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맥추감사절 사목서신
햇곡식을 바치는 추수절, 처음 익은 곡식을 예물로 나에게 바치는 날이 오면
너희는 모든 일손을 멈추고 거룩한 모임을 열어야 한다. (민수기 28:26)
✟ 에벤에젤의 하느님을 찬양합니다!
기대와 흥분 속에 맞이한 기축년 한해가 오늘로 절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교우 여러분들은 어떠한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고 계시는지요? 저는 에벤에절의 하느님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에벤에젤”은 “야훼께서 여기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는 뜻입니다(사무엘상 7:12).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을 떠올리면서, 오늘 주님께 “여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라고 고백하면 어떨까요?
다가오는 주일은 감사의 마음으로 하느님께 햇보리를 예물로 바치는 맥추감사절입니다. 맥추절은 이스라엘 3대 절기의 하나로서, 보리걷이를 마무리하고 지키던 절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맥추절에 하느님께 두 가지를 감사드렸습니다. 첫째는 처음 익은 곡식을 추수할 수 있는 것을 감사드렸습니다. 둘째는 시나이산에서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신 것을 감사드렸습니다. ‘육의 양식’과 ‘영의 양식’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린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은 이번 맥추감사절을 맞아 어떠한 감사의 제목을 가지고 하느님께 나아가고 계십니까?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처럼 ‘물질의 축복’(육의 양식)과 ‘말씀의 축복’(영의 양식)을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하느님께 마땅히 감사해야 합니다. 시편 50편에 “감사하는 마음을 제물로 바치는 자는 나를 높이 받드는 자이니, 올바르게 사는 자에게 내가 하느님의 구원을 보여주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에게 풍족히 베풀어 주신 은총에 감격하여 감사의 제물을 기꺼이 바칠 때, 한해의 다음 절반도 하느님께서 선하게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특별히 이번 맥추감사절에 하느님께 드려야 할 감사의 제물은 바로 우리의 태신자입니다. 우리는 지난 5월 10일에 태신자를 하느님께 믿음으로 봉헌했습니다. 지난 2개월 동안 태신자의 영혼을 위해 기도와 섬김으로 노력한 모든 목장장님과 목장원님들에게 존경과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이제는 우리가 믿음으로 봉헌한 태신자와 함께 하느님을 예배할 때입니다. 맥추절에 열리는 “거룩한 모임”이란 바로 태신자를 하느님께 드리는 새생명의 축제일 것입니다. 이번 주일 새생명 축제가 풍성한 물질의 열매, 말씀의 열매, 그리고 영혼의 열매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축제의 장이 될 것을 믿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7월의 첫날을 맞이하여 월삭예배를 봉헌합니다. 저는 지나간 날을 ‘감사’하고 다가올 날을 ‘기대’하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날에 새롭게 역사하실 하느님의 은총과 성령의 능력을 기대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2009년 6월 30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평택교회
관할사제 계성남(바우로) 신부