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한 송이에 담긴 마음
오늘은 발렌타인데이.
도시 곳곳에는 사랑과 따뜻함을 전하는 꽃과 초콜릿이 넘쳐나고,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소중한 이들에게 마음을 전하고 있다. 나 또한 이 날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하지만 흔한 초콜릿이나 장미꽃다발을 건네는 것보다는, 내 손으로 직접 담아온 장미의 순간들을 나누고 싶었다.
나는 얼마 전 에콰도르의 한 장미 농장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본 장미들은 단순한 꽃이 아니었다. 고산지대의 맑은 공기와 따뜻한 햇살을 머금고 자란 장미들은 색이 더욱 선명했고, 그 향기는 깊고도 진했다. 농장 곳곳을 걸으며 장미들이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을 지켜보았고, 한 송이 한 송이가 마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붉은 장미는 열정을, 분홍빛 장미는 따뜻한 애정을, 그리고 하얀 장미는 순수한 마음을 담고 있는 듯했다.
무엇보다도, 그 장미를 가꾸는 사람들의 손길이 인상적이었다. 새벽부터 해가 질 때까지, 그들은 장미 하나하나를 정성껏 돌보고 있었다. 흙을 만지고, 꽃잎을 살피고, 적당한 빛과 물을 조절하는 그들의 손길은 단순한 노동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한 송이의 장미가 누군가의 손에 들려 그 사람의 하루를 환하게 밝힐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손길이 정성을 다하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장미의 싱그러움과 그것을 가꾸는 사람들의 따뜻한 손길,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꽃밭의 풍경. 그 사진들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사랑과 정성이 담긴 이야기였다.
그래서 올해 발렌타인데이에는, 에콰도르에서 찍은 장미 사진을 내가 아는 분들께 보내기로 했다. “이 장미는 그저 아름다운 꽃이 아닙니다. 누군가의 정성으로 피어난 사랑의 결과물입니다. 이 꽃처럼, 당신의 하루에도 따뜻한 순간들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그렇게 한 장 한 장의 사진과 함께 작은 메시지를 담아 보냈다.
사랑이란 꼭 화려한 선물이나 커다란 제스처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닐 것이다. 때로는 한 송이 꽃, 한 장의 사진, 그리고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그 어떤 것보다 깊은 감동을 전할 수도 있다.
오늘, 내가 보낸 장미들이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주길 바란다. 그리고 저 멀리 에콰도르의 농장에서 정성을 다해 장미를 돌보던 사람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그들이 키운 장미가, 이렇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 사랑과 행복을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해피 발렌타인데이.
우리 모두, 사랑을 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