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0일.
번잡한 12월을 피해서 일찌감치 송년모임을 배꽃집에서 시작한 동화모임 회원들이다.
알고 있는 후배가 이 모임의 회원으로 함께하고 있다.
MT 날짜를 예약하면서부터 후배는 시끄러울텐에 괜찮을지를 걱정했었다.
얼마나 잘 놀길래 그럴까, 미리부터 궁금증을 갖게 한 그녀들이었다.
드레스코드가 레드란다.
배꽃집에 들어오자마자 드레스코드를 맞추기 위해 각자 꺼내 놓은 옷을 보고 웃음이 빵 터졌다.
낙엽이 굴러가는 것만봐도 까르르 웃는 것이 10대라고 누가 그랬던가,
그녀들은 머리띠를 보고 웃고, 빨간 앞치마를 걸치고도 까르르 박장대소를 한다.
그녀들이 낙엽이 구르는 것을 보았다면 웃다가 까무라쳤을지도 모를일이다.
40대 후반을 넘겨 50대에 접어든 여자들에게서는 웃음에도 연륜이 묻어난다.
옆에 사람 힘껏 치기도 하고 손, 발 다 구르며 까르르 까르르
온 몸으로 웃음이 폭발한다.
그녀들의 알찬 여행을 위해서 강화도 여행 코스를 안내해 주었다.
오전에 강화읍에 있는 유적지 몇 곳을 둘러보고
묵 밥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난 뒤에 숯가마에 가서 푹 지지는 코스이다.
겨울에는 뭐니뭐니 해도 따뜻한 곳을 찾게된다.
나이가 든 사람들은 말이 필요없다.
꽃구경도 식후경이 아니라, 몸 지지고 난 뒤에 할 일이다.
강화도 숯가마는 몇 차례 가보았던 곳이다.
요즘은 사우나시설이 워냑 좋아서 그런 곳에 비교할 수 있는 정도의 시설은 아니지만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어서 비교적 자주 찾는 곳이다.
강화 숯가마를 경험한 후배의 말을 빌자면 다른 곳에 비해서 그리 뜨거운 편은 아니라고 했다.
숯가마를 끝내고 저녁 식사를 할수 있는 장소로 하점면에 있는 식당을 안내해 주었다.
일반적으로 강화도 특산물이나 계절 별미는 많이 알려져 있으나 토속음식인 젓국갈비는 그리 알려져있지 않은 음식이다.
강화도 젓국갈비는 돼지갈비에 새우젓으로 간을 한 찌게로 맛이 담백하고 깔끔하다.
젓국갈비, 또는 젓국찌게라고 부르는 강화도의 토속음식으로 그 역사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배꽃집에 들어와서 드레스코드를 맞추고 선물교환, 장기자라의 시간을 갖으며 늦도록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녀들의 즐거운 시간속에서 찬장 속 접시들이 춤을 추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찬장을 이탈해 깨진 접시는 없었다는 것.^^*
13년째 함께 모임을 하고 있다는 이들이다.
후배는, 오래만나서 친동기간 같은 사람들이라고 했다.
해 마다 강산이 바뀌는 요즘세상이다보면
더구나 이들처럼 긴 시간을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쉽지 않다.
오래묵어 더 깊은 맛을 내는 된장같은 그들이다.
각자의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어울림에 거슬리지 않는 배려와 마음씀이 첨 좋아보였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후배가 참 부러웠다.
동화모임 -송년회 일정
강화성공회성당 --철종생가(현재 내부 수리중. 들어가지 못함)-고려궁지-점심식사(묵밥)
-강화북문-오읍약수터 -쑻가마-저녁식사(젓국갈비(찌게)-배꽃집 숙박 -백련사-강화풍물시장-귀가
첫댓글 파란색 벽하고,
빨간 파랑체크 수건과 앞치마를 하신 분.......
와 ~ 이국적인 분위기 같아요.
참 잘 노시더라구요. 옆에서 구경하다가 배꼽 빠지는 줄 알았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