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수난의 성모님(파시온, 스트라스트나야)44
‘수난의 성모님’❲그림 42-1,2❳ 이콘은 다른 형태 표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났다. 15세기에 이르러 크레타 출신 안드레아 리쵸스의 작품에 등장한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로마 알폰소 성당에 있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이다. 성모님께서는 인도자의 성모 이콘에서보다는 머리를 약간 아기 예수를 향하여 기울이고 있다. 아기 예수는 무엇에 놀란 듯 두 손을 어머니의 손에 두고 있으며, 신발 하나가 벗겨진 채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계시는 형태이다. 위쪽에는 미카엘 천사가 창과 해면을, 다른 쪽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십자가와 세 개의 못을 들고 있다.
수난을 상징하는 물건이 등장하는 내용에서 ‘수난의 성모님’이라고 불린다.45
44 이 형태의 성모님은 약간 아기 예수께 머리를 기울이는 한편 얼굴은 무표정하다. 이는 우리를 위해 아기 예수를 내어주시려는 듯한 모습이다. 한편 아기 예수는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려 달려들어 손을 잡고 있는데, 이는 우리들의 모습이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에서는 전통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청색 겉옷 (마포리온)을 입고 계신데, 이는 이탈리아로 넘어가면서 그 지방의 전통에 맞게 표현된 듯하다. 수난을 상징하는 붉은 색상을 썼으며 아기 예수께서 입으신 초록색은 우리의 희망을 상징하고 있다. 갈색의 겉옷(히마치온)은 황금색을 띤 갈색인데, 황금색은 고귀하신 신분을, 갈색은 고난을 함께 상징하고 있다.
45 안드레아 리쵸스의 작품, 상당히 사실적인 표현으로 섬세하게 제작되었다.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침공(1453) 이후 이콘 화가들이 크레타를 거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건너가면서, 그들은 새로운 지성과 예술적 변화를 만나 베네치아의 미적 감각과 연결된 작품들을 내놓았다.
❲그림 42-1❳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템페라, 53 x 41cm, 이콘 마오로 미술관, 안성, 한국. 수난의 성모 이콘 중 하나, 도움을 항상 주신다는 의미에서‘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이라는 별칭이 붙여졌다.
| ❲그림 42-2❳수난의 성모님: 82 x 61,5cm, 크레타, 16세기, 레클링하우젠 이콘 박물관, 레클링하우젠, 독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