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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진미령에 대한 추억(2) _ _ 유승엽
저 는 이 분의 말씀을 듣고 참 부끄럽기도 하고 화도 났습니다. 그 막강한 방송을 장악하고 막무가네로 방송을 하는 사람들에게 분노 같은 것을 느꼈습니다. 오죽 하면 저 에게 이런 부탁을 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일이 그냥 지나 칠 일이 아닙니다. 공정하게 방송이라는 공중 전파를 공유해야 하는데 그 권리를 마구 남용하면 그것은 죄를 저지르는 것이 됩니다. 저는 녹음실을 예약하고 제작비를 줄일 요량으로 녹음실 연주인을 4명으로 줄였습니다. 드럼, 기타, 베이스 기타, 건반 이렇게 4명하고 편곡은 제가 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건반 두 명중 한명은 내가 맞기로 했지요. 그래서 최소한의 비용으로 “하얀 민들레” 한곡만 연주를 하고 가수 녹음까지 마치기로 계획을 세웠습니다. 녹음 하는 날 연주 하는 분 들이 12곡을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한곡만 들어간다니까.. 다들 의아하게 여기는 것 이였지요.
“헤이 Mr유 아니 한곡만 들어가도 돼?? 예.. 오늘 한곡만 들어가고 가수가 와서 노래취입도 할겁니다. 그러나 기다리는 진미령씨는 오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펑크를 낸 것이지요. 내용은 잘 모르나 방송 중에 개인 적인 일로 누가 강제로 데리고 나갔다는 것이었지요. 방송국에 제출한다는 날짜가 지나가니 방송국에서 독촉의 전화가 왔습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지난번에 언급을 하였듯이 그 뒤로 많은 가수들이 이 노래를 부르겠다고 요청이 들어왔으나 진미령 목소리에 맞추어 작곡을 했기 때문에 방법이 없었지요. 거의 한달 정도를 기다려 진미령씨 를 만나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개인적인 불화로 정신이 안정 되있지않은 가수를 연습시키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세간에 나도는 불미스러운 소문으로 진미령씨 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았지요. 저는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노래를 완성 시킨 후 방법을 강구해 보기로 하고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입하였습니다. 느낌을 순진무구한 소녀의 감정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필요 했습니다.
녹음이 거의 끝나고 방송관계자에게 들려주니 좋다는 전갈이 왔습니다. 그러나 저는 없는 돈에 이 한곡을 위해서 거의 전 재산을 투입을 하였기에 보통 초조하지가 않았지요. 저에게는 이곡이 빠른 시간 내에 금전으로 환원이 않되 면 생계에 문제가 생길 수 밖 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진미령씨 에게 부탁을 하였지요. 텔레비전에서 출연 부탁이 오면 나에게 말하라고... 왜냐하면 분위기를 순진 가련 형으로 연출을 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지요. 어느날 전화가 왔습니다. 언제 어느 날 스케줄이 잡혔다는 것 이였어요. 나는 곧 바로 진미령씨를 만나 이렇게 말했습니다.
만약 진미령씨 가 강원도 어느 조그만 초등학교에 교사로 있는데 어머니가 시집을 가라고 하여 아이들과 헤어지면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려면 어떠한 의상과 어떠한 얼굴 표정으로 나가야 하겠느냐하는 요청 이였지요.. 다행이 그녀는 현명 하였기에 제가 요청 하는 대로 검정 폴라 원피스에 다소곳이 두 손을 모으며 눈물을 글썽이는 컨셉으로 출연을 하였지요. 그 장면은 아주 명장면이 되어 진미령씨 에 대한 나쁜 소문들을 일시에 없애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지난번에 잠깐 진미령씨 에 대해 언급했듯이 좋은 조건으로 이 곡을 음반사에 넘겨 일 년을 이 수입으로 견딜 수 가 있었습니다. 그 후로 그녀는 재기를 하여한 동안 잘 나갔습니다.
그 후에 몇 년이 지난 후 제가 세실극장 에 재직할 때 그 녀가 한번 저에게 왔었습니다. 미국 로스엔젤리스 에서 보험업에 종사 한다는 것이었지요. 원래 활달하고 사교성이 많은 성격이라 전 남편과 이혼 하고 열심히 사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가수가 하고 싶다고 하기에 몇 번 시도를 했는데 여의롭지 가 못했습니다. 그 후로 연락이 없다가 2002년 초에 KBS 아침 드라마 “새엄마” 음악 감독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혜숙씨가 주연으로 나왔는데 그때 아침드라마로서는 최고의 시청률을 올린 드라마 였습니다.
주제가를 누구를 시킬까 생각하다가 진미령씨 가 떠오르는 것이 였습니다. 여러 방면으로 알아봤더니 성남시 부근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전갈을 받았습니다. 개그맨인 전유성 씨 하고 결혼하여 새엄마가 되어 있다는 것이였지요. 진미령 씨를 겨냥하여 “하얀 민들레” 이후 두 번째 정식 작업을 하였습니다. 내 연락을 받은 진미령씨 는 긴장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드라마 주제가를 부르는 것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지요. 오랜만에 만난 그녀는 여전히 활발하고 적극적인 행동을 보였습니다.
연습에 들어가 보니 그 동안 많은 세월이 흘러 목소리도 녹이 슬어있었습니다. 하나하나 소리를 가다듬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지요. 그러나 감정은 옛날보다 훨씬 성숙 되어있었습니다. 어떤 사연인지는 물어보지 않았으나 자기 자신의 생활과 이 노래가 비슷하다는 말을 하며 진정한 감정과 많은 눈물을 흘리며 녹음을 하였습니다. 한 가수가 작곡가와 만나 첫 곡을 발표하고 25년 뒤에 만나 두 번째 곡을 발표하는 그런 인연을 맺었습니다. 저는 가수를 볼 때 그야말로 아무런 말도 묻지를 않습니다. 오직 노래만이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 새엄마 - 유승엽: 작사, 곡 . 김남균: 편곡 . 진미령: 노래 (KBS TV소설 '새엄마' OST)
1. 하얀 눈아 실컷 내리렴 온 세상을 덮으려 무나 고개 들어 하늘을 보면 눈물은 멈춰질까 같이 가자 슬픔아 너무나도 머나먼 길 힘들여 내미는 손 작고 하얀 손 엄마 엄마 새엄마 눈물 꽃 엄마
2. 새벽 비야 실컷 내리렴 온 세상을 적시려 무나 그리움이 나래를 펴면 무지개 피어날까 같이 가자 얘들아 한발자국 또 한발자국 힘들여 걸어간 길 멀고도 가까운 길 엄마 엄마 새엄마 눈물 꽃 엄마
다음편에 계속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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