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별일없음의 고마움 / 김이율
행복하진 않다
행복이 뭔지 잘 모른다
하지만 별일없이,
아무 일 없이 이리 지내는 게
어쩌면 행복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에겐 그렇다
언제부턴가 행복이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걸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요즘
아무 일 없다
돈도 잠시 내려놓고
일도 잠시 미루고
생각도 잠시 멈췄다
세상 변두리에 왔다
바다를 보니 빠지고 싶고
사람을 보니 껴안고 싶고
하늘을 보니 소리치고 싶다
밤새 또 얘기하고
밤새 죽도록 술을 먹고
밤새 쓰러지듯 꿈을 꾸겠지
그래, 이리 좀 지내자
당분간은, 아니
좀 오래도록 그래도 된다
힘들게 살아왔으니,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으니
이런 보상은 아무 것도 아니다
이런 낭만은, 이런 허세는
당연하고 또 당연하다
김이율의 '가끔 이유 없이 눈물이 날때가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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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어려운 시기에 좋은 글 올려주심을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