 아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2009학년도 입시에서 각 대학에서 요구한 수능 우선선발의 최저학력기준은 상당히 높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이 기준에 해당된다면 논술이나 학생부 성적 등 전형 결과와 상관없이 수능 성적만으로도 최종 합격할 수 있다.
▲ ※모집 인원은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을 합한 전체 모집 인원임.
5. 학생부 100% 전형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100% 전형을 실시하는 대학은 모두 69개교다. 그런데 주요 대학에서는 어학 성적이나 수상 경력 등과 같은 비교과 영역이 비중있게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학생부에 기재된 과목별 평균점수와 표준편차를 이용한 표준화 점수(z점수)를 활용하는 대학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수시모집에서는 학생부 교과 및 비교과 영역, 대학별고사, 특기적성 등 여러 가지 전형요소를 활용한 전형의 다양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흔히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을 일반전형 위주로 준비하고 지원하려는 경향이 강한데, 올해에도 수시전형은 매우 다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형 유형별 선발 방법을 꼼꼼히 따져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내는 것이 수시모집을 대비하는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