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바흐/칸타타 BWV 82 Ich habe geung
Bass-Baritone/Thomas Quasthoff
빨간 사과 알 하나
Dec 3 2008
초겨울 산골 빈 논에
빈 나무 빈 가지
사과 알 하나
유난히 밝은 산골 아침
시린 햇살 받아 빨간 사과
너 하나로 가득 푸른 하늘
시린 빛 사과로 빨갛게
네 속이 빈 玉이었다
날개 짓 하는 천사로
날개 짓 하는 소녀로
홀로 서리 묻은 산골 논에
벼이삭 그루터기 서리 앉고
시간 지나간 흔적 없는
초겨울 아침 빈 논가에
시린 초겨울 빛 너때문이었다
내 태어났을 때
저렇게 말간 빛이었을까
사과 알 하나 서리 빛 고운
빈 들녘 사과나무 빈 가지 위
산골 빛 가득 사과 알 하나
투명한 가을 햇살로 태어나
서리빛 축복으로 속비친 純玉
두메 산골 초겨울
이른 아침 너를 본다
시간 지나가지 않은 시간에
이제야 가슴 두근거린다
혼자여도 외롭지 않아
지난 나날들 안심이다
혼자 있어 보아도
혼자 보고 있어도
혼자 축복인 이 시간
초겨울 시린 이른 아침
지나가지 않은 시간에
빈 논 서리 맞은 축복의 땅
내가 서서 있지 않은가
山 下 亭
첫댓글 그 옆에 제가 서서 '저 사과 좀 따주세요.' 하면 안되겠지요? 예, 걱정 마십시요. 배고파도 꾹 참고, 순옥의 축복으로 시리고 말겠습니다. 투명한 가을 햇살 속에서 마음 맑아져 나갑니다.
봄비님은 마음이 곱기도 하셔라. 순옥의 축복으로 시린 봄비! 들미골 솜이불로 덮어드려야 할 텐데...
내게는 오직 미소님 뿐인듯 하여이다. 들미골 솜이불 택배 부탁합니다.
그 한알의 사과는 아마도 날짐승을 생각하는 애틋함과 고운 마음이 담긴 사과 한알일겁니다. 그 고운 마음 담겼기에 햇볕에 빤짝빤짝 빛나고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걸겁니다. 아름다움이 채색되는 것이겟지요?
저는 오늘 금강소나무에 달여 있음직한 그 사과를 찾아 숲으로 들어가 봐야겠습니다. 솔향 가득 머금었을 듯 싶은 순옥의 그 빨간 사과를...
봄비님, 들미소님, 아쿠아님, 들미소님, 곱고 귀한 마음들 가슴에 담아갑니다. 내일부터 다시 찬겨울 날씨로 감기 조심하십시오. 저는 아직 진행형입니다.
산하정님, 들미소를 두 번 불러주셨습니다. '아이, 좋아라!' 그런데 봄비님과 아쿠아님이 눈흘기며 새침해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ㅎㅎ
'사과 알 하나 서리 빛 고운 ' '빈 논 서리 맞은 축복의 땅 내가 서서 있지 않은가' 이렇게 시린 언어들로 가득한 시 한 줄을 안고 이 밤 잠을 이룰수 있을지... . 사과 한 알에 가슴 두근거리고 축복을 찾아주시는 시인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네요.
저도록, 가여린 詩가 매일 쏟아지는 순수한 마음을 간직하신 분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그 날의 만남, 혼자서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큰 바우님, 지존님, 오랫만입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몸단속 조심하십시오. 요사이 감기로 불편함이 적지 않습니다. 지존님, 처음 만남이 아직 새롭게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