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하기관관리기본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 공기업·정부산하기관에 대한 정부의 사전규제가 단계적으로 정비·완화되면서 공기업 및 산하기관의 자율경영·책임경영이 더욱 강화된다.
기획예산처는 30일 서울 양재동 농수산물센터에서 공기업·산하기관장 및 주무부처 산하기관 경영혁신담당자(기획관리실장) 등 각계 인사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4년 공기업·산하기관 경영혁신 연찬회’를 가졌다.
예산처는 올 하반기 중에 정부산하기관의 예산운용 및 정부의 사전적 개별규제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해, 사전규제를 단계적으로 정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부 산하기관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제도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 자율경영·책임경영, 그리고 사후평가를 골격으로 하고 있는 정부산하기관관리법의 정신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은 이날 연찬회 인사말을 통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국민의 높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기관자율에 의한 경영혁신 추진이 관건”이라고 강조하고, “분권과 자율의 국정이념에 따라 경영혁신 체계가 주무부처와 산하기관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을 계기로 삼아 주무부처의 실효성 있는 경영혁신 시책 추진과 각 기관들의 열정적인 경영혁신 노력이 한층 강화돼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다.
윤성식 정부혁신위원장은 ‘참여정부의 변화와 혁신정책 방향’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통해 참여정부의 ‘국민과 함께 하는 일 잘하는 정부’ 구축을 위한 혁신정책방향을 소개하고, "공기업·산하기관도 법, 제도 측면 뿐 아니라 사고와 행동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바람직한 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연찬회에서는 지난해 경영혁신 추진실적 평가결과 유형별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11개 기관에 대한 표창이 있었으며, 한국수자원공사가 환경친화적 물관리 및 권역별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등의 성과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구전자통신연구원, 중소기업은행 등 3개 기관은 국무총리상을, 그리고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산업안전공단, 한국노동교육원, 산업기술시험원, 한국정보보호진흥원, 한국지방재정공제회 등 7개 기관이 기획예산처 장관상을 수상했다.
이어 개최된 토론회에서는 한국수자원공사 등 우수사례발표 기관장(4명)을 비롯해 한봉기 기획예산처 재정개혁국장, 엄현택 노동부 근로기준국장, 송희준 점검평가단장 등이 패널로 참가해, 우수사례로 소개된 내용과 향후 경영혁신 추진방향 등에 대해 참가 기관장과 패널 간에 진지한 토론 및 폭넓은 의견교환이 있었다.
각 기관별 우수사례 발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한국수자원공사 : 90년대까지의 개발위주 댐건설이 시화호 오염, 동강댐 건설백지화 등을 통해 국민들이 환경과 삶의 질을 요구함에 따라 개발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는 수자원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환경전문가들이 참여한 환경 자문회를 구성하여 댐건설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 환경단체 등 이해관계자가 참여·토론하는 환경도입경영체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새로운 수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신규 댐건설 보다는 개발된 수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여 관리기관이 서로 다르고, 발전, 용수 등 목적도 다른 대청, 남강 등 6개 댐을 연계·운영하는 세계최초의 통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현재 건설중인 탐진댐 5개에 해당하는 6억톤의 용수를 확보했고, 6억3000톤의 홍수조절 능력과 연간 150억원의 전력을 추가로 생산하게 되었으며 통합관리로 남는 여유인력을 고객지원 업무로 전환하여 인력배치의 효율성을 제고했다.
◆산업기술시험원 : 직원의 동의없는 일방적 개혁으로 인한 노조반발로 인사경영권을 노조에 이양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게 됐으나, 노조위원장 출신을 기조실장에 임명하여 목표관리제, 고객관리시스템 등의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관계를 새롭게 정립했다.
공생적 노사관계가 형성되자 인사경영권을 다시 경영진에 이양하는 단체협약을 체결하여 노조는 경영진을 신뢰하고 경영진은 경영에만 전념하는 새로운 노사패러다임을 창출하였고 이를 통해 지난해에 1999년대비 자체수입은 2.4배로 늘어난 반면 부채비율은 231%에서 163%로 낮추는 등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경영성과를 달성했다.
◆무역투자진흥공사 : IT기술발달에 따른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고객 기업들로부터 KOTRA무용론이 제기되자, KOTRA만의 독자적인 고객관리시스템을 개발, 운영함으로써 공사의 존재가치인 고객중심으로 모든 조직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고객이 집중되는 현장 자율경영체제로 전환해 본부인력을 전진배치하고, 직원들의 업무성과를 계량화해 실시간 평가를 통한 승진, 보직, 연봉, 인센티브에 반영하는 균형성과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출 창출액이 79억 달러에서 240억 달러로, 고객만족도는 70점에서 80점으로, 자체수입은 179억원에서 270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경영혁신성과를 바탕으로 얼마전 2003년 공기업 경영실적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토지공사 : 지난 98년 IMF관리체제에서 인력감축 및 자산매각 등 경영혁신을 추진하면서 조직을 이끌어 나갈 우수인력의 확보가 절실했다.
재직직원의 20년간 인력 선발 및 활용결과를 분석한 결과, 개인 능력은 학력이나 전공과는 무관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지난해부터 입사지원서에 출신학교, 학교소재지, 전공 등 학력사항과 경력사항을 전면 철폐했다.
아울러 면접단계에서도 출신지, 가정환경 등 응시자에 대한 일체의 사전 지식없이 완전 무자료 면접을 실시, 이공계 출신자·여성·장애인 직원채용 비율이 증가하면서 학벌없는 사회만들기라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함은 물론 다양한 전공지식을 갖춘 우수인재를 발굴했다.
열린 인재발굴은 직무만족도로 연계되면서 생산성 또한 크게 향상돼, 2003년 당기순익은 4384억원으로, 2001년의 1160억원에 비해 무려 4배 가량이나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