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에는 "무진장" 이란 말이 있다. 무주,진안,장수 이 세 고을을 일컬어 부르던 말에서
유래가 되었다. 오지 중의 오지, 지독히도 산골에 파묻혀 있고 오죽 세인들의 왕래가 뜸했
으면 무진장 이란 말이 지독하다는 의미를 뜻하게 되었을까. 그 중에서도 더더욱 오지였던
장수군. 장수군 내에서도 특히 외지고 인적 뜸한 골짜기가 장안산 아래 덕산, 방화동을 휘
감아도는 덕산계곡 일대이다.
장수읍에서 논개사당을 지나 동촌리 밀목재를 넘어서면서 부터 용소로 유명한 장안산의 덕
산계곡이 시작된다. 영화 "남부군"에서 이현상 휘하의 빨치산 부대가 옷을 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계곡이 바로 이곳이다. 폐교된 장수초등학교 덕산분교를 지나면 길은 다소
거칠어진다. 차를 세워두고 구불구불 계곡을 따라 이어진 오솔길을 걷다보면 팔각정에 이
른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의 등줄기라 할 수 있는 백두대간으로부터 막 가지쳐 나온 장수
장안산 (1237m)의 웅장한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 장안산은 가을철 억새와 단풍으로 특히
유명하다 팔각정에서 다시 계곡을 따라 1시간 가량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내려가면 가족
단위 휴가객을 위해 장수군에서 조성해놓은 방화동 가족 휴가촌에 다다른다. 휴양단지내에
는 자동차야영장, 물놀이장, 캠프 파이어장 등이 갖추어져 있고 일반 배낭여행객의 야영지
로 적합한 곳도 많이 마련되어 있다. 민박집도 다수 있어 가족단위 뿐 아니라 동호회, 친
구, 친지들과의 즐거운 휴가여행 대상지로 삼기에 적합하다.
장안산 군립공원 덕산마을에서 장안산도 올라보고 방화동 휴가촌까지이어진 계곡가에서 땀
에 젖은 몸을 식혀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휴가촌부터는 다시 포장도로가 이어진다. 사암초등학교를 지나 약8km구간을 주변경관을 감
상하며 죽산리 죽산마을까지 내려가면 장수 - 남원간 19번 국도변 앞에 서게 된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남원방향으로 약 1km쯤 내려가 장수온천에서 지친 몸을 풀어도 좋다. 장수온
천에서 2km 가량 국도를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노단리 번암면사무소 소재지가 나온다. 여
기서 북쪽으로 동화댐을 지나 백운천 계곡을 거슬러 올라가면 장안산 군립공원 뒷편의 지
지계곡이다. 골을 따라 계속 오르다 보면 장수 장안산(1237m)과 함양 백운산 (1279m)을 가
로 지르는 무룡고개에 올라서게 되는데, 장안산과 백운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다.
전북-경남 일대의 고산준령을 뒤로하고 고갯마루를 내려서서 북쪽 방향으로 직진하면 장계
면 주촌마을 논개생가지를 지난다. 장수군 일원의 대중교통은 다소 불편하나 일정에 여유
를 가지고서 장안산과 백운산, 덕산계곡과 지지계곡, 그리고 의기와 절개의 상징이었던 논
개사당과 논개생가지 등을 둘러보며 전라도의 오지 장수군 일대를 돌아보면 알차고 즐거운
휴가여행이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