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의 일이다. 당시 32세의 갓 결혼한 임승준(가명)씨는 신혼의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용변을 보던 임씨는 약간 커진 한쪽 고환을 우연히 발견했다. 하지만 통증 등의 불편함이 전혀 없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그 말을 들은 임씨의 부인도 ‘시간이 가면 좋아지겠지’라 생각하며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매우 드문 악성종양 2-3개월이 흘러, 호전의 기미는 없이 오히려 자꾸만 커지는 고환이 불현듯 걱정된 부부는 늦게나마 병원에 내원했다. 임신 3개월의 부인과 함께 내원한 임씨의 병명은 놀랍게도 ‘고환암’이었다. 진찰 당시 한쪽 고환은 야구공만큼 커져 있었고, 임씨는 한쪽 고환을 절제하는 수술과 함께 항암치료를 받아야 했다. 대개 30세 정도에서 발현되는 고환암은 통증 없이 커지는 고환을 특징으로 한 매우 드문 악성종양이다. 실제로는 조직학적으로 여러 종류의 고환종양이 있고, 소아나 노인에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 드물게 발생하는 고환종양과는 달리, 고환이나 음낭이 커지는 여러 형태의 질환이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출생 시 남아에서 음낭이 커져 흔히 ‘태산불알’이라 불리는 ‘음낭수종’이 그것이다. 태생기때 복강과 연결된 통로가 출생 후에도 닫히지 않아 복강의 물이 음낭으로 내려와 생기는 것으로, 소아에서 탈장과 비슷하게 비교적 흔하며 대부분 수술이 필요하다. 다행히도 음낭수종은 고환자체가 커진 것이 아니고, 고환주위의 음낭에 물이 찬 것으로, 고환에는 아무 이상이 없으며 고환암처럼 통증도 없다. 반대로 통증을 동반하며 고환이 커지는 경우가 있는데, 소아에서 심한 통증과 함께 고환이 커지면 ‘고환염전’을 강력히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응급질환으로, 방치하면 고환이 기능을 잃고 차후 불임을 유발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수술이 절대적이다. 마치 시계추의 줄처럼 생긴 고환의 정색이 한두 바퀴 꼬여 그 안의 혈관이 막히고 결국 고환에 혈류공급이 차단되어 발생한다. 염전 발생 후 24시간 넘게 방치하면 피가 안 통한 고환이 괴사에 빠져 위축되므로, 꼬인 정색을 원 상태로 풀어주는 응급수술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하다. 성인에서 통증을 동반한 고환의 종물은 대개 ‘부고환염’이다. 고환위에 붙어있는 삿갓모양의 부고환에 염증이 생긴 경우로, 성적인 접촉 혹은 대장균 등에 의해 발생한다. 항생제주사나 약물치료가 필요하며, 입원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고환 혹은 음낭이 커지는 질환들이 여러 연령대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며, 발생 시 통증의 유무가 질환의 감별에 유용하다. 의심될 경우, 즉시 비뇨기과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조기발견, 조기치료 명심하라 30대의 젊은 나이에 너무도 큰 짐을 지고 투병하다 결국 유명을 달리한 임씨의 안타까운 운명은 당시 여러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모든 질환이 그러하듯 조기발견, 조기치료는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것을 독자들은 명심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